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주년’ 엔시티 127, ‘블링이’로 증명한 퍼스널리티 [가요공감]
2026. 08.31(월) 11:00
엔시티 127
엔시티 127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K팝의 본거지 서울에서 출발해 고유의 장르 네오를 개척하며 압도적인 에너지로 한계를 끊임없이 돌파해 왔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시간을 걸어온 엔시티 127(NCT 127)에게 서울, 네오, 에너지는 정체성임과 동시에 자부심이 됐다. 이제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엔시티 127의 퍼스널리티는 그 자체로 하나의 범접할 수 없는 장르가 됐다.

엔시티 127(쟈니 태용 유타 도영 재현 정우 해찬)이 지난 24일 정규 7집 ‘블링이(BLINGY)’ 발매와 함께 가요계에 컴백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 2024년 정규 6집 ‘워크(WALK)’ 이후 약 2년 만에 발매하는 새 앨범으로, 군 입대로 자리를 비운 도영 정우를 제외한 5인 체제로 컴백 활동을 이어 나간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 ‘블링이(Blingy)’를 포함한 총 9곡으로 구성, 힙합을 중심으로 록, 팝, 인디 팝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엔시티 127만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다시 한번 견고히 증명한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엔시티 127은 이번 앨범을 통해 함께 쌓아온 여정을 돌아보는 동시에, 팀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원팀’의 결속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변함없이 자신들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담았다. 이에 이번 앨범을 엔시티 127을 이루는 세 가지 정체성, 서울과 네오, 그리고 에너지에 맞춰 짚어봤다. 이 세가지 정체성이 어떻게 이번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지 그 궤적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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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엔시티 127의 출발점에서 ‘근본’을 외치다

엔시티 127은 데뷔 10주년이라는 이정표 앞에서 다시 자신들의 출발지인 서울로 향했다. 팀명에 새긴 서울을 다시 한번 전면에 내세운 것은 새 챕터의 시작을 가장 본질적인 곳에서 출발하겠다는 결의로 읽힌다. 지난 2016년 데뷔 당시 K팝의 본거지인 서울을 기반으로 전 세계 무대를 누비겠다던 당찬 포부와 초심을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금 되새기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이틀곡 ‘블링이’에서 “Ooh blingy eyes on my city”라는 가사는 엔시티 127이 자신들의 기반인 서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서울에서 출발해 그동안 글로벌 무대를 누비며 수많은 기록을 세워 온 엔시티 127이 가장 반짝이고, 또 화려하게 빛날 수 있는 도시는 결국 자신들의 홈그라운드라는 선언이 짜릿한 전율을 선사한다. 글로벌 투어를 돌며 수많은 해외 도시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엔시티 127의 정체성은 변함없이 서울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수록곡 ‘레거시(Legacy)’는 이러한 서사가 더욱 확장돼 있다. “Ay whats up Seoul”이라는 과감하고 직관적인 인사로 포문을 열고, 팀의 본거지인 서울이라는 도시 위로 긍정의 에너지를 널리 퍼뜨리겠다는 포부를 파워풀한 힙합 비트 위에 피워냈다 단순히 지리적인 위치를 넘어, 하나의 굳건한 상징이 된 ‘서울’을 향한 애정이 곡 전반에 짙게 깔려 있다.

특히 “어둠에 Neon flash, 서울의 Signal flash”라는 가사처럼, 화려한 도시의 이면에 존재하는 혼란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초록빛 궤적을 남기겠다는 다짐이 인상적이다. 10년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엔시티 127의 유산이 서울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증명한다. 변화무쌍한 트렌드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길을 걸어온 궤적이 서울이라는 역동적인 도시의 이미지와 절묘하게 맞물려 들어간다.

