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vs CJ ENM, 헤게모니 승자는 누구인가 [엔터-Biz:K컬처의 미래①]
2022. 10.25(화)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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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카카오(kakao) 모체 다음커뮤니케이션 설립 25년, 10년 전만 해도 무료 문자 서비스를 제공하던 카카오가 플랫폼의 성장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하며 엔터 산업까지 주름 잡는 공룡이 될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M, 멜론을 통칭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진수·김성수 대표, 이하 카카오엔터)는 카카오가 지분 73.5%를 보유하고 있다.

영화·드라마 제작사부터 여러 매니지먼트사를 인수 합병하며 몸집을 불리는데 집중한 카카오엔터가 직간접적으로 거느린 관계사는 50여 곳에 달한다. 지난해(이하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카카오엔터의 매출은 1조 2468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296억 원 가량이다. 같은 해 CJ ENM은 3조 5524억 원의 매출을, 영업이익은 2969억 원을 기록했다. CJ ENM의 영업이익이 10배 이상에 달하고, 자본 규모 또한 압도적이지만 카카오엔터가 지난해 인수합병에 막대한 자본을 쏟은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1인자 CJ ENM 추격하는 카카오엔터

카카오엔터의 사업 모델은 여러 면에서 CJ ENM을 닮았다. 슈퍼 IP를 보유한 중소 엔터 기업을 인수 합병해 콘텐츠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식이다. 카카오엔터는 2019년 사나이픽처스를 186억 원에, 영화사 집은 179억 원에 사들였다. 로고스필름, 월광, 메가몬스터 등 16개의 제작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매니지먼트 분야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다. 이병헌, 한지민, 김고은 등이 소속된 BH와 공유, 수지가 있는 숲, 박서준의 어썸이엔티, 현빈의 VAST에 투자했다. 이 밖에도 제이와이드컴퍼니, 킹콩바이스타쉽 등을 인수하며 내로라하는 스타급 배우들을 제 식구로 만들었다.

K-팝 기획사에도 공을 들였다. 2016년 아이유의 로엔(현 이담)을 인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더보이즈 소속의 IST(구 크래커), 이승철의 플렉스엠과 몬스타엑스, 아이브가 소속된 스타쉽을 비롯해 스테이씨 등이 몸 담은 하이업을 인수하며 레이블을 형성했다. 최근에는 박재범이 이끄는 모어비전에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했고, 가수 김호중이 소속된 생각엔터테인먼트는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협상 중이다.

유희열이 수장으로 있는 안테나는 카카오엔터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흥미로운 건 유희열과 소속 MC 유재석, 카카오엔터의 관계다. 유희열, 유재석은 당시 1378억 원 규모의 신주를 유상증자한 카카오엔터에 투자했다. 액수가 꽤 크다. 140억 원에 안테나 지분을 모두 넘긴 유희열은 다시 70억 원을 카카오엔터에 재투자해 주주가 됐다. 유재석의 투자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분 교환이나 다름 없는 이들의 파트너쉽은 카카오엔터와 기획사, 스타들이 뗄 수 없는 사업적 공생 관계가 됐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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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OOO 라인이라 불리던 1인 스타 중심의 사단이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이브, SM, YG, JYP 등 4대 엔터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메이저 기획사가 카카오엔터와 CJ ENM 사단으로 양분화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작부터 유통(배급), 스타까지 보유한 대기업이 K-컬처 시장을 어느새 장악하게 됐다. 4대 기획사의 시장 점유율도 높지만 카카오엔터, CJ ENM처럼 엔터 시장 전 분야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진 못한다. 최근 JYP의 시가총액이 CJ ENM을 넘어 화제가 된 바 있지만 시장 장악력과 영향력이 더 뛰어나다는 뜻은 아니다. 카카오엔터, CJ ENM의 경우 엔터 관련 분야 전방위에 자본이 깊이 투입되어 있어 소비자들은 이들이 콘텐츠 시장을 독과점 해도 눈치채기 힘들다.

카카오엔터 성장, 대기업 의존도 높아진 K-콘텐츠

상장을 목표로 수 년째 대규모 투자를 단행 중인 카카오엔터의 가장 큰 승부수는 역시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 인수일 것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엔터는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계열사 안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는 CJ ENM이 콘텐츠 시장의 1인자가 되면서 수차례 제기된 '독과점 논란'에서 카카오엔터 또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시사한다.

CJ ENM의 독과점 논란을 논할 때 '프로듀서 101' 투표 조작 사건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K팝 시장을 뒤흔들었던 Mnet '프로듀스‘ 시리즈의 전 시즌이 모두 조작됐다는 사실이 일으킨 파장은 컸다. 시즌1 기획 단계부터 최종 멤버가 정해져 있었다는 정황과 더불어 일부 K팝 기획사가 Mnet 메인 PD, CP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관계자들은 법적 처벌을 받았다. 이 같은 비리가 가능했던 건 CJ ENM의 시장 지배가 권력으로 작용했던 탓이다.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프로듀스' 전 시즌 조작이라는 거짓말 같은 사건은 음반 기획부터 제작, 방송, 공연까지 계열사를 통해 모든 것을 지휘·통제할 수 있는 CJ ENM의 독과점 구조로 인해 발생한 비리다. 시리즈는 불명예 속에 퇴장했지만 CJ ENM은 이를 통해 이미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였다. 시청자가 분노해 진상 규명을 요구했지만 일시적 목소리에 끝나고 말았다. 거대 기업은 이를 잊을 수 있는 또 다른 콘텐츠를 제공할 힘을 지녔고, 소비자는 이를 다시 소비할 수 밖에 없는 구조 안에 머물고 있다.

카카오엔터와 CJ ENM은 날개를 단 K-컬처 덕에 콘텐츠 매출에 힘을 얻게 됐고, 이들은 미래 K-컬처 시장의 헤게모니를 선점하려 경쟁하듯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양사가 SM의 현 최대 주주(18.50%)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사들이려 치열한 물밑 작전을 벌이는 건 SM 인수가 K-팝 시장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프로듀서가 어느 기업과 손잡을지 알 수 없지만, 대기업 자본에 대한 K-콘텐츠의 의존성이 더 커지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DB 및 소속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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