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봄' 최선자 "삶 돌아보는 계기,母 그리워요" [인터뷰]
2019. 05.12(일)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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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민주 기자] 삶을 살아감에 있어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엄마와 딸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다. 갈등 속에서도 서로를 안으며 보듬는 것이 모녀의 관계고, 배우 최선자는 '엄마의 봄'을 통해 그 삶을 표현했다.

지난 8일 개막한 연극 '엄마의 봄'(연출 윤현식)은 엄마와 딸의 이야기로, 같이한 세월만큼이나 꼬여버린 모녀의 갈등과 애증 사랑 그리고 죽음이라는 운명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최선자는 극 중 알츠하이머에 걸린 엄마 역을 맡아 연기했다.

여자의 인생 중 가장 소중한 것은 엄마로서의 삶이라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엄마의 봄'에 재출연하는 최선자는 "처음에는 삶을 다시 들여다본다는 느낌으로 연기했는데 점차 작품에 깊은 애정이 생기더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극 중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엄마는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중에도 딸에게 만들어 줄 삼계탕 재료를 사러 갔다가 길을 잃는다. 이처럼 극본 속에 담겨있는 깊은 모성애가 심금을 자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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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는 모녀관계와 함께 사회적 문제가 미묘하게 섞여있다. 최선자는 "현대 사회는 개인을 우선시하고 이기주의의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나이 많은 사람들을 방치하는 현실이 극에 녹아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고령화 인구감소 치매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그가 느끼고 있는 솔직한 감정이었다. 연출을 맡은 윤현식 교수의 말처럼 소중함은 부재 없이 일어나기 힘들다. 최선자는 작품을 통해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이런 그에게는 엄마의 삶을 살면서 느끼는 아픔과 헌신을 표현하는 것이 중점이었다. '엄마의 봄'에서 싱글맘으로 배우의 길을 걸어온 엄마는 당신의 인생과 같은 삶을 살려는 딸을 이해하지 못한다. 최선자는 "엄마는 딸을 위해 꿈과 삶 등 모든 것을 포기한다"며 "자신과 마찬가지로 싱글맘으로의 삶을 선언한 딸이 배우가 되기를 원하자 이를 극구 말린다"고 내용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꿈을 내려놓지 못했던 엄마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 홀로 연기를 펼치다가 경비원에게 쫓겨난다. 최선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이번 작품은 삶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마련해줬다.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했었다"며 추억을 되새기던 최선자는 "무슨 이유 때문에 이 나이에 '엄마의 봄'이 나를 찾아왔을까 생각했다"고 극본을 처음 받았을 때를 회상했다. 연극을 준비하는 동안 인생을 되짚어보고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사실 엄마로서는 모범적인 삶을 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 속 주인공인 엄마는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딸을 위한 삶을 살아요. 엄마로서의 길을 걷는 모습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연극에 동참하고 있답니다"

과거를 회상하던 도중 부모를 떠올렸다. "엄마는 잔치 집에 가면 춤을 추셨다. 아빠는 장구를 잘 쳤다고 들었다"며 옅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런 것들이 자신에게 고스란히 피로 온 것 같다며 부모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친언니는 방송국 아나운서, 조카는 가수, 두 딸 또한 예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니 그야말로 예술가 집안이었다.

치매를 실제로 겪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최선자는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치매를 앓는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는 알 수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내 남편도 많이 아팠었다. 치매를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수발을 드는 사람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김영서는 자신의 경험담을 녹인 대본을 쓴 만큼 알츠하이머에 대한 이해도가 깊었다. 그는 아빠가 치매를 앓고 있음을 털어놓은 것. 김영서는 "아빠가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후 벌써 3~4년의 시간이 흘렀다"고 이야기했다. "아빠가 나를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육 남매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옛날로 돌아가 있는 아빠가 귀여울 때도 있지만 엄마가 무척 힘들어하더라"며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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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이야기를 극본에 담아낸 김영서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던 최선자는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이처럼 서로 상호작용하며 모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다.

'엄마의 봄'은 7월 25일 미국 애틀랜타 초청공연을 시작으로 뉴욕 등에서 무대를 이어간다. 범위가 점점 넓혀지고 있다며 미소를 띠던 최선자는 "엄마와 딸의 애틋한 관계를 통해 관객들을 치유해주고 싶다. 이 작품이 어떻게 쓰일까 기대를 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림자처럼 지나가는 배역도 좋으니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연기를 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인생을 사는 동안 겪은 것을 풍성하게 나누고 격려하는 삶을 살겠다"며 "선한 영향력을 전달함과 동시에 행복을 전해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간 성실하게 목표를 바라보면서 살아왔어요. 꿈이라는 보석을 두고 소중하게 닦아왔던 것 같아요. 보석을 품은 채 스스로를 닦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마찬가지예요. 그렇게 해야 복이 오고 길이 열리고, 마침내 내 것이 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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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민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최선자, '엄마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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