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아이돌에서 배우로, 하나도 쉽지 않은데 두 가지 모두 충분히 해냈다. ‘오징어 게임2’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스스로 입증하고,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든 배우 조유리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을 그린 작품으로, 조유리는 극 중 게임 참가자 준희를 연기했다.

‘오징어 게임2’ 캐스팅이 공개됐을 때, 우리가 가장 궁금했던 배우가 있다. 바로 조유리다. 그룹 아이즈원 활동을 하며 아이돌의 모습이 더 뇌리에 깊이 있었던 탓에 연기하는 조유리가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술꾼 도시 여자들2’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오징어 게임2’이라는 글로벌 흥행 작품의 후속편에 캐스팅될 만큼의 가능성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었다.

조유리 역시 4차까지 진행된 오디션 과정 중에서 자신이 합격할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대본을 충실히 연기하고, 황동혁 감독과 함께 진행한 4차 오디션까지 매 순간 간절한 마음으로 임했단다. 그런 간절함이 아이를 임신한 채로 게임에 참가해 살아서 나가려는 준희의 절박한 심정과 닮았기 때문일까. 떨어질 거라 생각했던 오디션에서 조유리는 합격 소식을 받게 됐다.

합격했다는 기쁨을 뒤로하고, 조유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준희를 차곡차곡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우선 임신에 대한 경험이 없다 보니, 임신에 대해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조금씩 준희를 이해해 나가기 시작했단다. 조유리는 “아무래도 제가 임신에 대한 경험이 없다 보니까 임신을 경험해 보신 분들이 봤을 때 어색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부담감이 컸다”면서 “준희의 설정들을 세세하게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유리는 “엄마나 주변 분들에게 임신을 하면 상태가 어떤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감정 변화를 어떻게 겪는지 자세하게 물어봤다. 임산부들이 하는 습관 같은 것도 자세하게 물어보고 준비해 갔다”고 했다.

다만 임신에 너무 익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경계했단다. 조유리는 “너무 익숙한 느낌이 나면 안 됐기 때문에 제가 아는 걸 어느 정도 배제하면서 하기도 했다. 그래서 어려웠다”고 했다.

조유리는 임산부인 준희의 감정선뿐만 아니라, 외적인 모습에도 꽤 많은 신경을 썼다. 조유리는이에 대해 “배에 동그란 쿠션을 착용했다. 피부도 임신을 하면 기미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망가진 것처럼 표현을 했다. 상태가 좋지 않은 그런 느낌을 살리고자 노력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깊이 몰입했던 나머지, 조유리는 촬영이 끝난 뒤에도 역할에 빠져나오지 못해 힘들었다고 했다. 임신한 몸으로 게임에 참가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을 준희의 마음에 지나치게 몰입한 탓이다. 어떻게 하면 역할에 잘 빠져나올 수 있을지 요령도 없던 신인 배우에게 쉽지 않았던 현장이었지만, 황동혁 감독과 선배 배우들에게 의지했다는 조유리다. 특히 조유리는 준희가 돈도 없고, 남편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하는 이유가 뭐였을지 고민했을 때 황동혁 감독과 나눈 대화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 대화를 통해 준희에게 고아라는 설정이 생겼고, 이에 조유리는 준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선배 배우들과 함께 한 현장은 조유리에게 일터를 넘어서 배움의 현장이었다. 조유리는 “선배님들의 연기를 옆에서 보고, 함께 대기하고 있는 시간 모두 배움의 연속이었다”면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도 신기했다. 선배님들을 리스펙 하면서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준희의 전 남자친구이자 함께 게임에 참가한 명기를 연기한 임시완은 조유리에게 큰 도움이된 선배 배우 중 한명이다. 조유리는 “제가 경험이 많이 없다 보니 서투른 부분이 있었을 텐데 오빠가 많이 챙겨줬다. 리허설도 아주 꼼꼼하게 했던 것 같다”면서 “같이 감독님 방에 같이 찾아가서 작품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함께 준비한 연기를 보여드리기도 했다. 시완 오빠가 준비하는 걸 보면서 진짜 많이 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완 오빠가 저를 대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나중에 선배가 되면 후배한테 시완 오빠처럼 해줘야지’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한 조유리는 촬영장에서 허투루 연기하지 않기 위해 매번 마음을 다잡았다고 했다. 조유리는 “매번 촬영하면서도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 다시 안 올 수도 있으니 지금 감정을 기억하자. 당연한 것이 아니니 잊지 말라’는 생각을 계속 곱씹으면서 하기도 했다”고 했다.

매 순간 열심히 하려고 했던 조유리의 마음을 가장 먼저 알아차린 건 선배 배우들이었다. ‘오징어 게임2’ 배우들의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많이 언급된 배우는 조유리였다. 특히 이병헌은 가장 놀라운 연기를 보여준 배우로 조유리를 꼽기도 했다. 이에 조유리는 이병헌의 칭찬에 “아주 짜릿하다. 촬영장에서도 병헌 선배님께서 칭찬을 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인터뷰에서도 이야기를 해주셔서 굉장히 기뻤다. 아주 존경하는 선배님께 칭찬을 듣는다는 게 짜릿하더라. (기사를) 캡처해서 제 갤러리에 저장해 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선을 다해 만든 작품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조유리 역시 행복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조유리는 “정말 열심히 촬영한 작품인 만큼 시즌2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있어서 기쁘다. 시즌3도 많이 기대가 되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유리는 “사실 아직 뭔가 드라마틱하게 변했다고 체감을 하고 있지는 않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온 그대로 지금을 보내고 있다. 심심하면 친구들이랑 연락하고 평소랑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면서 “다만 응원해 주시는 건 알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배우와 가수 활동을 함께 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조유리는 “배우와 가수를 겸해서 할 생각이다. 이번 연도에 제 새로운 앨범도 나올 예정이다. 뭐 하나에 치중하지 않고 둘 다 열심히 하려고 생각 중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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