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KBS, '태종 이방원' 앞날은? [이슈&톡]
2022. 01.24(월) 18:20
태종 이방원
태종 이방원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KBS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태종 이방원'의 말 학대 및 안전사고 논란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죄에 나섰다.

24일 오후 KBS는 "생명 존중의 기본을 지키는 KBS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최근의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는 KBS1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현장에서 동물 학대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진행된 '태종 이방원' 7회 촬영에서 극 중 이성계가 낙마하는 장면을 찍는 도중, 촬영에 쓰인 말이 뒷발에 와이어가 묶여 거꾸로 고꾸라졌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

이후 해당 말이 실제로 쓰러지는 순간을 담은 영상이 공개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촬영 중이던 스턴트 배우도 낙마해 기절하고 부상을 입는 등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커졌다. 이후 KBS가 1차적인 사과와 대응에 나섰지만, 이 사과문을 통해 해당 말이 촬영 일주일 뒤 폐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이후 '태종 이방원' 드라마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수일 만에 13만명 서명인을 모았다. 여러 동물보호단체 연합이 KBS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말 가면을 쓴 사람이 발이 묶여 넘어진는 퍼포먼스를 펼친데 이어 경찰서에 KBS와 제작진을 고발 조치했다.

이에 지난 22, 23일 방송돼야 했던 '태종 이방원' 13, 14회를 결방시킨 KBS는 4일 만에 다시 한 번 사과문을 발표했다. "드라마 촬영에 투입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시청자 여러분과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몸을 낮췄고,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면서까지 촬영해야 할 장면은 없다. KBS는 이번 사고를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KBS는 자체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경찰 등 외부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생명 존중의 기본을 지키는 KBS로 거듭나겠습니다"라며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단순히 '불의의 사고'로 축소하려 했던 최초의 사과문과는 극명히 대비되는 태도가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KBS의 이러한 입장 변화에도 불구하고 '태종 이방원'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설 연휴를 앞둔 주말인 29, 30일에 편성 예정이었던 스페셜 방송은 물론, 한 차례 결방을 통해 공개되지 못한 13, 14회 편성이 또 다시 불발됐다. 향후 편성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바가 없는 상황이다.

또한 논란이 터진 이후 모든 촬영이 중단돼 있다. 한 관계자는 티브이데일리에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 마음으로 잠시 촬영을 멈추고 있다. 제작 시스템에 대한 재정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촬영이 상당히 진행된 터라 방송이 재개될 경우에도 제작에 큰 지장은 없을 예정이지만, 촬영 중단이 장기화될수록 전파를 탈 가능성도 미지수가 될 전망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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