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유기견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펫키지' 측이 공식입장을 통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해명에 시청자들의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31일 JTBC 예능프로그램 '개취존중 여행배틀-펫키지'(이하 '펫키지')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글을 올렸다.

제작진은 "26일 방송된 1회에서 언급된 '유기견을 키운다는 것은 대단하다. 전문가들은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우려는 사람들에게 유기견을 추천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은 반려견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는 신중함과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방송에 담은 것이었다"라며 "하지만 해당 내용이 제작진의 의도와는 달리 오해의 소지가 생겨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런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향후 제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펫키지'는 스타들이 각자의 반려견과 함께 여행에 나서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펫키지' 첫 방송에서는 유기견에 대해 말하는 출연진의 모습이 그려졌고, 출연자 김희철이 문제가 된 '유기견을 추천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 이를 접한 동물을 실제로 키우는 시청자들이나 동물보호단체 측은 그의 발언이 유기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 측은 "유명인의 말 한마디가 유기견에 대한 편견을 강화시키는 경우가 발생한다. 많은 대중들의 인식이 방송을 보고 만들어진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방송과 패널의 힘은 강하다"라며 김희철 발언이 경솔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희철이 자신의 SNS, 온라인 생방송 플랫폼 등을 이용해 논란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며 해명에 나섰다. 김희철은 생방송을 통해 "유기견을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한 건 맞지만 이는 유기견을 입양할 때 신중하라는 뜻이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또한 SNS 등을 통해서는 자신을 향한 악플을 '개 똥 싸는' 것에 비유하며 무분별한 댓글로 인신공격을 하는 누리꾼들을 향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출연자인 김희철이 전면에 나서 해명을 하는 동안 제작진은 침묵을 지켰다. 뒤늦게 낸 해명문 또한 시청자들의 분노를 '오해'로 가볍게 치부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이 처음으로 강아지를 키우려는 사람들에게 유기견을 추천하지 않는다'라는 김희철의 말이 논란을 일으킨 이유는 이 문장 속에 유기견에 대한 편견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유기견들은 각기 다른 환경, 성향을 가지고 있고 이에 따라 새로운 주인을 만나 적응하는 과정에서도 천차만별의 차이가 있다. 때문에 모든 유기견들이 새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전제도, 초보에게도 입양을 추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일종의 고정관념이다.

특히 파급력이 큰 TV 예능프로그램 속 출연자의 발언은 유기견에 대해 접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편견을 조장할 수도 있다. 출연자가 악의를 가지고 한 말이 아님에도 결과적으로는 또 다른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 이러한 문제점을 편집 과정에서 인지하고 사전에 정리하지 못한 것은 분명 제작진의 실수임에도 이를 '오해'라는 말로 정리하려는 태도가 아쉬움을 남긴다. 반려견을 소재로 다루는 프로그램에 이 정도의 감수성도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이 더 유감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