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불륜' 김혜수, 1mm 전진을 위해 [인터뷰] |
| 2026. 09.09(수) 1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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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김혜수 |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데뷔 41년 차. 수많은 작품과 캐릭터를 거쳐왔지만 김혜수는 여전히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들여다보고, 1mm씩 나아가는 중이라고 말한다.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속 인플루언서 박경희 또한 이러한 김혜수의 시선 안에서 철저한 노력과 계산 하에 완성된 인물이었다. 최근 공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극본 정은경 박수린·연출 이창희, 이하 '지금 불륜')는 행복한 가정을 팔아온 인플루언서 박경희 임재홍(김지훈) 부부와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는 피부과 의사 안수정(조여정) 주보성(김재철) 부부가 불륜조차 하찮아지는 감당 불가한 비밀로 얽히면서 폭주하는 연쇄 추돌 블랙 코미디다. '살인자ㅇ난감' '타인은 지옥이다'의 이창희 감독이 연출을 맡고,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황동혁 감독과 김지연 제작자의 퍼스트맨 스튜디오가 제작을 맡았다. 김혜수는 인플루언서 박경희 캐릭터를 연기해 변신을 꾀했다. '지금 불륜'은 제목 그대로 '불륜'은 더 이상 아무렇지도 않은 문제처럼 보일만큼, 거대한 사건이 연쇄적으로 터져 나오는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역대 한국 드라마 블랙 코미디의 계보를 다시 썼다는 평가도 나온 바, 김혜수를 끌어 당긴 지점 또한 이러한 부분이었다. 김혜수는 '지금 불륜'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최근 본 대본 중 특별히 재밌었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는 "블랙 코미디는 일반 대중 관객들도 좋아하시는 장르다. 특히 '지금 불륜'은 각 인물들이 각자의 가정을 지키려는 이유와 방식이 다 다르기에 거기서 오는 부조리에서 출발하는 드라마다. 억지 웃음이 아닌 여운이 있는 웃음이 잘 그려진 대본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생각보다 굉장히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계산하고 조율해서 연기해야 하는데, 나름대로 세심하게 한다고 했는데도 놓친 부분이 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불륜이라는 거, 사고라는 거, 부모에게 아이의 문제 등 다른 드라마에서도 굉장히 많이 다뤄진 소재다. 그럼에도 이런 소재를 인간의 민낯을 드러내기 위해 작가님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사용했는가.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게 참 좋았다"라고 말했다. 처음 미팅에서 감독과 작가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않았다며 "겸손하지만 내적 자신감이 충만하시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이 정도의 대본인데, 너는 준비가 됐니?' 하는 느낌이었다"라며 웃었다. 김혜수가 연기한 박경희는 밑바닥부터 시작해 지금의 대형 인플루언서 자리까지 올라온 인물이다. 그만큼 다층적인 면모를 지닌 캐릭터로, 성공한 지금의 삶을 놓치지 않기 위한 몸부림, 부유한 삶을 과시하며 우아한 척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거친 언사를 일삼는다. 김혜수는 이러한 박경희를 표현하기 위해 그의 화려하고 두드러지는 외관을 하나의 극적 장치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박경희는 성공한 인플루언서고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인물이지만, 그런 사람이 예기치 못한 상황과 사건 앞에서 어떻게 하나씩 민낯이 드러나는지가 가장 큰 포인트라고 생각했다"라며 "상류층에 입성했지만 그 안에서 겉도는 것 같은 내부적인 불균형, 그럼에도 가족을 지키려는 경희의 치열함. 경희만의 방식. 이런 것들을 생각하며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 '경희가 온전히 정직할 수 있는 인물인가'라는 질문 하나를 붙들고 내내 연기에 임했다고도 덧붙였다. 평소 유튜브도 즐겨보지 않는다는 김혜수지만, 박경희의 외피를 만들기 위해 일일이 인기 유튜브 채널, SNS 등을 섭렵하며 실제 인플루언서들을 직접 분석했다고도 했다. "조회수 높은 콘텐츠 위주로 봤다. 