'와일드 씽' 웃음 타율 100%, 짠한 여운은 덤 [씨네뷰]
2026. 06.03(수) 08:00
와일드 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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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가요계를 호령하던 트라이앵글, 최성곤의 위세는 사라진 지 오래다. 나만 사랑한다던 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나 둘 나타나지 않고, 제발 한 번만 출연해 달라고 사정하던 방송국 사람들은 이제 대놓고 찬밥 신세다. 너무 찬란해서 눈부셨던 그 시절의 영광, 미치도록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트라이앵글과 최성곤은 다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3일 개봉되는 영화 ‘와일드 씽’은 ‘달콤, 살벌한 연인’ ‘이층의 악당’ ‘해치지않아’ 등 코미디 장르에 두각을 보인 손재곤 감독의 신작이다. 여기에 배우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 등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총 출동해 망가짐도 불사한 코미디 연기로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기대를 모았다.

코미디 영화의 성패는 캐릭터다. 그런 의미에서 ‘와일드 씽’은 캐릭터 설정에 꽤나 성공한 모양새다. 메인 캐릭터인 현우(강동원), 도미(박지현), 상구(엄태구), 그리고 최성곤(오정세)까지, 잘 짜인 캐릭터 설정 때문에 어느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웃음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그 시절 가요계 어딘가에 실재했을 법한 현실감 있는 캐릭터 설정이 몰입감을 더한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이 가장 강력한 웃음 타율을 만들어낸다. 기존의 묵직한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진 상구 역의 엄태구, 그리고 뻔뻔할 정도로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를 선보이는 최성곤 역의 오정세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억지로 짜낸 것처럼 작위적이지 않다. 인물들이 처한 짠내 나는 상황과 그들의 처절한 진심이 부딪히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웃음이 스크린을 꽉 채운다. 배우들이 자신과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에 혼신을 다해 무리하는 모습 자체가 기발한 웃음 포인트로 작용하며 관객을 완벽히 무장해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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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숨은 공신은 단연 음악이다. 트라이앵글의 ‘러브 이즈(Love is)’ ‘샤우트 잇 아웃(Shout it out)’, 최성곤의 ‘니가 좋아’등 보통의 코미디 영화에서 소모적으로 쓰이고 버려지는 패러디성 트랙들과 다르다. 그 시절 우리가 열광했던 가요계의 바이브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동시에 음악 자체의 완성도도 갖췄다. 단순히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관객이 이들의 과거와 현재에 단숨에 빠져들게 만드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극장을 나설 때 귓가에 맴도는 고퀄리티 사운드트랙은 이 영화가 가진 또 다른 강력한 무기다.

‘와일드 씽’이 단순한 킬링타임용 코미디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메시지에 있다. 반짝이던 20대의 영광을 뒤로하고 어느덧 40대가 되어버린 캐릭터들이 다시금 무모한 도전에 나서는 여정은 묘한 기시감과 함께 깊은 공감을 안긴다. 화려했던 과거를 그리워하고 현실의 벽 앞에서 좌절하면서도, 다시 한번 날아오르려는 캐릭터들의 고군분투가 삶의 황금기를 지나온, 혹은 지나고 있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영화는 이 뭉클한 메시지를 결코 촌스럽게 강요하거나 부담스러운 신파로 억지 포장하지 않는다.

유쾌한 코미디의 리듬을 잃지 않으면서도, 후반부에 이르러 자연스럽게 마음 한구석을 건드리는 연출의 영리함이 돋보인다. 이들의 재기를 진심으로 응원하며 위로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웃음으로 시작해 따뜻한 공감으로 짙은 여운을 남기는 ‘와일드 씽’이다. 올 극장가에 가장 기분 좋은 에너지를 선사할 웰메이드 코미디의 탄생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와일드 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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