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기로운 의사생활2’, 평범한 일상이 낳는 무해한 긴장감 [윤지혜의 슬로우톡] |
| 2021. 06.30(수) 1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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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첫 시즌이 방영된 때는 코로나가 막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당시 우리는 이러한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어 또다른 새로운 일상이 될 지 차마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1년이 넘어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두번째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했던 건 일상이 주는 안정감임을 새삼 깨닫고 있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 이하 ‘슬기로운 의사생활2’)가 시즌1보다 새로운 것이 건네는 설렘이 적은 건 사실이다. 우리는 이미, 채송화(전미도)와 이익준(조정석),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양석형(김대명) 이들 다섯 명과 안면을 텄고 그들의 내면의 모양새 또한 면밀히 알고 있어, 앞으로의 펼쳐진 이야기의 양상이 웬만큼 파악되는 까닭이다. 게다가 이들의 행동반경은 얼마나 제한적인가. 병원과 석형의 집에 마련된 연습실 정도다. 즉, 환자 만나서 치료하고 밴드 연습하고 틈틈이 로맨스 꾸리고, 이제는 너무도 익숙하여, 자극적이고 낯선 소재와 이야기들이 난무하는 오늘에 있어서는, 어쩌면 뻔하다 싶을 에피소드의 나열이 될 테다. 흥미롭게도 그렇기 때문에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힘은 시즌2에서도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한다. 무슨 소리냐면 1년 전이나 오늘이나 자신의 자리를 지긋이 지키고 있는 이들 다섯 명의 여전한 모습이, 고작 1년 사이에 당연한 일상의 상당 부분을 잃은 우리에게 어쩐지 깊은 위안으로, 안정감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마치 그들과 함께 우리 또한 이전의 평범한, 평범해서 더없이 특별했던 일상으로 되돌아가, 코로나가 없던 시대를 복귀해본다 할까. 송화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음도 실력도 좋은, 우리 모두의 자랑할 만한 여의사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익준과 준완의 난무하는 투닥거림이 그들의 유년기를 그려보게 하는 것도 변함이 없다. 석형의 무엇이든 엄마에게 먼저 물어보는 생활상도 달라진 게 없으며, 아, 연애를 시작하여 지난 시즌보다 애교의 당도가 진해진 정원이 약간의 여전함을 벗어난 정도이겠다. 병원에서의 일상 또한 마찬가지다. 환자의 고통과 사투를 벌이는 다섯 명의 모습은 여전히 진심이 어려 있고 그것에 실린 의사로서의 사명감은 투철하기 그지 없다. 그들의 손에서 적지 않은 수의 환자들이 죽음의 고비를 넘겼고 넘지 못한 이들의 가족은 그들의 온 마음이 담긴 손길에 깊은 위로를 얻었다. 어떤 극심한 전염병이 등장해 얼마간 기승을 부린다 해도 이 슬기로운 의사 어벤져스가 있는 이상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세계에서 끝끝내 소멸되고 말리라. 믈론 ‘슬기로운 의사생활2’에 긴장감이 없는 게 아니다. 여타의 드라마처럼 매 에피소드마다 위기가 있고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실제적 일상에서 맞이하는 것과 상당히 비슷한 구간에 존재하는, 평범한 일상이 낳는 무해한 긴장감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편안하면서 그렇다고 너무 안온하지만은 않은, 지극히 일상적인 자세로 ‘슬기로운 의사생활2’를 시청하며 당연한 일상을 잃었던 혹은 잃고 있는 피로를 해소 중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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