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결' PD "10년된 맛집, 계속 찾아주셔서 감사했어요" [종영기획②]
2017. 05.14(일) 07:15
우리 결혼했어요 종영
우리 결혼했어요 종영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아쉬워요. 다른 표현은 없을 것 같아요."

10년 만에 시즌 종료를 선언한 MBC 대표 장수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의 김선영 PD는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금 '우결'을 맡고 있는 허항 PD와 저는 '우결'을 만든 사람들이 아니다. 예능국에 있으면서 조연출 때 '우결'을 했었다. 막내 때 들어와서 편집하면서 겪은 커플도 있고 연출이 돼서 만들어낸 커플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연출 후 연출로 다시 돌아온 거라 마음에 애틋했던 프로여서 더 아쉬웠던 것 같다"고 했다.

"마무리 소감이라 하면 10년 동안 했던 수많은 PD들이 해야할 것 같아요. 처음 만드신 분, 핫할 때 이끄신 분들이 해야 할 거 같은데 현재 하고 있는 PD가 대답을 대신 하는 거라. 그 선배들께 여쭤보면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할 거 같고 그 사랑을 저희가 잘 이어갔어야 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잠깐 쉬게 돼서 많이 아쉬워할 거 같아요."

'우결'은 지난 2008년 첫 방송 후 무려 10년간 신애 알렉스, 서인영 크라운 제이, 조권 가인, 최민용 장도연 등 수많은 스타커플들을 배출해내며 시청률, 화제성 면에서 크게 선전했다. 김선영 PD는 '우결'의 오랜 인기 비결로 '결혼'이라는 소재를 꼽았다.

그는 "결혼이 대한민국의 많은 분들이 겪는 현실이지 않느냐. 가상 결혼생활이지만 결혼 생활에 대한 로망도 보여줬었고, 현실도 보여줬었고, 마냥 달콤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맨날 티격태격 싸우는 것도 아니고 결혼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는 결혼하면 이렇게 해야겠다' '저런 남편과 결혼하고 싶다' 등 결혼 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결혼한 사람들 같은 경우는 '그래 맞아. 원래 저렇게 떨려' 그런 식으로 현실이 겹쳐지게 돼 공감 포인트가 생겼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결혼이라는 주제를 관통했던 프로그램이라 사랑도 받았고 논란도 있었던 것 같다. 사회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게 결혼이지 않느냐. 결혼을 하든 안 하든 누구나 결혼에 대해서 고민할 거고. 본인들이 살아가면서 당면하는 문제를 프로그램의 다양한 커플을 통해서 볼 수 있었을 거다. 정말 100인 100색이지 않았느냐. 대한민국 사회에서 특이하게만 할 수 없으니까 신혼집, 신혼여행 등 공통적인 부분이 있긴 했어도 다 다른 생활이었으니 그런 점에서 공감을 해서 봐주시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우결'의 마지막 커플인 최민용 장도연(최장) 커플을 담당한 김선영 PD는 특히 두 사람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이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는 "최장 커플은 많이 아쉽다. 무엇보다 이 커플 같은 경우는 섬에서 어떻게 부부 생활을 해나갈지 본인들이 설렘이 컸던 커플이라서 '뭐를 해야지' 그런 것들이 되게 많았다. 시청자들에게 이들의 결혼생활이 끝났다고 표현하기는 싫다. 하차가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 촬영에서 본인들이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마지막 모습이라는 생각에 많이 아쉬워했고 최민용 씨가 아내도 그렇고 제작진도 많이 감동시켰다"고 밝혔다.

김 PD는 뿌듯하거나 힘들었던 기억에 남는 여러 순간들을 묻는 질문에도 모두 최장 커플의 예를 들었다. 그는 "힘들었다기 보다는 사람이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를 때 불안하지 않느냐. 남편 분이 섬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신혼생활이 가능한 섬을 알아보러 다니는데 섬에서 실제로 어떤 터전을 잡고 방송한 게 아니라서 야생의 자연미도 있으면서 로맨틱한 결혼생활에 적합한 곳을 찾느라 몇 개월이 걸렸다. 이 섬 가서 보고, 저 섬 가서 보고, '이 섬에서는 어떤 결혼 생활이 펼쳐질까', '이 섬은 도시에서 온 아내 분이 놀라진 않을까' 고민이 많았다. 신혼 생활을 준비해드리기 위해서 힘들었다기 보다는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국화도라는 예쁜 섬이 구해졌다"고 떠올렸다.

또 그는 "장도연 씨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애청자라고 해서 사연을 넣었는데 실시간으로 된 거다. 라디오긴 하지만 다른 방송과 실제 생방송으로 연결이 돼서 사연이 읽혀지는 경험이 너무 신기했다. 최민용 씨는 실제로 송골매 팬이었고 '복면가왕'에도 '배철수의 복면캠프'란 별명으로 나갔다. 장도연 씨도 워낙에 '음악캠프' 마니아라 6시만 되면 듣는다더라. 제작진도 연결이 돼서 너무 좋았다. 비가 추적추적 와서 분위기가 다운돼 있었는데 그 거 하나로 기쁨과 감동이 있었다. 그 여운으로 배철수 선생님이 스페셜 방송 내레이션도 해주셨다. 주례는 아니지만 두 커플과 인연이 있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선영 PD는 '우결'을 오래된 맛집이라고 표현하면서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는 "10년 가까이 된 맛집이지 않느냐. '무한도전'은 여전히 잘 팔리고 많이 찾아주시는 맛집이고, '우결'은 상승세도 하락세도 있었는데 기복은 있었지만 계속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었고 '그 집 맛있다더라' 사랑해주시는 분들도 계셨다. 다른 프로그램이랑 다르게 '우결'은 프로그램에 크게 관심이 없는 분들도 누가 새로 들어갔다더라 관심 가져주시고 이슈가 되더라. 어떤 메뉴가 개발되는지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던 프로그램이다"고 멋들어진 비유를 했다.

"실제 맛집에 찾아가면 '주인장 개인 사정으로 잠시 휴업합니다' 그런 것처럼, 저희도 더 좋은 메뉴로 찾아오기 위해서 휴업하는 느낌이에요. 저희가 몇 번째 주방장일지도 모르는 너무 오래된 프로잖아요. 몇십개 메뉴를 만들어낸. 지금 잘 팔리는 메뉴가 있어서 아쉽긴 하지만 더 좋은 메뉴로 찾아오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MB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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