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넬이 만든 한 편의 '러브 스토리' 감상하시죠 [인터뷰] |
| 2021. 09.02(목) 1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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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넬 NELL |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10곡이 완벽한 기승전결을 이루며 탄탄한 서사적 흐름을 자랑한다. 첫 번째 트랙 '크래시(Crash)'로 누군가에게 빠져든 순간의 설렘을 노래하더니, 마지막 곡인 10번 트랙 '소버(Sober)'로는 이별을 얘기한다. 모던 록 밴드 넬(NELL, 김종완 이재경 이정훈 정재원)이 마치 한편의 영화와 같은 스토리를 담은 정규 9집 '모멘츠 인 비트윈(Moments in between)'으로 돌아왔다. 넬은 "예전부터 막연하게 영화 같은 앨범,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곡 순서도 감정의 흐름, 타임라인을 따라가는 앨범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이 하나의 이야기를 가진 앨범을 만들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됐다. 좋은 타이밍이라는 게 자기가 의도한다고 해서 오는 것도 아니고, '기다리기 싫어' 한다고 해서 안 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이번 앨범 작업 자체도 그냥 '이번이 아니면 못할 것 같다' 혹은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나야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 느낌이 들었으니까 '지금 하자' 생각을 했다. 정규 9집을 만들 타이밍이었던 거다"고 밝혔다. 타이틀곡 '유희'는 넬 음악이 가진 특징 중 하나인 프로그래밍 사운드와 리얼 악기의 밸런스가 환상적이다. 특히 팝과 록을 절묘하게 넘나드는 다채로운 구성은 넬의 위엄과 저력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이다. '유희'에 대해 넬은 "작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두 가지였다. 일단은 프로그래밍된 사운드와 밴드 사운드의 밸런스였다. 그 밸런스가 우리가 오래 전부터 시도해오고 있는 사운드이긴 하지만, 좀 더 완성도 있게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뚜렷이 있었다. 또 한 가지는 공연장에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곡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1년 반 동안 공연을 많이 할 수 없었지만 그래서 그런지 더 공연장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쩌다 보니 넬의 타이틀곡들이 공연장에서 즐기는 것보다는 듣기 좋은 음악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타이틀곡이라도 해도 공연장에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노래가 나오면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두 가지 뚜렷한 목적과 지향점을 가지고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넬은 이번 앨범에 '유희'와 함께 '위로(危路)'를 더블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위로'는 1막에서는 아름다움을, 2막에서는 그 아름다움이 안고 있는 위태로움을 표현한 노래다. 몽환적인 보컬과 따뜻한 밴드 사운드 위로 고조되는 스트링과 브라스, 타악기의 편곡이 쌓여 리스너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특히 '위로'는 6분 30초의 대곡이다. 이에 대해 넬은 "앨범이 나오면 많은 분들이 타이틀곡을 듣게 되고 타이틀곡으로 앨범을 판단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텐데 그런 부분들이 항상 아쉬웠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타이틀곡보다 아닌 곡들 작업에 훨씬 더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팀이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수록곡이라는 씁쓸함이 슬펐다. 게다가 이 곡은 작업을 한 다음에 만족도가 높았고, '넬이 앞으로 더 이런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겠구나' 그런 걸 팬분들이나 저희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한테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6분 30초짜리 노래가 라디오에 나올 수 없고, 요즘 트렌드에서는 오랜 시간 한 곡을 듣는 게 쉽지 않겠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니 그런 걸 알려드리자 생각을 해서 더블 타이틀곡으로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앨범 감상 포인트에 대해서는 "앨범을 1번부터 10번까지 순서대로 쭉 들어보셨으면 좋겠다. 타임라인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띄엄띄엄 듣는 것보다 쭉 들었을 때 감동이나 재미가 훨씬 클 거라고 확신한다. 영화를 볼 때 갑자기 30분부터 보고 1시간 20분에서 보지 않는 것처럼 이번 만큼은 시작 곡부터 끝 곡까지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또 나오는 이야기가 본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들으면 이입이 훨씬 더 될 것 같다. 슬플 거다"고 설명했다. 넬은 이번 앨범이 대중들의 공감을 얻길 바랐다. 넬은 "위로도 되고 공감할 수 있는 앨범이었으면 좋겠다. '넬이 아직도 새로운 걸 추구하고 시도하는구나' '여전히 진행중이구나' 알려드리고 싶다"며 "'어떤 곡 너무 좋았다' 그런 얘기도 듣기 좋을 거지만 한편으로 더 바라는 반응은 앨범을 쭉 듣고 나서 '이번 앨범 스토리가 너무 좋아요' 혹은 '이번 앨범 다 듣고 났더니 흐름도 좋고 영상미가 느껴졌어요' 그런 앨범 통체 관련된 감상평들이 좋은 반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소망했다.
