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Y 캐슬’ 한국인·입시교육 스케치한 거친 통속극 (종영) [종합] |
| 2019. 02.02(토) 0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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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스카이 캐슬’이 2018년과 2019년을 뜨겁게 장악한 비결은 무엇일까.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남긴 재미와 의미와 카타르시스는 각자의 성향, 가치관, 인생 경험치에 따라 달라질 몫이지만, 확실한 것은 ‘스카이 캐슬’이 인간의 나약함과 추함을 전제한 통속 풍경을 몹시 세밀하게 스케치해냈다는 점이다. 조망해도 가까이에서 들여다봐도 뚜렷한 일종의 시의적 점묘화였을까. 1일 밤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스카이 캐슬’(SKY 캐슬, 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 최종회 20부에서는 대한민국 상위층이 모여 사는 스카이 캐슬 사람들 한서진(염정아), 강준상(정준호), 이수임(이태란), 황치영(최원영), 노승혜(윤세아), 차민혁(김병철), 진진희(오나라), 우양우(조재윤), 입시전문가 김주영(김서형), 강예빈(이지원), 강예서(김지윤), 죽은 김혜나(김보라), K(조미녀), 황우주(찬희), 차서준(김동희), 차기준(조병규) 등을 둘러싼 욕망의 결말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모든 인물들이 그간의 자기 욕망에 따른 사고를 반성하는 향로가 전개됐다. 김주영은 자신의 죗값을 치르는 동시에 한서진의 아이를 향한 욕망을 지적하며 “어머니도 저랑 다르지 않다”라며 인간의 추악한 내면을 인정하라고 종용했다. 한서진 역시 이를 부인할 수 없었다. 아이를 사랑했지만 그것은 자신의 욕망을 투영시킨 일종의 자기 방어 기제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남편들 역시 속물근성은 여전했으나 혜나의 죽음 뒤로 사태를 반성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차민혁은 교양 있는 아내 노승혜가 억압을 받는 아이들을 데리고 탈출을 시도하자 가정의 소중함을 느꼈다. 민혁은 승혜에게 교육관을 바꾸겠노라 약속했다. 우주는 혜나 죽음 이후 많은 것을 느꼈다며 한국의 입시제도에서 탈출하고자 자퇴를 선언했다. 차기준, 차서준 역시 고3을 일종의 성공 욕망 도구로 보는 학교 입시 시스템에 반기를 드는 선택을 했으며 우양우 진진희 부부 역시 아들을 압박하는 교육 행태를 중단했다. 친딸까지 잃은 강준상은 한서진과 스카이 캐슬과 병원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예서는 이제 자기주도학습을 해보겠다며 한서진에게 본래의 밝은 성미를 드러냈다. 세 가족은 세상을 떠난 혜나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그간의 복잡다단한 사고들을 잊게 하는 이상적 결말이었다.
‘스카이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 표본이 모여 사는 스카이 캐슬 안에서 일어나는 욕망의 소용돌이 사건을 파노라마처럼 조직화한 드라마다. 상류층 사모님으로 대변되는 한서진, 노승혜, 진진희, 이수임은 기본 욕망이나 가치관의 방향이 모두 다른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일종의 폐쇄된 마을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플롯들은 인간이라는 다면체적 이면을 엿보게 했다. 여기에 흑마녀와도 같은 입시전문가 김주영이 침투해 이들의 욕망을 흔들고 균열을 일으킨다는 설정이 가미돼 스토리 갈래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에게 쓸쓸한 안도를 안긴 것은 극 초반 몽환적일만치 미스터리한 절대 인물로 보였던 김주영 역시, 종국엔 캐슬 사모님들과 다를 바 없이 자신만의 내밀한 상처와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으로 귀결됐다는 점이다. 상류층의 저열한 기득권 유지 욕망을 포커스로 한 드라마인 만큼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대목들이 잦았다. 가령 플롯 전반에 죽음,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 막장 코드들도 적지 않게 등장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 같은 자극 속에서 상류층으로 대변되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와 실패와 나락을 겪는 모습에 때론 연민을 느꼈고 때론 쾌감을 느꼈다. 특히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하는 시기, 질투, 콤플렉스 등의 어둔 감정을 더할 나위 없이 생생하게 묘사한 것은 유현미 작가가 이 드라마를 통해 증명한 대중드라마 작가로서의 재능이다. 하지만 ‘스카이 캐슬’은 때론 아침드라마 스타일의 막장 전개를 조장해 시청률을 견인했다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가령 혜나의 죽음에 따른 우주(찬희) 범인 몰기 플롯은 말초적 자극에 가까운 대사들로 이루어지며, 도리어 일부 시청자들의 불쾌감과 중도 하차를 유발하기도 했다. JTBC는 개국 초창기부터 정성주 작가의 ‘아내의 자격’ 등을 필두로 상류층의 허례허식과 이면을 속속들이 파헤친 통속드라마 계보를 이어왔다. ‘스카이 캐슬’이 상류층 제재 드라마 특유의 날카로운 풍자메시지를 뚜렷하게 부상시켰느냐의 판단은 시청자 각자 몫일 것이다. 다만 ‘스카이 캐슬’은 보편적인 인간의 추악함을 거친 듯 디테일하게 묘사했고, 이로써 그 자리에서 그대로 무너지거나 혹은 반성에 이르는 인간의 최종 두 가지 갈림길을 가늠해보게 했다. 드라마는 단연 2019년을 뜨겁게 타오르게 만든 ‘TV 통속 문학’이었다. 더불어 누군가에게 ‘스카이 캐슬’은 한국의 입시 교육 폐단에 관한 대표적인 생태보고서로 기억될 것이다. 힘들고 지난한 학업을 이어가는 대한민국의 아이들, 그들을 뒷받침하며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는 다양한 계층의 학부모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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