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본드' 250억 기대작? 남은 건 논란 뿐 [TV공감]
2019. 10.18(금) 15:30
배가본드
배가본드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가본드'가 반환점을 지났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은 건 수많은 논란뿐이다.

18일 밤, 16부작으로 예정된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극본 장영철·연출 유인식) 속 사건의 실마리를 본격적으로 풀어나갈 2막이 시작된다.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로 조카를 잃은 차달건(이승기)이 은폐된 진실 속에서 거대한 국가 비리를 찾아내며 파헤치게 되는 첩보 액션 멜로다. 특히 '샐러리맨 초한지' '돈의 화신' 등에서 함께한 장영철 작가와 유인식 감독이 다시 만났을 뿐만 아니라, 제작비만 250억 원에 달하는 대작임이 알려지며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 배우 이승기, 배수지, 신성록, 문정희 등의 유명 배우들의 합류가 확정되며 기대를 높인 가운데, 첫 회가 10.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기준)의 시청률로 시작, 지금도 전작 '의사요한'을 넘는 11%대의 준수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높은 제작비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평가는 차갑기만 하다.

편성부터 논란이었다. '배가본드'는 시작부터 화려하고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한껏 집중시켰으나, 이내 광고가 송출되며 맥이 풀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배가본드'의 편성이 3부로 이뤄졌던 것. 더불어 중간광고의 길이만 90초에 달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어쩔 수 없이 두 번의 광고로 형성된 3분의 공백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시청자들은 '배가본드'에 대한 매력을 잃게 됐고, 점차 '배가본드'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게 무엇인지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법적으로 프로그램에 중간광고를 넣을 수 없다. 이에 방송사들은 프로그램을 1부와 2부로 쪼개 광고를 집어넣는 일종의 편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유사 중간광고(PCM, Premium Commercial)'라고 불린다.

심지어 '배가본드'엔 협찬을 대가로 방송에 제품을 노출시키는 PPL(product placement advertisement)도 존재한다. '배가본드' 6회에서는 3분의 중간광고가 있음에도 불구, 특정 치킨 브랜드가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극 중 고해리(배수지)는 치킨을 사들고 차달건(이승기)의 집을 방문하고, 치킨과 함께 술을 마시다 두 사람은 입맞춤을 나눈다. 해당 브랜드는 오랜 시간 드라마에 노출되며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서 '배가본드'보다 위에 오르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기도 했다. 드라마보다 제품에 시선이 더 몰렸다는 걸 반증한 것이다. 특히 '배가본드'는 첩보물을 다루기 때문에, 아무리 픽션이라고 해도 현실에서 일어날법한 소재들을 사용해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계속해 '배가본드' 속에서 부자연스럽게 등장하는 PPL은 현실감과 집중도를 낮춰 작품에 대한 만족도 자체를 낮췄다는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중간광고에 PPL까지 더해지니 몰입을 방해하는 건 예고된 바였다. 편성과 관련된 다수의 문제점이 지금까지도 제기되고 있지만 '배가본드'는 아직까지도 3부 편성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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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성보다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이 시청자들의 원성을 산 것이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배가본드' 3회에서는 극 중 존앤마크사 로비스트 제시카 리(문정희)가 전투기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국방부 장관 측근을 비롯해 사업에 관련된 핵심 인물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여성 접대부들이 한복을 입고 있다가 단체로 저고리를 푸는 모습이 비쳐졌고, 제작진 측은 모자이크까지 사용하며 이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였다.

해당 장면은 방송 직후 논란이 됐고,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지상파로서 방송의 적정선을 지켜야 하는 SBS가 굳이 모자이크까지 사용해 성접대를 방송했어야 하냐는 의견이 다수였다. 더욱이 해당 신이 없더라도 극 전개에는 큰 무리가 없었기 때문에,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의혹이 제시되는 건 당연지사였다. 결국 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야기했다.

방심위 민원 접수에도 선정적인 장면은 계속돼 송출됐다. 지난 12일 방송된 '배가본드' 8회에서는 대통령 정국표(백윤식)가 안기동(김종수) 국정원장의 브리핑을 받으며 마사지사 미쓰박에게 마사지를 받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어 안기동 은 정국표의 불편한 기색에 자리를 떠났고, 정국표는 "충신이 별거 있냐. 미쓰박처럼 나랏일 잘하라고 성심을 다하는 게 충신이지"라며 미쓰박의 신체 부위를 만졌다. 이 모습은 꽤나 오랫동안 방송에 비치며 국가의 어두운 내막을 들쳐 내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이는 '배가본드' 측이 선정성 논란과 관련해 "심의 등을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보는 이들의 심경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드라마가 방송되는 금, 토 요일 밤 10시는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방송을 볼 수 있는 시간대일 뿐만 아니라, 사전 제작으로 제작돼 충분히 편집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불구, 논란의 여지를 두고 그대로 송출돼 논란은 더 컸다.

11%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곤 있지만 250억 원의 제작비를 생각해봤을 땐 아쉬운 성적이다. 여기에 '배가본드' 측은 막대한 제작비를 고려해 PCM, PPL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상황. 편성과 선정성 등의 문제로 기존 시청자들의 이탈도 우려되는 가운데, 작품에 대한 호평보단 논란이 더 많은 상태로 반환점을 돈 '배가본드'가 앞으로 결승선까지 어떤 모습으로 달려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배가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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