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 오디션 ‘싱어게인’, 시즌2도 여전히 착하다 [윤지혜의 슬로우톡]
2021. 12.22(수)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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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시즌2로 돌아온 JTBC ‘싱어게인’은 여전히 착했다. 사실 ‘착하다’와 ‘오디션프로그램’이 한 줄에 같이 쓰이긴 쉽지 않다. 참가자들을 어쩔 수 없는 ‘this is competition’ 판으로 내몰아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누군가는 가혹하고 악독한 평가를 견뎌야 하니까. 그래서 ‘착한 오디션’이라는 칭호를 얻은 ‘싱어게인’은 오디션프로그램계의 돌연변이다.

시즌1의 ‘순한 맛’이 ‘싱어게인2’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걸 보면 프로그램 자체의 기질이라 여겨도 되겠다. 서로의 경쟁을 부추기지 않고 그저 도전자들이 그간 소중히 갈고 닦아온 자신의 것을 내보이는 데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경쟁에 통과하지 못하여 더 이상 다음 무대가 주어지지 않을 때에도 ‘불합격’ 혹은 ‘패배’의 느낌이 들기보다, 지금까지 그들이 최선을 다해 보여준 본연의 매력에만 더욱 집중한다.

실력을 평가받고 평가하는, 게다가 이것을 서바이벌 방식으로 진행하는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어떻게 이러한 기질이 가능할까. 그 중심에는 우선, 무명가수들을 단순히 대중에게 아직 자신의 음악을 인정받지 못한 가수들로 뭉뚱그려 놓지 않고, 그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시간 속에 녹여낸 각기 다른 노고의 역사에 따른 결로 분류하여 선보인 제작진의 애씀이 있다.

‘슈가맨과 오디션최강자, 재야의 고수, 찐 무명, 홀로서기, OST 등 총 6개의 조에 각각 소속된 ‘싱어게인’의 도전자들은 경합도 경합이지만, 유사한 고생을 해온 서로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동료의식부터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도 당신도 통과하여 다음의 과정을 맞닥뜨릴 수 있길, 혹여 그러지 못하더라도 후회없을 무대를 하고 내려오길, 스스로를 위해 서로를 위해 간절하게 빌어준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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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이 마음이 시청하는 대중에게도 전달되어 도전자들이 만드는 무대에 오롯이 집중하도록 도우니, 그야말로 선한 시너지다. 여기에 8인의 심사위원들이 이끄는 분위기도 한 몫 한다. 이들은 해당 도전자가 ‘싱어게인’의 무대에 다시 설수 있는지의 여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러한 권한에 무게를 두기보다 시간과 정성이 깃든 무대를 바로 눈 앞에서 ‘직관’할 수 있다는 감개무량의 자세를 취한다.

무대에 오르는 도전자들을 철저하게 동료가수로서 존중하고 대우해주는 것이다. 심사위원석에 앉아 있을 뿐이지, 도전자들이 만드는 제각각의 무대에 푹 빠져드는 모습은 여느 관객과 다름없으니 덕분에 시청자들 또한 그들을 따라 진지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은 아니다. 마냥 후한 인심을 내보이는 것이야말로 동료가수로서 보일 예의가 아니니까.

그들이 가진 실력이 좀 더 확연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아쉬웠던 점이나 보완하면 좋을 부분들 또한 가감없이 이야기해주는 것이다. 이는 음주운전으로 오랜 자숙의 시간을 거친 가수 한동근을 대하는 태도에서 한층 빛을 발한다. ‘나는 직업이 가수다’란 소개글을 가지고 ‘싱어게인2’에 나온 그에게, 여전한 노래 실력에 대한 감탄과 함께 무언가를 ‘직업’으로 삼는 것의 무게감을 강조하는 일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해왔고 앞으로 발생할 냉혹한 현실은 온전히 본인의 몫이니 잘 감당하라는 말 또한.

이렇게 단단하고 진심 어린 조언을 어느 누가 해줄 수 있을까. 자칫 화제몰이의 일환이 되었을 수도 있을 한동근의 ‘싱어게인2’ 출연이 더없이 웅숭깊어지는 구간으로 변모해버렸다. ‘싱어게인’이 왜 착한 오디션이라 불리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대목들 중 하나다. 다른 게 아닌 오로지 도전자가 갈고닦은 실력으로만 인정과 존중을 받게 하는 것, ‘싱어게인’이 오디션프로그램으로서 대중의 신뢰를 얻는 비결이 아닐까.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JTBC ‘싱어게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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