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표절 가처분 기각…法 "실질적 유사성 없어"
2026. 07.23(목)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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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역대 흥행 2위에 오른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상대로 드라마 '엄흥도' 시나리오 작가 유족 측이 제기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23일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부장판사 신명희)는 드라마 '엄흥도'의 시나리오 작가 유족이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의 공동 제작사인 온다웍스,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및 배급사 쇼박스 등을 상대로 낸 영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제작사는 향후 영화를 극장 상영뿐만 아니라 항공기, 선박, OTT, DVD 제공 및 해외 수출까지 제한 없이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유족 측은 '왕사남'이 2000년대 방영된 드라마 '엄흥도'의 각본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며 상영 및 OTT 제공을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공동 제작사 온다웍스 측은 "표절 주장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재판부는 유족 측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왕사남'이 해당 드라마 시나리오에 따라 제작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소명할 객관적 자료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두 작품이 단종, 엄흥도, 한명회 등 실존 인물을 다룬 역사적 사실과 배경을 전제로 하고 있어 일부 유사한 소재나 설정이 발견되기는 하나, 표현 방식과 본질적인 서사 구조 측면에서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이뿐 아니라 재판부는 "유족 측 시나리오는 '유교적 충의 서사'를 핵심 정서적 주제로 삼고 있으며, 극 중 엄흥도가 처음부터 끝까지 단종에 대한 충성과 헌신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라며 "반면 영화 '왕사남'은 엄흥도가 마을을 살리기 위한 욕심으로 유배지를 자청하고 뜻밖에 폐위 왕을 맞이하게 되면서, 단종과 엄흥도 및 마을 사람들이 교류하는 과정에서 함께 변화하고 성장해 나간다는 점이 핵심 주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작품은 단종과 엄흥도의 관계, 전체적 줄거리, 주요 인물 설정 등이 전혀 다르며, 저작권법 보호 대상인 창작적 표현 형식에 있어 포괄적·비문언적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선을 그었다. 게다가 재판부는 '왕사남'의 시나리오를 수정한 장항준 감독이 유족 측의 시나리오를 사전에 접했을 가능성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화 '왕사남'은 지난 2014년 1761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에 이어 역대 국내 개봉작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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