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무례한 질문에 대응하는 법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1. 11.20(토)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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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지속되고 있는 한류 콘텐츠의 열풍이 세계인에게 한국 문화의 존재감을 한층 더 각인시키고 있는 가운데 뜻밖의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우리의 이목을 끌었다. 한 해외 매체가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 이정재에게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서 힘들지 않냐는, 신인 배우에게나 던질 법한 질문을 한 것이다.

29년차의 연기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알아보지 못하는 게 더 신기할 위치에 올라 있는 톱배우에게 마땅한 물음은 아니어서, 국내의 대중은 자신이 취재할 대상에 대해 기본적인 조사도 하지 않은 해당 매체의 안일하고 무례한 자세를 비판했다. 게다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영화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에게는, 시상자로 나온 배우 브래드 피트의 냄새가 어땠냐고 물어본 것. 뭐, 최대한 이해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 전해 오스카를 휩쓸었던 영화 ‘기생충’에 나온 대사에서 착안한 그들 나름의 재치 있는 질문이었을 수 있다만, 상황과 예의에 좀 많이 어긋나는 것임은 분명했다.

이는 그들이 지닌, 자국 중심 혹은 할리우드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잘못으로, 많이 변화했다고 하나 여전히 다른 문화권을 바라보는 시선에 잔존해 있는, 그들의 우월의식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렇다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방식으로 응한다면 그들과 별다를 것 없이 되어 괜한 자존감만 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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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에피소드가 더욱 화제가 되었던 이유는 따로 있는데, 이정재와 윤여정이 보여준, 전혀 주눅 하나 들지 않고 짚어줄 건 다 짚어주면서 예의 차릴 건 다 차린 대응법 때문이다. 윤여정은 자신은 개가 아니라며 냄새를 맡지 않았다는, 노련하고 재치있는 답변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들이 저지른 실수가 무엇인지 알아 들을 수 있게 했다.

이정재는 우선 그들의 질문에 정중하게, 당연히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는 게 큰 변화라고 답했고 ‘이 미국에서요’라는 조건을 덧붙여 주었다. 매체가 본인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 오지 않은 부분을, 아주 담백하면서 무례하지 않게 지적하고 바로잡은 것이다. 덕분에 이정재를 비롯하여 타국에서 온 배우에 대해 으레 일으켜왔던, 그들 자신의 오류에 대해 재고해볼 기회를 얻었을 테다.

배우 주지훈도 유사한 경우를 겪었다. 어느 독일 잡지와 이루어진 인터뷰에서 아시아 사람들이 다 똑같이 생겼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상하냐는, 조금 기이한 질문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이에 내놓은 그의 답이 질문의 기이함만큼 기발했다. 우리들이 보기에 백인들도 그러하다며, 브래드 피트나 톰 크루즈만 다르게 생겼다는 게다.

대부분의 무례한 질문이 무례한 지 모르는 상태에서 투척된다. 질문을 받는 상대를 존중하지 않거나 존중할 줄 모르는 천박한, 자기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에 대응하는 좋은 방법은, 앞서 언급한 세 배우의 예처럼, 무례한 상대에게도 예의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 스스로 몸 둘 바 모르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어느 정도의 재치가 들어간다면 더할 나위 없겠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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