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와~하다가 들뜬 내 모습 꼴 보기 싫어 경계"…'취사병' 박지훈의 중심 잡기 [인터뷰]
2026. 06.04(목)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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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들뜨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내가 재밌는 걸 하고, 거기서 배우는 게 중요하니까."

화제의 배우 박지훈은 훗날 폭풍이 될 수 있는 주변의 환호와 기대에 크게 휩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 카페에서 tvN 월화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 12부작 대장정을 마친 그를 만났다. 비운의 단종부터 순수한 이등병 강성재까지 박지훈은 데뷔 이래 가장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1600만 관객 신화에 이어 평균 7%의 시청률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박지훈은 연이은 흥행을 기뻐하면서도, 주변의 환호에 취해 들뜨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중심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박지훈은 6세인 2006년 '주몽', '왕과 나' 등 정통 사극을 통해 연기 세계에 발을 들였다. 정작 그는 아역 시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는 "6살이라 정말 기억이 안난다. 너무 어릴 때라서. 기억의 시작은 그냥 어린 제가 어느 날 집에서 TV를 보는데 누군가 막 화를 내는 장면이 방영되고 있었고, 제가 그걸 보고 '와 TV에서는 저렇게 화를 낼 수도 있는 거구나. 나도 이거 할래, 나 저런 사람이 될래'라고 마음 먹었던 일이다. 어머님도 지지해주셨다"고 희미한 과거를 회상했다.

최근 박지훈의 행보는 그야말로 거침이 없다. 전작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600만 관객이라는 초대형 흥행을 거둔 데 이어 차기작인 이번 드라마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그는 "대운이 들어온 것 같다"는 말에 "운명을 보거나 믿는 편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사랑해주시는 건 정말 감사하다. 좋게 봐주시고 그런 기운이 있다고 말씀해 주시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한 일"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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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라진 점이나 심경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그는 곰곰이 생각이 잠기더니 "정말 똑같다. 심경 변화나 달라진 건 딱히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상도 받고 좋지 않냐고 물어보시는데 물론 상인데 당연히 좋다. 하지만 상은 못 받아도 된다. 그냥 작품이 재밌어서 하는 것이다. 전 아직 제 안에 궁금한 모습이 참 많아서 그걸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주어진 임무를 잘 해내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배운 것이 있다면 '들뜨지 말자'라는 것. "들뜬 제 모습이 너무 싫고 꼴보기가 싫다"는 박지훈은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천만, 이런 얘기를 들으니 와~ 싶다가도 들뜬 내 모습이 너무 꼴보기 싫어진다. 심지어 그런 제 모습이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과분한 성과에 감사하긴 하지만 결코 들뜨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주변의 기대와 시선에 스스로 중심을 다잡기 위해 철저히 자신을 검열하고 있었다.

"어떤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한다. 그저 순간 순간 그때에 충실하자는 생각 뿐이다. 시청자와 에너지를 온전히 공감할 수 있는,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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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선택한 것도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군대라는 공간에 게임 연출을 접목해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 드라마에서 박지훈은 미역 옷을 입고 춤을 추고, 할머니 분장을 했다. 1000만 배우 타이틀을 등에 없고 누가 봐도 멋진 남자주인공을 해도 될 때 그의 선택들은 허를 찔렀다.

차기작으로 B급 코믹 장르에 도전한 이유는 뭘까. 박지훈은 "특정 장르에 대해 꺼리는 건 전혀 없다"라며 "B급 유머라는 것 자체가 본인(시청자)들이 라이트하고 편안하게 볼 수 있고, 유하게 볼 수 있는 장르라 오히려 이 작품에 더 끌렸다"고 답했다. 평소 본인의 성격에 대해서는 "평소에 유머러스한 사람은 전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재밌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고 말하면서도,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이 재미난 대본을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는 과정이 좋았고, 스태프 형들이랑 현장에서 한창 웃고 떠들었던 기억이 깊다"고 배운 점에 대해 얘기했다.

화제가 된 할머니 분장과 미역 옷 비하인드도 전했다. 그는 "성재가 햄버거의 맛을 보고 돌아가신 할머니를 회상하는 신인데, 원래 대본에 없었는데 감독님이 저한테 제안을 하셨을 때 고민이 컸다. 상대 배우가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려야 하는 중요한 감정 신인데, 제가 갑자기 할머니 분장을 하고 튀어나오면 공들인 감정의 분위기를 완전히 깨버릴 것 같았다.'이걸 과연 내가 하는 게 맞나' 싶더라. 그냥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촬영을 했다. 내가 그 신에 나오는 것 자체가 현장에서는 상대 배우에게 너무 죄송하더라. 보는 분들은 방송으로 보며 되게 웃긴 장면이라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현장에서 정말 어려웠고 고민을 되게 많이 한 신"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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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은 취사병 역 답게 극 중 화려한 칼솜씨를 뽐냈다. 실제 요리 실력은 어떨까. 요리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그는 "저는 이번에 요리랑 거리가 더 멀어진 것 같다. 요리가 결코 쉽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이번 작품을 선택한 배경에는 미지의 세계인 요리에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도 작용했다. 하지만 요리는, 익숙해지기에 너무 먼 세계다.

박지훈은 내년 군에 입대할 예정이다. 해병 수색대에 자원하고 싶은 소망도 여전하다. 하지만 취사병은 자신이 없다고. 그는 "전 강도 높은 강화 훈련이 좋다. 평소 번지 점프 등 액티브한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라서 훈련을 받아보고 싶다"라며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게 심해인데, 정말 깜깜한 바다 속을 두려워하는데 그 공포심을 이기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소신을 전했다.

팬들이 염원하는 그룹 워너원(Wanna One) 완전체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량 전했다. 박지훈은 "팬들이 워낙 많이 좋아해 주시니까 언젠가 꼭 한 번은 다 같이 모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추후 활동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다 함께 모이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9개 브랜드에 달하는 '광고를 찍었지만 아직 입금 전이라 얼마나 벌었는지 모르고, 그래서 부모님께 효도 선물도 못했다'는 그는 순진하게 웃어 보였다. 성공 가도 속에서도 스스로를 엄격하게 검열하며 중심을 잡는 배우, 큰 성취 앞에서도 들뜨지 않고 "그저 매 순간 충실할 뿐"이라 말하는 박지훈의 단단한 평정심은, 그가 앞으로 보여줄 연기 세계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YY엔터테인먼트,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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