멤버 전원이 가창에 참여한 ‘127 Million Miles’에서도 이러한 공간적 상징성이 이어진다. 아무리 먼 우주적 거리에 떨어져 있어도 결국 “초록빛에 물든 세상이 마침내 우리란 걸 발견해”라는 가사는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서울이라는 구심점으로 모여드는 결속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지난 10년의 여정을 회고하는 ‘아이 민, 잇츠 어바웃 타임(I mean, It’s about time)’이 더해지며 서사는 한층 깊어진다. “10년이란 시간 속 지나온 많은 계절”을 되돌아보며, 다가올 미래 역시 변함없이 서로를 의지하며 걸어가겠다는 약속이 엔시티 127의 ‘원팀’으로서의 단단한 결속력을 체감케 한다.

글로벌 무대로 활동하는 팀이 가장 로컬한 정체성을 궁극의 무기로 삼는 이 역설이야말로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중심 축이다.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초심의 공간에서 다시 한번 세계를 향해 강력한 펀치를 날릴 준비를 마친 것이다. 엔시티 127은 팀의 상징적인 도시인 서울을 메타포로 다시 출발선에 서서 초심을 외치고 있다. 여기에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갈고닦은 역량이 더해지며, 데뷔 초의 풋풋했던 패기는 어느새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기세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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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엔시티 127의 퍼스널리티를 증명하다

엔시티 127의 두 번째 정체성은 ‘네오(NEO)’다. ‘네오’는 엔시티 127이 데뷔 초부터 못을 박고 시작한 음악적 정체성이다. 도전과 실험의 정신이 담긴 ‘네오’로 K팝 신에서 독보적인 음악적 스펙트럼을 쌓아온 엔시티 127이다. 이번 앨범이 데뷔 초기의 음악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메인 보컬인 도영과 정우의 군 복무 부재를 돌파하는 방식에 있다. 연차가 쌓일수록 대중성과 타협하거나 이지 리스닝 트렌드에 탑승하는 뻔한 공식 대신, 엔시티 127은 보컬 멤버들의 공백을 남은 멤버들이 무리하게 대체하려 애쓰지 않았다. 그 대신 현재의 5인이 가장 압도적인 화력을 뿜어낼 수 있는 힙합으로 앨범의 뼈대를 세웠다.

타이틀곡 ‘블링이’의 디스토션 신스 사운드와 챈팅 코러스는 데뷔 초반의 날것 같은 야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특히 곡의 구조적인 변화가 눈에 띈다. 그간 팀의 시그니처처럼 여겨지던 유려한 보컬 브릿지 파트의 비중을 과감하게 덜어내고, 타격감 넘치는 랩 파트를 대폭 키웠다. 빈자리를 방어하기 급급한 것이 아니라, 5명의 멤버가 낼 수 있는 시너지의 최대치를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했다. 대중의 귀에 억지로 맞추기보다, 자신들이 쏟아내는 소리에 대중이 귀 기울이게 만들겠다는 압도적인 기세가 엔시티 127의 데뷔 초 음악적 향수를 자극하는 이유다.

이런 타협 없는 태도는 수록곡 ‘아이케이알(IKR)’에서 더욱 직설적으로 빛을 발한다. “They call it NEO standard”라는 가사처럼, 엔시티 127은 타인의 기준에 맞추는 대신 자신들의 음악과 방식 자체가 새로운 표준임을 말한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쌓이는 동안 엔시티 127의 ‘네오함’은 난해함이 아니라 하나의 뚜렷한 장르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멋대로 판을 깨지”라는 ‘아이케이알’의 또 다른 가사는 엔시티 127이 보여줄 수 있는 파격에 한계치가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뻔한 방식을 거부하고 쉴 새 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겠다는 대담함이 인상적이다. 안전한 길을 두고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온 엔시티 127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트랙이다.

‘스텝 업(Step Up)’ 역시 ‘아이케이알’과 같은 맥락의 에너지를 이어간다. 90년대 특유의 묵직한 그루브 위에서 “어느 누구보다 우리다운 순간”을 외치는 엔시티 127의 목소리에는 그 어떤 위기와 혼란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돌파해 온 저력이 느껴진다.

