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꽃' 서현우, 데뷔 10년 차에 피운 '꽃' [인터뷰]
2020. 09.24(목) 09:30
악의 꽃 서현우
악의 꽃 서현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데뷔 10년 차, '악의 꽃'으로 자신만의 꽃을 피워냈다. 묵묵히 그 시간을 버텨온 배우 서현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악의 꽃'을 시작으로 이제 서현우는 자신만의 꽃들을 피워나갈 것이다.

23일 종영한 tvN 드라마 '악의 꽃'(극본 유정희·연출 김철규)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 희성(이준기)과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지원(문채원).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 마주 선 두 사람의 고밀도 감성 추적극이다.

서현우는 극 중 특종을 쫓는 기자 김무진 역을 맡아 연기했다. 서현우는 극 초반 백희성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가지고 있는 인물을 연기하며 극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역할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이끌었다. 또한 기자의 날 선 추리려과 능청을 오가는 연기 완급 조절과 이준기와의 '브로맨스', 장희진(도해수 역)과의 로맨스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티브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서현우는 '악의 꽃' 김무진이 되기까지의 노력과 종영 소감, 앞으로의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했다.

다음은 서현우와의 일문일답이다

1. '악의 꽃' 종영 소감.

-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코로나 19라는 세계적 재난 상황과 유난히 길었던 장마로 인해 긴 시간 촬영을 했던 만큼 애정과 노력의 시간도 많았고 그만큼 쉽게 놓아주지 못할 것 같다.

2. 김무진 역을 연기할 때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

- 김무진은 변화무쌍하고 진지함과 위트를 겸비해야 한다는 감독님의 특별 주문도 있었다. 1, 2가지의 성향으로 인물을 구축하기보다 유연함을 가지려고 애를 많이 썼다. 매 장면 상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태도에 중점을 뒀다.

3. 김무진은 자극적인 특종을 좇지만 내면에는 인간적인 갈등을 겪고 있는 기자다. 이러한 캐릭터 구축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면.

- 자극적인 기사로 성공에 대한 욕망도 있지만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은 인간적인 내면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외적으로는 SNS를 잘 활용하는 요즘 기자님들의 질감을 위해 각 종 인터넷 뉴스 미디어 소스들이나 트위터, 유튜브 영상들, 기자님들의 미디어 활용 예들을 엿보았다. 내적으로는 김무진이 어린 시절 겪은 트라우마의 기억을 구체화하고 그것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평범한 인간의 죄책감과 비겁함이 많다는 점을 늘 인지하고 연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

4. 기자라는 직업을 처음 연기하게 됐는데 어땠는지.

- 어려운 상황에 뛰어들어 취재를 하고, 방송에 나가 브리핑을 하고, 낯선 이와 인터뷰를 해내는 모습들에서 배우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가족과 친구와 있으면 정말 귀엽고 평범한 일반인일텐데 기자로서 활동하고 움직일때는 정말 어떤 탈을 쓰는 것처럼 프로가 되는 것 같다. 사람과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는 방식이 배우와 비슷했고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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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장 기억에 남는 명장면과 명대사가 있다면.

- 백만우(손종학) 원장이 아들에게 기회를 다시 주고 싶다고 하자 김무진이 20여 년간 자신이 묵인하고 있던 트라우마를 털어놓는데 항상 비겁하게만 숨어왔던 무진이 당당하게 자신의 과거를 인정하고 용기를 내는 순간이다. 김무진을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장면이기도 했다.

"우리는 진실을 밝혀야 할 의무가 남아있는 사람들이에요. 그 의무가 끝날 때까지 버티세요."

6.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 멜로지만 굉장히 어두운 정서와 사건이 결합된 장르다. 자칫 감정의 깊이로 인해 무겁기만 할 것 같지만 촬영장은 정말 화기애애했다. 힘든 상황을 촬영하는 만큼 동료애가 끈끈해서 서로가 늘 웃음과 즐거움 속에 신을 연구하고 리허설을 했다. 그러다가도 슛 들어가면 순간적으로 집중해서 찍곤 했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7. 서현우와 김무진의 싱크로율은? 실제 서현우는 어떤 사람인지.

