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뽀블리가 왜 이렇게 열심히 살까 [인터뷰]
2026. 07.07(화) 15:15
배우 박보영
배우 박보영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데뷔 20주년을 맞은 '뽀블리' 박보영은 여전히 부지런히 산다. 밝은 얼굴 뒤에 괴물 같은 캐릭터를 얹고, 총을 든 채 먼지 구덩이를 구르고, 백상예술대상 트로피를 손에 쥐고도 "잘해야 다음이 있다"라며 부담감을 놓지 않는다.

최근 종영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는 밀수 조직의 1500억 금괴를 손에 넣은 희주가 탐욕과 배신이 뒤엉킨 아수라장 속에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금빛 욕망 생존 스릴러다. 박보영은 희주 역을 맡아 처음으로 범죄 스릴러 장르에 도전했다.

박보영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 희주 캐릭터에 나를 투영해서 읽기가 어려웠다. 원래 대본을 보면 내가 대사하는 연기 톤이나 목소리가 보이고 들려야 하는데, 희주는 나조차도 상상이 안 갔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골드랜드'에 욕심이 난 건 범죄 스릴러에서 여자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이유에서였다고. "기회가 왔을 때 욕심을 내보는 게 어떨까 싶었다"라며 데뷔 20년 차,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특히 감독의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다고. 박보영은 감독이 "사람들이 박보영을 보면 1500억 금괴가 손에 들어와도 돌려줄 것 같은 이미지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욕망에 눈을 떠서 가지려고 구르는 모습을 보여주면 다른 감정을 선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고, 그 말에 설득을 당했다고 말했다.

극 중 희주는 불행 속에서 자란 인물로, 우연히 손에 넣게 된 금괴를 지키기 위해 서서히 변화하는 인물이다. 박보영은 "희주는 단순한 욕망의 화신이 아니다. 지옥 같은 어린 시절을 벗어나고 싶었고,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도 못하는 환경에서 자랐다"라며 "돈이 있으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지만, 하기 싫은 걸 안 할 수도 있다는 희주의 대사가 결국 이 캐릭터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눈앞에 가질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거기에 아픈 엄마까지 더해지면서 희주의 조금씩 욕심이 커져가는 상황이 됐죠. 도망을 치면 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것들이 생겼고, 어쩔 수 없이 이 상황까지 왔으면 끝까지 가야 한다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금괴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들 사이에서 평범함에 가까웠던 희주가 점점 어두운 세계 안으로 끌려 들어가는 과정이 납득과 이해가 갔죠."

희주는 금괴를 찾기 위해 들이닥치는 폭력배들에게서 도망치며 여러 액션 장면을 선보인다. 대개는 두들겨 맞는 신이었다. 박보영은 "합을 짜서 멋있게 싸우는 액션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처절하게 하는 거라 좋았다"고 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총기 액션도 경험해 봤는데, 총이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김성철이 긴 대사를 소화하는 장면에서 총을 들고 있다 보니 너무 무거웠고, 나중에는 누가 밑에서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라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보영은 "먼지 구덩이에서 구르고 위에서 달려가고, 피도 흘렸다. 그런 경험을 기회가 되면 또 해보고 싶다. 처음보다는 두 번째가 낫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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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희주를 둘러싼 관계들도 박보영이 공들여 해석한 부분이다. 박보영은 우기(김성철)와 희주의 관계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두 사람의 관계를 사랑이나 우정처럼 한마디로 정의하지 않고 싶어 하셨다"라며 "마지막까지 관객이 의심하며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방송으로 볼 때 저건 사랑이다 싶었다. 우기가 너무 희생해서. 그러면서도 가족 같은 느낌도 섞여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말했다. 배우 김성철에 대해서는 "그렇게 '파워 E' 같은 친구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애드리브를 제일 많이 하는 배우였고, 대사가 끝나지 않았다"라고 했다. 우기와 비슷하게 장난기가 많고 애교도 넘쳤다고. "'누나 이거 했어?', '누나 밥 먹었어?'라고 질문하며 하루 종일 누나를 찾는다"며 웃었다.

이광수와는 이미 친분이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고. "원래도 키가 큰데 박 이사 분장을 하면 거의 2m가 되는 느낌이었다"면서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보니 덜 겁먹었던 것 같다"고 했다. 뒷부분에서 박 이사와 대립하는 장면에서도 덜 위축됐다고. 김희원에 대해서는 "전작에서 감독님으로 먼저 만나서인지, 자신감을 많이 실어주시고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피드백을 계속 해주셔서 다른 느낌의 아빠 같은 분이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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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배우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박보영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수많은 화제작을 남기며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고, 특히 지난 5월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JTBC 드라마 '미지의 세계'를 통해 방송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20주년을 기념해 그간의 모든 작품 속 박보영의 얼굴을 담은 사진전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작품과 작품 사이 쉬는 기간에는 착실히 일상을 보내며 삶의 밀도를 꽉꽉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열심히 사는' 뽀블리다.

박보영은 "원래 상 자체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이 아니었는데 백상은 워낙 큰 상이라,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라며 "마침 데뷔 20주년이기도 해서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된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스스로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갖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긴 것 같다. 다만 부담은 여전하다"라며 "이번 걸 잘해야 다음이 있고, 잘 못하면 한두 번의 기회는 더 있겠지만 언제까지 기회를 주실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매번 잘 해내야 다음이 있다는 부담감이 늘 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20주년 전시회를 갔다가 데뷔작부터 '골드랜드'까지 제 얼굴을 쭉 보고 왔어요. 밝았다가 괴물이 됐다가, 부지런히 열심히 살았구나 싶더라고요. 예전 같았으면 앞이 막막했을 텐데 요즘은 앞날이 조금 더 기대가 돼요. 어두운 캐릭터들을 연달아 소화했으니 다음엔 제 나이 대에 맞는 밝은 로맨틱 코미디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아졌죠."

박보영은 "그동안은 앞으로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대답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오래 해야지'라는 대답을 자주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20주년이 내 인생에서 정확히 어느 지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간 어딘가라고 생각하고 싶다했다. 해온 것만큼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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