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도 못 준다"는 양현석, 문제 본질 모르는 YG [이슈&톡]
2022. 08.30(화)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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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전 대표와 제보자 A씨의 법적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말이 다툼이지, 사실상 악에 바쳐 싸움질을 하는 모양새다. 두 사람이 함께한 공판에는 쟁점에 대한 시시비비 보다는 서로를 깍아내리는 사생활 폭로나 신변잡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욕설까지 오갔으니 수년 간 싸움을 지켜보는 이들의 피로도가 상당하다.

사건의 핵심은 양 전 대표가 한때 YG에 몸 담았던 비아이에 대한 경찰의 마약 수사를 실제로 무마한 정황이 있는지 검증하는 일이다. 대중은 A씨가 전 여자친구와 다툰 과거가 궁금하지 않다. 지엽적인 것에 몰두하며 싸우는 이들의 힐난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YG라는 한 거대 기획사의 수장이었던 양 전 대표가 실제로 경찰 수사에 개입한 것인지 그 유무를 밝히는 게 우선이다. '양 전 대표의 수사 개입 여부'가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YG는 소속 가수들이 수차례 마약 관련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곳이 아닌가.

YG는 유난히, 아니 4대 기획사 중 유일하게 마약과 관련한 구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2011년 지드래곤은 모발에서 대마초 양성 반응이 검출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고, 탑은 의경으로 복무 중이던 2017년 대마초를 흡연한 사실이 적발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 2000원을 선고 받았다. 이로 인해 탑은 의경 직위가 해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를 마치는 사실상 불명예 전역을 했다. 특히 YG 출신인 가수 박봄은 2010년 마약류 밀반입으로 적발됐음에도 한달 여 만에 내사 중지돼 '입건 유예'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최근 필로폰 투약 구설로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가수 남태현 역시 공교롭게도 YG 출신이다. 연예계 마약 논란사에서 YG가 한 축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비아이가 마약을 했다고 제보한 A씨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비아이는 2016년 4,5월 A씨를 통해 대마초와 LSD를 사들이고 일부를 투약한 사실이 4년 여가 지난 2019년에야 뒤늦게 밝혀졌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비아이는 총 3차례 대마초를 피웠고, LSD는 8정 구매했다. 당시 YG의 대처는 어땠을까. 비아이의 마약 혐의와 관련한 첫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비아이가 사실을 인정한 건 YG를 떠나 새 소속사를 찾은 후다. 혐의를 인정한 비아이는 지난해 9월 10일 1심 선고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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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는 소속 가수들이 마약 관련 혐의로 물의를 일으킬 때 마다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하거나 침묵을 지키다 증거가 드러난 후에야 입장을 밝혔다. 입장엔 언제나 ‘그럴싸한 이유’가 있었다. 지드래곤의 모발에서 대마초 양성 반응이 나온 이유는 우연히 방문한 클럽에서 낯선 이가 건넨 담배를 호기심에 태웠다 발생한 일이고, 박봄이 마약류 약품을 들여온 건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우울증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봄 사건의 핵심이었던 '내사 중지' 논란이 외부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박봄이 YG를 떠나고 홀로 서기를 한 후다.

YG가 리스크에 대처하는 패턴은 늘 비슷했다. 도저히 부인할 수 없는 범법 정황이 드러나면 구구절절 사연을 늘어놓는 식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적으로 엄격히 금기시되는 마약 사건에서 '어쩔 수 없는 예외'나 '사연'이란 있을 수 없다. 매 사건 마다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닌 변명으로 일관하는 YG의 모습은 대중의 불신을 키우는 불씨가 됐다.

YG는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하는 매니지먼트의 의무를 ‘은폐 혹은 침묵'로 여기는 듯 하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것 처럼 본질을 가린 일차원적인 대처는 문제를 더 키우기 마련이다. 아티스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도 좋지만, 이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관리 점검에 심각한 구멍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태 반복을 막는 게 우선이 아닐는지.

양 전 대표는 A씨에게 “10원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감정 싸움만 이어가고 있다. 양 전 대표가 열을 올려야 하는 건 A씨가 아니라 소속 아티스트들이 더 이상 같은 범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일이다. 당연히 그간 발생한 사건들에 대한 반성을 전제로 말이다. 여전히 YG에 영향력을 지닌 양 전 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버닝썬 게이트를 비롯해 수많은 논란까지 숱한 일을 겪은 YG가 진심 어린 자성을 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금 양 전 대표와 YG에 중요한 건 A씨와의 감정 싸움에서 이기는 일이 아니다. YG 내부에 생긴 커다란 도덕적 구멍을 채울 철저한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비하는 일이다. 아티스트에 대한 사생활을 존중하는 것과 범법 행위를 방관하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다. 아티스트가 내놓는 당장의 결과물에만 집중하니 구멍이 점점 커질 수 밖에. 또 다른 아티스트가 구멍의 유혹에 빠지는 일 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는가.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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