- 서현우라는 그릇 안에 김무진이 담긴 것인지, 김무진이라는 탈 안에 내가 들어간 것인지 가끔은 혼란스러웠다. 나와 닮은 듯 다른 선택을 하는 김무진이 어떨 땐 궁금해서 들어가 보기도 하고, 너무 나와 닮은 태도를 김무진이 취할 때는 그냥 연기라 생각하지 않고 했다. 실제 서현우는 김무진보단 덜 비겁하고 덜 용감하다. 평범한 내가 그만큼 김무진을 통해 드라마틱한 순간을 접할 수 있었다.

8. 서현우에게 '악의 꽃'은 어떤 의미였는지.

- 데뷔 10년 차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이지만 나에겐 크고 작은 시도와 경험, 아픔과 행복이 공존했던 시간이다. 그간 '악'의 시간이었다고 하기엔 너무 비약이지만 10년이 지난 나에게 자그마한 꽃이 피어난 기분이다. 너무 소중해서 가슴이 두근거린다.

9. 극 중 첫사랑 장희진 앞에서 속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반전 매력은 극의 또 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첫 멜로 연기 소감은?

- 사랑이라는 테마만큼 다양한 감정과 드라마가 있을까 싶다. 첫 멜로의 상대가 장희진이어서 감사하다. 희진이는 아름다운 외모 안에 굉장히 깊은 감성을 지니고 있다. 내가 많이 의지했고 희진이가 중심을 잘 잡아주었다. 그 전에는 몰랐는데 막상 멜로를 해보니 어려웠다. 사랑의 감정은 굉장히 대중적인 만큼 어떤 장르보다 보는 사람들이 거짓과 진실됨을 잘 알아본다고 생각한다. 보는 사람의 공감을 이끌려면 감정이 과잉되지 않게 밸런스를 잘 잡아야 했다. 감독님께서 그 밸런스를 잘 잡아주셔서 감사했다. 앞으로도 멜로는 숙제다. 그만큼 더욱 흥미롭고 계속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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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올해 영화 '남산의 부장들' '악의 꽃'으로 대중들에게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차세대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언어유희 같지만 '신 스틸'이 아닌 '신 보탬' '신 채움러'이고 싶다. 평소의 연기적인 주관이기도 하다. 상대가 그 인물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좋은 액션을 주고 솔직한 리액션으로 받을 때 그 씬과 배우들은 빛이 난다고 굳게 믿는다. 계속해서 존재감을 위해 싸우기보단 앙상블을 지켜나갈 생각이다. 존재감에 치중한다면 너무 외로워질 것 같다.

11. 필모그래피를 보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배역을 소화했다.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진가를 입증해내고 있는데, 작품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장르와 역할을 도전해왔다. 그럼에도 매 작품마다 역할의 크기를 떠나서 신중히 선택했던 것은 바로 나 자신이 그 인물과 작품을 즐길 수 있는가였다. 이 쪽 일은 아무도 억지로 시켜서 하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스스로 하고 싶어서 달려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기 자신이 하고 싶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게 감정의 소모가 많은 역할이든, 액션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힘들든, 혹은 분량이 적은 역할이든지 간에 스스로 즐길 수 없다면 본인뿐 아니라 전체적인 결과는 뻔할 것이다.

12.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최근 브라운관뿐만 아니라 스크린에서 뮤지컬 배우들의 활약이 대단한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점점 장르의 경계가 해체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무대 연기와 카메라 연기를 넘나드는 게 여러 가지 면에서 배우에게 쉽지 않았는데 지금은 관객들, 시청자 분들의 식견이 굉장히 높다. 어느 장르 매체이든 어색하거나 자연스럽지 못한 연기를 하면 도태된다. 그래서 배우들이 장르불문 노력을 했고 그 결과가 자연스럽게 이런 변화를 가져오는 게 아닐까 싶다. 고무적인 현상이다!

13. 배우 이외에 OST 참여나 예능프로그램 출연 욕심은 없는지.

- 배우로서의 영역 아래, 이루어진다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예능 자체만을 위한 출연이 아닌, 배우로서 대중에게 근황을 전하기 위한 나들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영리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 유명해진다는 것은 일상의 삶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에게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대중은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

14.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 '믿보배'라는 줄임말이 너무 매력적이더라. 믿고 보면서 '보배'이기까지 하니 말이다. 믿음은 쌓기 힘들지만 또한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고 본다. 늘 '믿보배'가 되도록 초심으로 노력하는 배우이고 싶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풍경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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