넬 역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넬은 "당연히 아쉽다. 다른 가수분들도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한다. 저희의 살아가는, 가져가는 동력 중 하나가 음악을 만들고 발표하고 공연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호흡하는 건데 그걸 벌써 1년 반 정도 시간동안 거의 하질 못했다. 목말라 있다. 다른 걸 다 차치하고서라도 관객분들이랑 주고받는 호흡 같은 것들이 너무 그리워서 되게 많이 하고 싶다. 예정돼 있는 공연이 문제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기원하는 상황이다. 돌파하려고 생각하는 부분이라기 보다는 하루 빨리 나아지고 시국이 개선돼서 정상화에 가깝게, 정상화 이상으로 예전보다 활발한 공연 문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앨범이 넬에겐 어떤 의미를 지닐까. 넬은 "모든 앨범이 저희에게는 중요하고 소중하고 항상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2021년을 담은 게 가장 큰 의미인 것 같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 전에 작업했던 앨범들을 볼 때 그때가 많이 생각난다. '그때 이런 작업을 했고 이런 일들이 있었지?' 많이 떠올리게 된다. 이번 앨범 역시 삶의 시간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에 그게 가장 큰 의미 같다"며 "이번 앨범 같은 경우는 어려운 시국에 내는 앨범이다 보니까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평소에 낸 앨범들보다 훨씬 더 집중을 많이 했고, 안 좋은 시기에 더 좋은 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넬은 그동안 '기억을 걷는 시간', '한계', '마음을 잃다', '섬', '그리고, 남겨진 것들', '지구가 태양을 네 번', '스테이(Stay)', '백야', '오분 뒤에 봐' 등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키며 대한민국 대표 모던 록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어엿 20여년을 걸어온 그들에게 현재의 위치는 어떤 단계일까. 넬은 "단계로 따지려면 대학 졸업반 정도 됐으려나. 주식으로 따지면 계속 우상향하는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최고점까지는 멀었다. 어떤 식으로든 더 발전하고 더 좋은 음악, 공연을 보여드리려고 계속 올라 갈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중성과 음악성,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이 쉬운 것 같다. 저희는 음악성인 것 같다. 대중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시간 음악을 하면서 느낀 건 대중성이라는 건 저희가 알 수가 없는 거더라. 저희가 대중성이 있는 곡이라고 느꼈는데, 주변에선 어렵다고 말하는 걸 많이 경험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음악성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 대중성은 어떻게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음악성 안에는 저희 만족이 많이 포함돼 있다. 저희가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발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음악을 하면서 권태를 느낀 적은 단연코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힘들어서 포기한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다행히도 저희 멤버들은 그런 얘긴 한 번도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자부심 갖고 있죠." 넬은 앞으로도 수많은 대중들에게 공감을 주는 노래를 하겠다는 각오를 거듭 피력했다. 거기서 얻는 뿌듯함과 보람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이것이 넬이 음악을 하는 이유이자, 늘 꾸는 꿈이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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