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인이 욕먹을 일은 아니지 않나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
2025. 02.25(화) 2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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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라이딩, 학원을 여러 군데 다니는 자녀를 차에 태워 시간에 맞춰 데려다주는 행위를 뜻한다. 주로 엄마를 지칭하며 학구열이 높은, 대치동이나 목동, 노원구 등과 같은 유명 학군지에서는 라이딩을 위해 진입한 차량의 수가 워낙 많아 잦은 정체와 혼선을 빚기도 한다. 자녀만 상위층의 삶을 누릴 수 있다면, 평생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결핍된 무엇으로 인한 좌절감 또는 무력감을 피해 갈 수 있다면, 하루 종일 좁고 답답한 차 안에서 머물러 있어도 끼니마저 그 속에서 해결해도 문제 될 게 없다, 라이딩 일정을 소화하는 엄마들이 지닌 공통의 마음이 아닐까. 하지만 혹자에게는 그저 자녀가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과 상관없이 자신의 욕망을 투과할 뿐인 엄마들의 유난과 극성으로 비치기도 하여, 자녀를 태우고 저마다의 학원을 돌아다니는 이들의 모습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의 언짢은 마음은, 최근 대치동 학부모들, ‘대치맘‘을 패러디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어느 개그맨으로 인해 더욱 수면 위로 드러난 상황이다. 그리하여 ‘대치맘’을 하나의 인물군으로 분류하여 인신공격에 가까운 댓글들도 서슴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에 애꿎게, 불똥을 맞은 연예인이 있다. 배우 한가인이다.
그녀는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방송 최초! 여배우 한가인 충격 24시간 관찰카메라(미친 스케줄, 따라 하지 마세요)’라는 영상을 게재했는데, 그 내용이 자녀의 교육 중심으로 돌아가는 라이딩 일상 그 자체였던 것. 앞서 언급한 개그맨의 패러디와 연관되며 화제의 중심에 올랐고, 해당 개그맨이 따라 한 대상이 한가인이 아니냐는, 비꼼 가득한 억측까지 양산되기 시작했다. 라이딩 일정표까지 비난의 대상이 되자 한가인은 ‘애들 행복이 우선’이라는 해명을 했지만 쉬이 사그라지지 않았고 결국 관련 영상을 삭제하기에 이르렀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가 지나친 반응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조심스레 되짚어 보는 바는, 아마도, 오로지 자녀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게다가 고가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그녀의 현실이 비틀린 시선 안에 들어온 게 아닐까. 사실 일부 사람들이 ‘대치맘’을 패러디한 콘텐츠에서 느낀 불편함과 언짢음 또한, 다름 아닌 고가의 브랜드 제품으로 치장한 ‘대치맘’의 모습에서 비롯된다. 즉, 자녀에게 최고급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부모란 그만큼의 재력을 갖추고 있어야 함이 당연한 이 사회의 암묵적인 법칙이, 그들이 차려입은 모양새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는 게 은연중에 꼴사나운 것이다, 기꺼운 것이다. 우리가 진짜 날 선 분노를 보여야 할 상대는, 라이딩 또는 라이딩을 하는 엄마들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할 뿐이다. 물론 어떤 경우엔 과도하지만. 아무튼 문제의 본질은 앞으로의 향방을 결정할 교육 현실마저, 아니 교육 현실부터 빈익빈 부익부로, 양극화되어 가고 있는데 아무런 대응도, 어떤 조치도 하지 못하는 현 사회 구조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한가인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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