요리, 가구, 패션 등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공통점을 분석하고, 어떻게 대중들과 소통하는지를 들여다봤다"라며 "박경희가 밑바닥부터 성장하는 가족 서사를 함께 셀링한 케이스다 보니, 실제로도 처음부터 자신의 공간을 완벽히 오픈하며 성공한 케이스를 중점적으로 살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의상은 성공한 셀럽들의 외관을 참고해 유사하게 제작을 했다고. 수십년간 톱스타로 살아오며 여러 화려한 차림을 선보여온 김혜수다. 특히 오랜 시간 청룡영화제와 함께해 온 터라, "화려한 드레스와 함께해 온 기존의 이미지를 덮기 위해, 캐릭터적으로 좀 더 두드러지는 화려한 이미지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촬영 현장에 대한 여러 뒷이야기도 이어졌다. 김혜수는 제작진을 향한 신뢰를 드러내며 조명과 미술, 촬영 파트별로 심도 있는 사전 회의가 이뤄진 끝에 심미적인 여러 장면들이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구나, 장르적인 재미와 심리적인 재미, 상황에서 오는 서스펜스도 사전 회의가 됐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하며, 특히 양쪽 가족이 처음으로 만나는 골목 장면을 전체 세트로 제작해 촬영했다는 점을 꼽았다. "외부 바람, 날씨, 온도에 크게 제약받지 않아서 어떤 지점을 집중해서 보여줄 수 있었다. 감독님의 선택 덕에 외부 환경보다는 상황에 오히려 집중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대본에 대한 신뢰도 컸다. "사실 작품 속 사건은 어떻게 보면 새롭지 않다. 불륜, 예기치 못한 사고, 자녀들 문제 등은 다른 드라마에서도 굉장히 많이 다뤄진 소재다. 그럼에도 이런 소재를 인간의 민낯을 드러내기 위해 작가님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집필을 했는지,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대본 상에 배우가 세세하게 분석해 해낼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치밀하게 잘 계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가지로 합이 좋았다"라며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혜수가 기억에 남는 명장면으로 꼽은 순간은 네 사람이 한꺼번에 맞부딪히는 7화 속 한 신이었다. "너무 중요하고 재밌는데 겁이 났다"며 "단 하나의 장면으로 모든 것이 폭발적으로 드러나야 하는데, 작가들이 정말 과감하더라. 보는 사람들은 다 안다, 대본을 보면서 이건 정말 특히 더 잘해야 한다는 걸"이라고 말했다. "각자 치열하게 준비하고 첫 리허설에서 합을 맞추며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시너지가 긍정적으로 작동한 현장이었다. 7부가 아마 이야기의 정점인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현장에서의 반응이 좋았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대중의 호평으로 이어질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늘 어렵고 두렵지만 그럼에도 현장에서 모두가 서로 잘 준비를 해오고, 의견을 많이 나눈 뒤 합이 잘 맞는 걸 느끼는 순간에는 정말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41년 차 배우, 모든 것을 이룬듯한 스타 김혜수에게 앞으로의 지향점을 묻는 질문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 있겠으나, 그는 여전히 연기에 목 마르다고 답했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경이롭고 부럽다. 후배라는 개념도 없다"라며 "나도 연차가 있지만 그들과 똑같은 배우고, 매번 나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서 촬영 현장이 괴롭기도 하고 즐겁지만은 않다. 모든 배우는 불안함을 안고, 괜찮은 척 또 해내는 과정을 거친다"라고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여전히 수많은 드라마, 영화의 신작을 섭렵하고, 눈에 들어오는 배우가 있으면 휴대폰 메모장에 차곡차곡 메모를 해둔다. 배우 뿐 아니라 작품의 이름, 감독, 작가, 심지어 평론가까지 김혜수의 수첩 안에는 분야를 막론하고 그를 자극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빼곡하다. 김혜수는 "외부에 관심이 많다기 보다는 오롯이 내가 자극 받고 싶어서 메모를 한다. 내 일을 더 잘해내고 싶은 마음에 하는 행동들 중 하나"라며 "나의 부족한 부분은 내가 잘 알고 있다. 나 자신을 잘 아니까. 취약한 부분을 모른 척 할 수가 없다. 자극 받고 노력하면 드라마틱하게 성장하지는 못하더라도 1mm라도 나아지니까"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오랜 시간 스크린 위를 지켜온 김혜수는 여전히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중이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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