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아신전’, ‘킹덤’ 비극의 종료를 향해 [윤지혜의 슬로우톡]
2021. 07.28(수)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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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조선의 왕궁을 살육에 굶주린 좀비에게 집어 삼켜지게 했던 ‘킹덤’의 비극은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나. 넷플릭스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며, 동시에 그리하여 비극이 아직 온전히 종료되진 않았음을 우리로 하여금 깨닫게 한다.

‘킹덤’의 중심에는 생사초가 있다. 죽은 사람도 되살린다는 이 매혹적인 식물의 본 모습은, 산 사람마저 잡아먹고 숙주로 만들어 버리는 죽음보다 더 지독한 절망이었다. ‘킹덤’의 두 시즌이 이것의 표면적 마력에 넘어간 개인의 욕망이 야기한 공동체의 비극에 대해 다룬다면, ‘킹덤: 아신전’은 그 욕망보다 강력한, 사랑하는 사람들을 강제로 빼앗긴 이의 슬픔과 분노를 이야기한다.

‘아신’(김시아, 전지현)이란 이름을 달고 등장하는 이 인물이 제일 처음 생사초와 맞닥뜨린 것은 죽음을 앞둔 엄마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생사초를 써볼 틈도 없이 엄마를 비롯하여 부락의 모든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고 마는데, 조선으로 귀화한 여진족인 그들을 국경 너머의 또 다른 여진족, 조선에 적대적인 입장을 가진 ‘파저위'가 습격하여 몰살시킨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잃은 아신은 복수를 위해 인근 추파진에 주둔하고 있던 조선군, 그녀의 아버지가 충성을 바치기도 했던 곳에 찾아가 몸을 위탁한다. 조선에 귀화했다 해도 불가촉천민 취급을 받고 있는 여진족인 그녀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리 없고, 온갖 멸시와 천대 속에서 오로지 복수할 날만을 기다리며 버티고 또 버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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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토록 처절하게 버틴 아신의 앞에 드러난 진실은 예상보다 더 추악하고 잔혹했다. 누군가의 비틀린 욕망이 벌인 잔인한 사건이, 아신이 속한, 그저 무고할 뿐인 부락민 전체를 희생자로 만들었던 것. 결국 슬픔을 기반으로 한 강렬한 분노가 아신의 영혼 전체를 집어삼키고, 생사초를 이용한 잔인한 복수극이 그 본격적인 서막을 올리고 만다.

‘킹덤’과 달리, ‘킹덤: 아신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둡고 무거운 흐름을 가지고 간다. 아신이란 캐릭터만 보아도 초반의 몇 장면 외에 웃는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으니까. 기존의 ‘킹덤’이 가진 분위기, 비극임에도 인물들 사이사이에 놓였던 유쾌함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

‘킹덤’은 비극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또 다시 희망을 꾸려 나가는 사람들을 중심에 놓았다.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다른 이들을 살리고자 했던 선한 노력들 때문이고. 반면 ‘킹덤: 아신전’은 무고하고 선하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사사로운 욕심에 희생되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둔탁할 수밖에 없는 게다.

둘 다 응어리진 감정은 동일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남고 싶은 간절함과 절박함. 이것이 한 쪽에서 비극을 야기했다면 또 다른 한 쪽에선 그 비극에 맞서는 힘으로 작용했다. 방향성은 정반대였던 것. 이제 ‘킹덤’에게 남은 과제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는 두 힘, 인간의 선한 노력과 악한 본성을 제대로 마주하게 하여 비극을 온전히 종료시키는 것으로, ‘킹덤: 아신전’의 존재 가치는 여기서 증명되리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넷플릭스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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