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파당' 아쉬운 연출, 돋보인 박지훈의 존재감 [첫방기획]
2019. 09.17(화) 09:38
꽃파당, 김민재 공승연 박지훈 변우석 서지훈
꽃파당, 김민재 공승연 박지훈 변우석 서지훈
[티브이데일리 권세희 기자]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이 조선 로코를 선언하며 대중 앞에 나섰다. 흔하지 않은 로코 작품을 보여주겠다는 포부와는 달리 다소 아쉬운 연출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연기자로 변신한 박지훈의 색다른 매력은 돋보였다.

JTBC 새 월화드라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극본 김이랑·연출 김가람, 이하 '꽃파당')이 16일 첫 방송됐다.

'꽃파당'은 여인보다 고운 꽃사내 매파(중매쟁이) 3인방, 사내 같은 억척 처자 개똥이(공승연), 그리고 첫사랑을 사수하기 위한 왕(서지훈)이 벌이는 조선 대사기 혼담 프로젝트를 그린 작품이다. 조선에서 남성이 쉽게 할 수 없는 매파 일을 하게 된 사연 많은 이들을 조망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원작인 동명 소설 작가인 김이랑 작가가 극본을 맡아 새롭게 드라마로 선보이는 것.

해당 작품이 청춘들의 중매 로맨스를 선언한 만큼 매파 3인방, 즉 마훈(김민재), 도준(변우석), 영수(박지훈)는 수려한 외모를 강조하며 첫 등장했다. 그러나 '꽃파당'은 과거 인기 드라마들을 답습하고 있는 듯한 전개가 이어져 신선함을 떨어뜨렸다. 완벽한 세 매파의 모습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F4를 연상시켰다. 또한 이들과 달리 억척스럽고 쾌활한 여성 개똥이는 '꽃보다 남자'의 생활력 강한 금잔디를 떠올리게 했다.

이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 아이돌이라고 해도 무방한 꽃미남 매파들 간의 시너지는 같은 퓨전 사극이었던 '성균관 스캔들'에 등장했던 인물들의 '브로맨스'와 별반 다를 것 없는 느낌을 선사해 '꽃파당' 매파들만의 독특한 매력을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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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꽃파당'은 퓨전 로코 사극에 걸맞은 분위기를 강조한 탓인지 어딘가 작위적인 연출과 뻔한 장면이 연속해서 그려졌다는 점도 아쉬운 점 가운데 하나. 마훈과 도준, 영수를 각각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인물의 매력과 개성을 드러내려 한 탓인지 조선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유행어를 사용하는 등 어색한 연출이 극의 집중도를 떨어뜨렸다. 특히 마훈과 개똥이의 계속된 악연을 그리는 부분도 마찬가지였다. 개똥은 아씨(이수지)에게 돈을 받고 아씨를 대신 해 중매를 나서며 처음 마훈을 만났다. 그러나 마훈이 개똥이 아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 아씨의 중매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심사가 틀어진 개똥은 마훈을 찾아가 아씨의 정성을 무시하고 중매를 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 따져 물었다. 뻣뻣한 마훈의 태도에 개똥은 이마를 부딪히며 강렬한 한방을 선사했으나 신선함은 없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1회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려졌다. 특히 개똥을 좋아하는 이수(서지훈)의 부탁으로 이수와 개똥의 중매를 위해 개똥을 재회한 마훈은 자신을 보고 놀라 도망가는 개똥에게 "청혼하러 왔소"라며 주어를 밝히지 않은 다소 뜬금없는 대사를 내놨다. 개똥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오르던 담벼락에서 미끄러져 마훈의 품 위로 안착했다. 두 사람은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묘한 분위기를 흘렸지만 해당 장면은 예측 가능한 순서대로 이어져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런 장면들은 '꽃파당' 제작발표회 당시 김가람 감독이 "꽃파당은 로맨스 극이라기보다 인물들의 성장 스토리에 주안점을 뒀다"라는 '꽃파당'의 매력을 채 살리기도 전에 작품의 흥미를 떨어뜨려 아쉬움을 더했다.

그러나 배우들의 호연은 눈에 띄었다. 특히 첫 성인 연기에 도전한 박지훈의 매력은 극이 흘러갈수록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가수에서 연기자로 본격적인 발을 뗀만큼 부담감도 없지 않았을 터. 박지훈은 매파들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조선 최고 패셔니스타이자 발랄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영수 역을 맡은 박지훈은 어색함 없는 연기로 이목을 끌었다. 첫 등장부터 극 중 캐릭터와 동화된 모습을 보여 김민재와 변우석 사이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압도적인 연기력을 드러낸 것은 아니지만 영수라는 캐릭터가 가진 활달함과 밝은 분위기를 각인시켰다는 점에서는 괄목할만하다. 특히 낯간지러울 수 있는 장면들도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표현해 소위 손발이 오글거릴 수 있는 장면들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박지훈과 김민재 여타 다른 배우들의 고군분투에도 '꽃파당'이 가지는 극 자체의 매력은 드러나지 않아 영민한 연출이 필요해 보인다. 뻔하지 않은 다채로운 연출이 가미됐을 때 극이 가지는 이야기의 힘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호연도 빛날 수 있기 때문. 앞으로 '꽃파당'이 조선 시대 청춘들의 현실적인 면모와, 캐릭터들의 성장을 담아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권세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꽃파당', 공식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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