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트맨' 문채원만의 속도 [인터뷰] |
| 2026. 01.19(월) 0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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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채원 |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익숙한 이미지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기의 재미를 탐구한다. 자신만의 속도로 단단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배우 문채원이다. 지난 14일 개봉된 영화 '하트맨'(감독 최원섭)은 돌아온 남자 승민(권상우)이 다시 만난 첫사랑 보나(문채원)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녀에게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기며 벌어지는 코미디를 그린 작품으로, 문채원은 극 중 승민의 첫사랑 보나를 연기했다. 첫사랑 캐릭터를 골백번 해봤을 것 같은데, 의외로 처음이란다. 그럼 제안이 처음인가 싶었는데, 그건 또 아니었다. 그전에도 첫사랑 캐릭터를 제안받았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아 못했다고 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문채원은 자신도 그런 캐릭터를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싹튼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하트맨’ 제안이 왔을 때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단다. 물론 시작은 누군가의 첫사랑인 캐릭터이지만, 여타작품과는 결이 달랐다. 아주 풋풋하고 순수한, 으레 첫사랑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캐릭터였으면 또 안 했을 거라고. 순수하고 풋풋한 건 상대 캐릭터인 승민이고, 보나는 이미지는 첫사랑 캐릭터이지만 누구보다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캐릭터여서 끌렸다는 문채원이다. 그렇지만 첫 등장에서는 누가 봐도 ‘첫사랑’의 느낌을 줘야 했기 때문에 문채원도 만만치 않게 준비해야 했다. 이에 문채원은 “제 남동생부터 주변 남자분들에게 헤어 스타일 선호도를 물었다. 압도적으로 긴 머리가 많더라”면서 “‘악의 꽃’ 이후로 긴 머리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긴 머리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허리까지 길렀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부어 보이지 않게 다이어트는 덤이었다. 나름 준비를 해서 그런지 촬영장에 갈 때까지만 해도 부담이 없었단다. 하지만 현장에 가서야 갑자기 압박감이 확 들었다고 했다. 단순히 예쁜 척을 해서 그 느낌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이에 문채원은 현장과 제작진, 스태프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조명부터 카메라 각도까지, 자신의 모습을 잘 담아주려는 모두의 노력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집중해서 첫 등장 장면을 촬영했다고 했다. 그렇게 모두의 노력이 만든 보나의 첫 장면은 그야말로 첫사랑 그 자체였다.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웃는 문채원의 모습으로, 보나가 왜 승민이 오랫동안 잊지 못하고 그리워했는지 단번에 설득하는 ‘하트맨’의 명장면 중 하나로 완성될 수 있었다.
‘하트맨’의 서사에서 중요한 지점은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 보나의 성향이다. 그런 보나의 성향 때문에 승민이 딸 소영이의 존재를 숨기게 되면서 여러 사건들이 발생하고, 그 사건들이 ‘하트맨’을 이끌어간다. 그렇지만 문채원은 촬영 당시 감독에게 “보나는 왜 애를 싫어하느냐”라고 물어보지 않았다고 했다. 캐릭터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장르 자체가 코미디이기 때문에 중점을 둔 부분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촬영이 끝난 후, 기술 시사 때 문채원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보나가 왜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지에 대한 서사가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그 자체로도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했단다. 문채원은 “보나의 과거 장면을 넣어서 그 부분을 설명하는 게 더 구질구질하고, 이유가 안 나오는 게 전체 흐름상 어울린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촬영이 끝난 뒤 한 걸음 떨어져서 보니, 설명되지 않아도 언뜻 스쳐 지나가는 대사에 힌트가 있었다. 문채원은 “보나가 승민에게 어릴 적 늘 혼자였다고 말하지 않나. 보나는 유년시절에 부모님이 놀아주지 않은 것 같다. 그것 때문에 자신이 책임져야 할 아기에 대한 부담을 가지게 된 것 같다”면서 “소영이는 보나한테 아기가 아닌 느낌이다. 대화가 되는 존재는 어린아이라고 생각 안 하고 보호가 필요한 존재를 아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보나가 소영을 아이로 대하지 않은 것처럼, 문채원도 아역 배우를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와 동등한 위치에서 연기하는 배우, 문채원은 아역 배우를 그렇게 대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아역 배우를 대하다 보니, 연기하는 데 있어서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 덕분에 보나와 소영의 ‘케미’가 자연스럽게 담길 수 있었다. 권상우와의 호흡은 문채원을 ‘성덕’으로 만들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시작으로 영화 ‘통증’ ‘슬픔보다 슬픈 이야기’를 보고 권상우의 팬이 됐다는 문채원이다. 좋아하던 배우와 함께 한 프레임에 담길 수 있다니,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또한 문채원은 실제로 만나 함께 호흡을 맞춘 권상우에 대해 “남성미 있는 에너지가 있는 분 같다. 그런데 얼굴은 청순하다. 그 반전 때문에 매력이 더 풍부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했다.
문채원은 최근 화제작 ‘더 글로리’를 언급하며 악역과 같은 새로운 연기 변신에 대한 솔직한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녀는 작품 속 박연진 캐릭터를 예로 들며 “저런 역할을 내가 하면 어떤 느낌이 나올지, 과연 잘 어울릴지 궁금하다. 안 해봐서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다양한 배역에 도전하고 소화해 내는 것이야말로 연기라는 일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게 만드는 중요한 방법임을 강조한 대목이다. 배우로서 직업을 대하는 문채원만의 철학도 엿볼 수 있었다. 문채원은 “배우들이 다양한 역할을 갈망하는 이유는 결국 일을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이 방송 일을 흥미를 잃지 않고 오래 하려면, 흥미를 유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가 즐거워야 한다”며, 롱런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 자신의 행복과 직업적 재미를 최우선으로 둔다는 소신을 밝혔다. 또한 연기의 원동력을 얻는 순간에 대해서는 “촬영할 때보다 결과물을 볼 때가 더 재미있다”고 전했다. 결과물을 잘 보지 않는 배우들도 있지만, 요즘은 일부러 챙겨 보려 노력한다는 문채원은 “나조차 몰랐던 내 모습들이 비록 큰 변화가 아닐지라도 요만큼씩 발견되는 게 재밌다”며 “그런 작은 발견들이 나에게도 다음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소중한 동력이 된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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