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왈” 사이먼 도미닉의 능력어필
2018. 10.30(화) 20:13
사이먼 도미닉 왈 기안84 파로아 먼치
사이먼 도미닉 왈 기안84 파로아 먼치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치기 어린 듯 비범했던 언더 시절부터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인기 래퍼로 자리 잡기까지, 사이먼 도미닉(쌈디)이 기어코 놓지 못한 단 한 줄기의 애증은 음악이었다. 인간미 넘치는 정기석은 한국 방송계의 예능인으로 활약해도 좋을 테지만, 무엇보다 가수 사이먼 도미닉일 때 좀 더 정기석이라는 본질에 가까워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래퍼로서의 이 남자는 언제나 파격적이고 새롭다. 사이먼 도미닉이 30일 저녁 6시 국내외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새 디지털 싱글 ‘왈(Feat. Pharoahe Monch)’을 전격 발매했다. ‘왈’은 놀랍게도 발매 동시에 각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랭킹되며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평일 오후 6시는 다양한 가수들의 다채로운 신곡들이 발매되는 시간이다. 하지만 웬만한 유명 가수들이어도 발매한 음원이 곧장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일은 흔치 않다.

하지만 사이먼 도미닉은 그 일을 가능케 했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 중인 그의 활동 정황 상, 예능 자체가 불러일으킨 파급력일 수도 있다. 더군다나 이번 신곡 ‘왈’은 같은 프로그램 출연자이자 대세 웹툰 작가 기안84와의 아트 컬래버레이션 작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이먼 도미닉의 음악을 향한 힙합 원조 마니아들과 대중들의 광범위한 호기심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사이먼 도미닉은 언더 시절부터 천재 래퍼라 불리며 음악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는 계단을 밟아가듯이 차분하고 탄탄하게 자신의 인지도를 높였고 명실상부 성공한 래퍼가 됐다.

성공은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기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사이먼 도미닉이 성욕, 식욕, 수면욕이 모두 없어질 정도로 극심한 작업 스트레스를 토로한 것은 방송 콘셉트 만은 아닐 것이다. 성공은 짧은 쾌락이다. 아티스트에게 창작은 숙명이요, 그만큼의 무시무시한 번뇌를 안긴다. 오늘날의 그에게 랩은 기쁨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 속에서 고통으로 침잠한다.

‘왈’은 때론 잘났지만 때론 못난 자아를 치열하게 분석·성찰해 온 사이먼 도미닉의 또 다른 자서전이다. 가령 ‘잘난 플랜 에이(plan A)는 내 하찮은 플랜 비(plan B) / 성공은 내 드라마 전 시즌 중에 고작 하나의 에피’ ‘내가 외모 빨이라니 닥쳐 실력이 우선 서티파이드(certified)’이라는 대목은 여전히 음악을 잘 하고 싶은, 이 젊은 아티스트의 무한한 욕심을 보여준다.

‘내가 반했던 힙합은 이런 느낌의 앤썸(anthem)’ ‘야 내 존재는 니네 기준보다 훨씬 더 높아’라는 대목 역시 같은 맥락이다. 사이먼 도미닉은 그 무엇보다 힙합 래퍼로서의 재능과 역량을 인정받고 싶은 일 중독자다.

기안84가 작업한 ‘왈’ 커버 아트워커에는 사이먼 도미닉의 롤모델이자 이번 곡 피처링에 참여한 파로아 먼치(Pharoahe Monch) 캐릭터가 묘사됐다. 여전히 근사한 누군가를 닮고 쫓아가고 싶은 욕망, 더 나은 능력을 증명하고자 하는 야망이 노래 곳곳에 묻어나 있다. 그가 식욕, 성욕, 수면욕을 잠시나마 잃는다 한들 ‘일 욕심’만큼은 여전히 소멸될 리 없다는 방증이다.

사이먼 도미닉은 올해 35살의 남자다. 어느 덧 30대 중반, 그는 많은 것을 이뤘지만 그 대가만큼의 비탄과 공허를 느끼기도 한다. 최근 사이먼 도미닉은 박재범이 수장으로 있는 AOMG의 공동 대표직에서 자발적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곧장 기습 신곡을 통해 박재범과의 항간의 비교에 부담감을 느꼈다며 눙치는 것도 그만의 방식이었다. 사이먼 도미닉의 실질적 속내가 어떻든 간에 그는 영리한 신변 정리도 서슴지 않는다. 자기 안의 랩에 더 몰두하기 위함이다.

여전히 얼굴보다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고, 힙합에 관한 기준점도 높게 설정한 완벽주의자이기 때문일까. 어쩌면 다행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여전히 사이먼 도미닉의 신곡들을 지속적으로 감상할 수 있을 테다. 그가 방구석에서 홀로 감내한 창작의 고통을 볼멘소리로 토로한다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들어줄 용의가 있다. 언제고 그의 랩을 뜯고 맛보고 씹을 수만 있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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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AO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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