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이, 맛좋은 음악적 일탈 [인터뷰] |
| 2023. 02.28(화) 07: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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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퍼 산이 |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랩지니어스' 래퍼 산이(San E)가 무려 8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정규 2집 '저스트 랩 쉿(Just Rap Shit)'은 제목 처럼 랩으로 꽉 채운 앨범이며, 힙합이라는 장르가 주는 특유의 무게감을 산이 특유의 색깔로 녹여냈다. 산이는 "인트로 포함해서 총 10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은 마지막 10번 트랙 '여름 끝 매미'다. 사실 이 곡을 타이틀로 생각하진 않았는데, 나중에 믹싱이 다 되고 들어보니 이 곡이 가장 2023년의 나다운 느낌이어서 타이틀로 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미와 매미소리를 되게 좋아하는데, 여름 끝날 때쯤에 떨어져 죽는 게 안타깝더라. 근데 그걸 보고 어떤 면에서는 힙합적인 키워드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네는 여름 끝 매미다' '너는 한철이다' 등 이렇게 표현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었다. 사실 제목으로는 너무 어색했다. 이런 표현을 안 쓰지 않냐. 그렇지만 일단 만들기는 해야 되니까 가재로 써놓고 나중에 바꿔야지 했는데, 오히려 나중에는 더 신선해 보이더라"라고 설명했다.
산이는 그동안 '눈치없긴' '미 유(Me You)' '한여름밤의 꿀' '맛좋은산' 등을 통해 여성 아티스트와의 환상적인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바. 새 콜라보 앨범에 대한 계획을 묻자 "언제든지 좋다"고 밝혔다. 산이는 "제가 좀 낯을 가리고 쑥스러움을 많이 탄다. 먼저 가서 '노래 너무 잘하던데, 저랑 곡 한번 해보지 않겠냐'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잘 못하겠더라. 근데 나중에 어떻게 하다 보면 오히려 그분들도 '산이 선배님들이랑 같이 하고 싶은데, 산이 선배님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라고 생각한 경우도 있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하고 싶은 가수로 주저 없이 레타(RETA)를 꼽았다. 그는 "지금 제가 함께 하고 있는 레타라는 친구가 너무 잘해서 같이 하고 싶다. 이 친구 음악에 너무 팬이다. 개인적으로 아는 뮤지션 중에 정말 톱3에 들 정도다. 이 친구에 대해 자랑하거나 홍보를 하려는 게 아니라, 들으면 '와~ 어떻게 여기서 이런 생각을 했지'라고 놀랄 때가 많다. 함께 하는 그날을 기다리겠다"고 두 손을 모았다.
현 가요계는 트롯과 걸그룹 음악이 패권을 쥐고 있다. 힙합 장르가 수그러진 현시점에 앨범을 내는 심경을 어떠할까. 산이는 "사실 제가 뭐 음악계에 평론가나 위치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땐, 현 가요계 시장 자체가 K팝 영향력이 워낙 글로벌적으로 크고, 제 데뷔곡인 '맛좋은산' 속 가사의 '대세는 여자그룹아이돌 / 근데 난 여자, 그룹, 아이돌 셋 다 아니고'처럼 여자 아이돌 분들이 너무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실 제 음악이 지금 트렌드가 아니기 때문에 의미가 없고 묻힐 수 있는데, 그렇다고 그 타이밍이 올 때까지 넋 놓고 기다리면 전 칼이 무뎌져서 뭘 하지도 못할 거다. 그래서 하고 싶을 때 내고, 준비해서 또 내면 되지 않냐. 흐름은 바뀐다. 그래서 묵묵히 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미 꿈꾸고 목표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고, 많은 걸 이룰 수 있도록 주위 분들이 도와줬기에 더 이상 큰 욕심보단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러면서 친구들이랑 즐거운 음악 하고, 이 친구들 역시 제가 사랑받았던 것처럼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이에 성적에 대한 기대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대를 했으면 이런 앨범을 낼 리가 없다. 대중성과는 아예 거리가 멀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일단 회사인 페임어스에 집중해서 신인 발굴하고, 소속 가수 앨범 열심히 만들고, 만약 반응이 좋으면 '저스트 랩 쉿' 시즌2 버전을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미 5-6곡 만들어 놨는데, 반응이 좋아야 이어지는 그림이 좋긴 한데, 그와 상관없이 내고 싶다"라고 미소 지었다. 목표에 대해서는 "페임어스에 아티스트가 많이 없다. 저희가 흑인 음악 베이스지만, 싱어, 래퍼 다 가리지 않고, 재능이 있는 분들이면 눈여겨보고 있고, 메일 보내주면 다 듣고 있다. 많이 지원해 주면 좋겠다. 좋은 신인들을 많이 발굴해서 올해 말에는 다 같이 앨범도 내고, 조그맣게라도 페이머스 단독 콘서트를 열어보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스윙스(Swings), 박재범, 도끼, 딥플로우(Deepflow) 같은 친구들이 되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저는 혼자 하고 있었을 때 이 친구들은 이미 팀, 크루, 레이브를 꾸린 거다. 이게 정말 해보니까 쉽지 않은데, 그걸 더 어렸을 때 이미 생각하고 했다는 게 너무 멋있다"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산이는 팬들까지 살뜰히 챙겼다. 그는 "이 앨범이 2023년에 산이가 하고 싶은 거고, 즐겁게 만들어낸 거다. 기대했던 모습과 다를 수도 있고, 아니면 새로운 모습을 좋아할 수도 있고, 예상은 못 하겠다. 그래서 여러분의 피드백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그렇지만 '이게 2023년의 산이구나'라고 그대로 잘 받아줬으면 좋겠다. 악플도 좋다. 왜냐면 가사가 안 나올 때 악플을 보면 쭉쭉 나온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사실 너무 고맙다. 음악이 홍수인데, 시간을 내서 들어줬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안아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김한길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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