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댄스 오피스', 굳어버린 일상에 플라멩코라는 위로를 [씨네뷰]
2026. 03.04(수)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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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한별시청 기획과에는 '독불장군'이라고 불리는 한 과장이 있다. 그의 아래에는 억울하면 눈물부터 흐르는 심약한 한 주무관이 있다. 과장은 그런 약해빠진 주무관이 이해되지 않고, 주무관은 그런 과장을 롤모델로 동경한다.

40대 과장인 국희(염혜란)와 20대 주무관 연경(최성은), 나이부터 성격까지 모든 것이 안 맞을 것만 같은 두 사람은 지역 내 예술인들을 찾던 도중 우연히 스페인 전통 춤 플라멩코를 만난다. 플라멩코를 배우며 가까워진 두 사람은 국희의 딸 해리(아린)의 문제를 공유하며 더욱 깊은 유대감을 쌓는다. 이후 수변공원 행사 개최를 앞두고 변수를 맞이하게 되는 두 사람의 플라멩코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오늘(4일) 개봉하는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감독 조현진)는 '갓생'을 자부하던 완벽주의 공무원이 인생 최대의 균열을 맞이한 후 진짜 자신을 찾아 나서는 영화로, 사회적 틀에 맞추느라 스스로를 몰아붙여온 이들에게 실수조차 나만의 스텝이 될 수 있다는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다.

작품은 한별시청을 배경으로 현대인의 직장생활을 그려낸다. 꽉 막힌 과장 국희는 모든 직원이 불편해하는 완벽주의 상사로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반면 연경은 모든 일에 긴장하고 억울하면 눈물부터 나는 'MZ 주무관'으로, 모든 것이 어렵기만 한 실수투성이 사회 초년생을 대변한다.

주연으로 극을 끌어가는 염혜란은 늘 그렇듯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멈추지 않는 '한별의 불도저'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딸을 이해하고 싶은 서툰 엄마의 모습까지 납득이 가게끔 그려낸다. 플라멩코를 배우며 유연하지 못한 몸을 통해 뻣뻣한 사고방식을 시각화한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강해져야만 했던 어른, 멈출 수 없었던 그의 속사정이 자연스럽게 풀리며 관객은 서서히 작품 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해리와의 갈등 역시 자연스럽다. 실제 모녀 같은 나이 차의 해리와 국희는 대립과 화해를 어색함 없이 소화한다. 국희는 일상에서 쉽게 겪을 만한 "너 잘되라고 하는 조언이야"라는 메시지를 부담스럽게 던지고, 해리는 이에 질릴 대로 질려 있다. 아린은 너무 무겁지도 과하지도 않게 모친과의 갈등을 그려내며 몰입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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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은이 맡은 연경은 이른바 '폐급'이라 불릴 만큼 서툴지만 밉지 않다. 답답했던 인물이 국희를 만나 점점 뻔뻔하게 성장하는 모습은 극의 가장 큰 매력 요소다. 그를 통해 국희는 해리를 이해하게 되고 연경은 국희를 통해 용감하게 맞서보는 법을 배운다. 연경의 재기발랄함을 포함해 극 곳곳에 배치된 웃음 코드도 적절하다. 주변 인물들의 연기 역시 조화롭다. 특히 악성 민원인 예술가 로만티코(백현진)는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극의 말미 선보이는 국희와 연경의 플라멩코는 상당히 어설프지만, 그렇기에 더 가슴에 와닿는다. 염혜란은 실제로 시사회를 통해 "3개월간 배웠다"라고 밝혔는데, 그 미흡함이 오히려 극의 설득력을 더한다. 캐릭터 자체는 단점이 명확할지라도, 두 배우의 섬세함이 담긴 연기를 보고 있으면 결국 그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된다.

'매드 댄스 오피스'는 오피스 가족 코미디라는 장르에 걸맞게 흥행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갈등을 해소하고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국희는 유연해지고 연경은 굳건해진다.

이 과정에서 국희와 연경, 두 사람이 선보이는 공감과 위로는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다. 스스로 나약하다고 느끼는 MZ세대들에겐 위로의 악수를, 꼿꼿하게 살아오느라 쉬어가는 법을 모르는 기성세대에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스텝을 밟으며 느껴지는 두 사람의 자유로움 또한 관객에게 고스란히 공유된다.

관객은 모두 누군가의 국희이기 전에 한때는 연경이었을 터. 두 사람의 시선에 공감하며 영화를 즐기다 보면 어느덧 마음이 따뜻해진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매드 댄스 오피스'를 추천하고 싶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엔케이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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