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팬심으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진심이 됐다. ‘오징어 게임2’로 ‘성덕(성공한 덕후)’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부담감도 고민도 많았다. 그 모든 짐들을 버티고 견뎌, 인상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낸 배우 임시완이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 작품으로, 임시완은 극 중 게임 참가자 명기를 연기했다.

임시완은 아무것도 묻고 따지지 않고 ‘오징어 게임2’ 출연을 결정했다. 심지어 자신이 어떤 역할인지, 대본도 읽지도 않았다. 시즌1의 팬이었던 만큼, 자신에게 출연 제의가 왔을 때 무조건 하겠다고 했단다.

출연을 결정한 이후 대본을 읽으며 자신이 연기해야 하는 게 명기라는 걸 알았을 때, 임시완은 악역인 줄 알았다고 했다. 코인과 주식 유튜버로 활동하며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고, 저 자신도 돈을 잃고 게임에 참가하고 나아가 전 여자친구인 준희가 임신했을 때 수술을 받으라며 돈을 주는 등 명기의 면면들이 악역 같았단다. 임시완은 “악역으로 연기를 해야지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악역은 아니라고 했다. 대신 명기는 사람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실수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악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는 임시완이다. 그는 “마냥 악역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어느 정도의 진심과 거짓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아가려고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시완은 “명기라는 캐릭터는 마지막 신을 찍은 순간까지 이 정도가 맞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 캐릭터”라고 말했다.

이어 임시완은 “특히 준희와 대화하는 신에서 어느 정도의 진심이 들어가야 하는지 제 나름대로 줄다리기를 더 많이 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신들이 다가올 때마다 준비가 더 안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임시완이 어려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명기가 준희에게 게임 중간에 지금까지 누적된 상금을 합쳐서 새로운 시작을 하자고 말하는 부분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할 정도로 명기의 진심을 파악하기 모호한 부분이 많았다. 준희의 상금까지 탐을 내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진심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임시완도 그 장면을 촬영하기 전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임시완은 “결과론적으로 말하면 그때 당시에는 저는 명기가 진심을 이야기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명기는 진심으로 준희를 위해서 같이 게임에서 나가서 아이도 책임지려고 했을 것이다. 둘이 돈을 합치지 않으면 자금이 충분하지 않으니까. 저는 명기가 준희에게 상금을 합치는 거까지 납득이 됐다”고 했다.

다만 임시완은 명기가 악의 없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단다. 임시완은 “명기 때문에 인간의 선함과 악함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되더라. 마냥 나쁜 게 아니면 무엇인지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면서 연기했다”면서 “우리가 봤을 때 나빠 보이는 사람이 있지 않나. 그에 반해서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나쁜 선택들을 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 명기는 선천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어떤 욕심이나 어리석음으로 인해서 옳지 않은 선택을 해나가는 사람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시완은 명기가 수많은 피해자를 양성했던 코인 추천 사건도 본심은 사기를 치려고 했던 게 아니라고 생각했단다. 임시완은 “이 사람이 코인을 추천했던 것에는 오를 거라는 신념이 있었을 거다. 타노스(최승현)와 남규(노재원)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명기는 구독자들에게 그렇게 악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명기를 연기하며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임시완은 조유리와 함께 이야기를 해나가며 불안감을 해소해 나갔다. 함께 대본 리딩을 하기도 하고, 준비한 연기를 황동혁 감독에게 보여주며 함께 장면을 만들어나갔다고 했다.

이에 임시완은 조유리에 대해 “연기 경험이 많이 않은 편인데 그 경험치에 비해서 준희라는 역할은 되게 까다로운 역할일 것 같았다. 근데 그런 어려운 신들을 되게 씩씩하게 해 나가는 거다. 그런 것들이 저로서는 뭔가 선배님들이 될 성 부른 후배를 바라보는 느낌이 이런 느낌인 건가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임시완은 “모르긴 몰라도 유리는 촬영 화면에 잡히는 모습들을 볼 때 계속 눈길이 간다. 유리라는 친구는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친구라는 생각이 촬영하면서 많이 들었다”라고 극찬했다.

팬심으로 출연했지만, 배우로서 캐릭터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고민했던 작품이었다. 큰 부담감과 고민을 안고 촬영한 만큼, 작품 공개 이후 쏟아지는 글로벌 시청자들의 반응에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임시완이다.

이제는 출연 배우가 됐지만, 여전히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임시완은 시즌3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임시완은 “팬심으로 기다리는 것도 즐기는 과정 속이라고 생각하며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이다. 기다리는 동안에 넷플릭스에서 이런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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