이와 더불어 쉴 틈 없는 일상 속 힐링을 건네는 인디 팝 곡 ‘겟어웨이(Getaway)’와 “모든 순간이 전부 나였지”라며 있는 그대로의 나로 나아가겠다는 따뜻한 하이퍼 트랩 힙합 곡 ‘데이 애프터 데이(Day After Day)’를 나란히 배치해, 장르의 한계를 두지 않는 ‘네오’의 넓은 스펙트럼까지 완벽하게 증명해 냈다.

결국 엔시티 127이 말하는 ‘네오’란 단순히 시각적이나 청각적인 특이함이 아니라, 타협하지 않는 치열함이 만들어낸 엔시티 127만의 ‘퍼스널리티’다. 두 멤버의 공백 속에서도 5인 체제로 꽉 채워낸 사운드는 ‘네오’가 이제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엔시티 127만의 ‘퍼스널리티’임을 증명한다. 이들의 10주년 앨범이 그 어느 때보다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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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퍼포먼스의 신’ 엔시티 127의 독기와 기세를 확인하다

엔시티 127을 거론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세 번째 정체성은 바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뿜어내는 에너지다. 매번 연말 시상식 무대마다 칼군무와 흔들림 없는 라이브 소화력으로 팬덤을 넘어 대중을 열광케 하는 팀. 그 미친 기세로 ‘퍼포먼스의 신’이라는 수식어를 거머쥔 엔시티 127에게 에너지는 곧 팀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다인원 그룹에서 두 명의 멤버가 자리를 비웠음에도 무대의 밀도가 전혀 떨어지지 않는 이유 역시, 현재의 5인이 가장 폭발적으로 뿜어낼 수 있는 화력에 모든 핀트를 맞추고 정면 돌파를 택했기 때문이다.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시점에도 엔시티 127은 데뷔 초의 독기를 완벽하게 충전하고 무대에 오르는 뚝심을 보여준다. 연차가 찰수록 체력 안배를 위해 안무 난도를 덜어내는 것이 업계의 암묵적인 관행이다. 하지만 엔시티 127은 보란 듯이 고난도 안무를 들고 와 오직 자신들만의 에너지로 이를 돌파해 버린다. 피하기는커녕 정면으로 부딪혀 한계를 깨부수는 엔시티 127의 퍼포먼스를 볼 때마다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블링이’의 타격감 넘치는 퍼포먼스는 엔시티 127의 기세가 여전히 끓는점 위에 있음을 증명한다. 특히 태용이 안무 제작에 직접 참여해 팀 고유의 감각을 퍼포먼스에 더했다.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상승하는 에너지를 거대한 불꽃에 비유한 가사처럼, 힙합 동작 특유의 거친 질감과 완급 조절이 돋보이는 군무는 그야말로 시선을 압도한다.

이러한 엔시티 127의 에너지는 ‘피냐타(Piñata)’ 트랙에서도 돋보인다. 컴백 전 ‘KCON LA 2026’를 통해 선공개 된 '피냐타' 무대는 “주저하지 마 더 거침없이 Blow”라는 가사처럼, 5인 체제 엔시티 127의 기세와 에너지로 글로벌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안무 속에서도 느껴지는 엔시티 127만의 폭발적인 에너지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여전히 10년 전 데뷔 초기의 독기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던 5인의 퍼포먼스는 현재 진행형인 레전드 그 자체다.

결과적으로 이번 앨범은 1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순간을 맞이한 엔시티 127이 자신들의 본질을 어떻게 지켜내고 진화시키는지에 대한 증명이다. K팝의 중심인 서울을 기반으로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네오’ 콘셉트와 음악을 무대 위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로 입증하며 퍼스널리티를 다져 온 엔시티 127이다. 그런 엔시티 127이 또다시 한계를 부수며 써 나갈 새 챕터를 기대하고 또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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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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