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강간·협박 릴레이 “…OTT 선정성의 덫 [연예공감]
2022. 01.29(토)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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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OTT 선발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닌 넷플릭스가 제동 없는 경주를 이어가며 콘텐츠 팬들의 우려를 자아낸다. 이번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가 공개와 동시에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수 년 간 글로벌 팬들을 빠르게 사로잡아온 OTT 특유의 표현 방식이라고 해도, 여과 없는 선정성엔 이미 가속이 붙었다.

지난 28일 첫 공개된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고등학교에 퍼진 좀비 바이러스를 소재로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좀비물이다. 문제는 1화의 일부 장면이 지나치게 가학적이며 선정적이라는 것이다.

극 중 학교 폭력(학폭) 가해자 남학생들은 한 여학생의 교복을 벗기고, 다른 남학생은 이를 휴대폰으로 촬영한다. 여학생은 가슴을 손으로 가렸는데, 이는 명백한 강간 장면으로 보는 이들의 불편함을 자아냈다.

주인공 이수혁(로몬)이 등장해 이를 막으려 하지만, 가해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여학생을 향해 “너 XX 섹시하게 나왔다. 나 너희 엄마랑 페친(페이스북 친구)인데 이거 너희 엄마한테 보낼까?’라는 협박을 서슴지 않는다. 이후 여학생은 “이대로 가면 내일 두 배로 당해”라며 오히려 학생들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었다.

이 같은 장면은 2009년부터 2011년 11월까지 네이버 연재된 동명의 웹툰 원작에는 묘사되지 않았다. 표현의 자유를 제창하는 제작진 자체 판단으로 이를 삽입한 것인데, 좀비물에 누군가를 강간하는 장면이 필수적일 리 없다. 조회수를 위한 그릇된 제작 스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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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학=유흥의 굴레, 구독자 중재 필요

원작과 드라마 모두 19세 이상 관람가라곤 해도 표현 수위엔 기준이 있다. 학폭 리얼리티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까. 하지만 대상은 미성년자다. 교복을 입은 어린 10대가 성인물의 얄팍한 소재로 사용됐고 이는 명백한 성적 대상화다.

유료 구독자를 유입하는 OTT 특성 상, 한 회 러닝타임은 50분에서 약 1시간 가량이며, 구독자들의 감상 속도를 높이고 시선을 붙잡기 위한 일정 수준의 강력한 표현 수위는 피할 수 없다. 앞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오징어 게임' 역시 초반부 무지막지한 살인 장면을 수 차례 묘사했다. 신체 부위 훼손, 시신 해부 등 세세한 고어 장면이 입 소문을 타기도 했다. 유사한 맥락에서 원톱 여성의 느와르 액션을 표방한 '마이네임'은 부모 잃은 소녀와 조폭 간 대치 스토리라인에 기대어 사실상 시대착오적인 액션신을 남용했다.

결과적으로 해당 작품들의 주제 의식은 없어도 될 잔인한 표현들과 범벅을 이루며 하드고어를 기피하는 일부 구독자들에겐 "영원히 보지 못할 콘텐츠"로 남았다. 모든 인간이 가학과 공포를 유흥용으로 즐길 순 없다. 다 년 간 OTT 일부 제작진들은 상당한 비중의 시청층을 배제했다.

무한 콘텐츠 시대, 높은 조회수를 향한 경주마들에게도 제동은 필요하다. 인지상정을 배반하는 범법, 비윤리적 플롯을 제재와 무관하게 남용한다면 어느 순간 OTT 오리지널 고유의 장점도 퇴색된다. 사각지대의 현실을 파헤치고 디스토피아에 대비하는 날 벼린 시선은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고수하는 공통 코드다. 이 같은 예리함을 대중예술의 인장으로 남기기 위해 글로벌 시청자 모두가 총대를 멘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일련의 신작들을 '검수 감상'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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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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