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넘은 웰메이드, 불륜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 ['부부의 세계'①]
2020. 04.17(금) 09:25
JTBC 부부의 세계
JTBC 부부의 세계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부부의 세계'가 전체 16회 방송 중 6회를 마무리 지으며 원작 줄거리 기준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충격적인 전개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부부의 세계', 그 뒷이야기는 어떤 형태일까.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연출 모완일)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6.3%로 시작한 시청률이 방송 6회 만에 18.8%에 도달, JTBC 개국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드라마 시청률을 기록했다. 가히 신드롬이라 부를만한 수치다.

특히 매회가 마지막 회인 것만 같은 이야기 전개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앞으로의 줄거리에 대한 궁금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부부의 세계' 원작인 영국 BBC 드라마, '닥터 포스터'와의 비교를 통해 극 중 김희애에게 몰아칠 또 다른 시련을 예측해봤다.

시청자 분노 유발하는 '한국식 조미료' 한 스푼

'닥터 포스터'는 지난 2015년, 2017년에 걸쳐 두 개의 시즌으로 제작된 드라마로, 방영 당시 평균 시청자 수 1000만명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한 작품이다. 제목인 '닥터 포스터'는 의사인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6회까지의 '부부의 세계'는 비교적 정확하게 원작의 흐름을 따라갔다. 사소한 인물 설정이나 상황의 변화를 제외하고는 주요 줄거리가 흡사하다. 여주인공이 의사이며, 남편이 2년 간 불륜 관계를 지속해 왔고, 그의 불륜을 여주인공을 제외한 모두가 알고 있었으며 은닉했다는 굵직한 설정도 동일하다. 빠른 전개 방식도 흡사하며, 불륜녀의 식구들 앞에서 사실을 폭로하는 지선우(김희애)의 모습부터 남편 이태오(박해준)의 폭력, 이혼 후 고산으로의 귀환까지 충격적인 장면들 또한 동일한 시점에 배치돼 있다.

다만 주현 작가는 사소한 인물의 설정을 비틀어 한국 시청자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기존 5회였던 분량이 긴 호흡의 6회로 늘어나면서 이태오의 불륜이 밝혀지는 과정이 더욱 세밀하게 짜였다. 파티에서 이태오의 아들이 아버지와 불륜녀 여다경(한소희)의 키스를 목격하는 장면, 여다경이 모른 척 지선우의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그에게 임신 소식을 간접적으로 알리는 장면 등이 추가됐다. 자연히 지선우가 받는 심적 고통은 더욱 커졌다.

주변 인물들의 서사도 촘촘히 보강해 더욱 입체적인 상황을 그려냈다. 원작은 남편의 불륜으로 인해 배신감을 느낀 아내, 그리고 아내가 남편에게 복수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라면, '부부의 세계'는 지선우에게 욕정 하는 손제혁(김영민)과 그를 질투하는 손제혁의 아내 고예림(박선영), 지선우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여다경 등의 성격을 세밀하게 빚어내며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려냈다. 또한 신경정신과 의사 김윤기(이무생) 캐릭터를 새롭게 추가하는 등, 지선우의 세계, 이태오의 세계를 각각 형성해 이들이 충돌하는 과정을 그리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확장했다.

여기에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의 특성이 더해져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닥터 포스터'에서는 시어머니가 남편의 불륜 소식을 알게 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면, '부부의 세계'에서의 시어머니는 죽기 직전까지 아들의 편만을 들며 지선우와 감정적 대립을 이어가는 역할을 했다. 지나치게 상투적이고 시대와 맞지 않는 시어머니의 발언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며 몰입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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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시작, 원작과 결말 같을까?

'부부의 세계'는 전체 16회 중 6회 만에 '닥터 포스터'의 시즌1 내용을 마무리 지었다. 15일 방송될 7회부터는 이혼 후 2년 만에 고산으로 금의환향한 이태오와 그의 아내가 된 여다경, 아이까지 등장해 새로운 갈등이 빚어질 전망이다.

원작에서는 이혼한 남편이 불륜녀와 가정을 꾸려 고향으로 돌아오고, 성장한 아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아버지와의 대화 이후 아들은 어머니를 떠나 아버지와 살겠다고 말하고, 분노한 여주인공은 아들과 갈등을 벌이게 된다. 결국 아들이 양쪽 부모를 모두 등지고 가출하고, 여주인공은 "언제든 돌아와도 된다"고 말하며 아들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부부의 세계'가 이와 유사한 결말을 맺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결말까지 가는 과정도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5회 분량이었던 시즌2의 이야기를 10회라는 긴 시간에 걸쳐 풀어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각색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 '부부의 세계'가 그저 그런 불륜극으로 끝날지, 혹은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이름표가 붙을지는 후반부 결말의 형태에 달렸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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