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배우 이봉련이 만개했다.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수상에 이어 '갯마을 차차차'의 흥행까지, 2021년을 그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채웠을 그를 만났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는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신민아), 만능 백수 홍반장(김선호)이 바다 마을 공진에서 펼치는 힐링 로맨스를 그렸다. 이봉련은 공진동 5통 통장이자 마을의 토박이, 횟집 사장인 여화정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봉련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게 돼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고 잊지 못할 뜨거운 여름이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최고 시청률이 12.6%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바, 그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느끼는 건 처음이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알아봐 주시니 너무 신기하더라. '화정 언니!'하고 불러주시던 분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연기한 여화정 캐릭터는 장영국(인교진)과 이혼을 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며 가게를 운영하는 강단 있는 여성이다. 이봉련은 "여화정은 현실적인 부분들을 많이 드러낸 캐릭터였다. 그런 부분들이 시청자 분들의 공감을 자아낸 것 같고, 여성적인 면모들도 충분히 드러나서 그런 매력들을 통해 사랑받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tvN 갯마을 차차차, 배우 인교진 이봉련

이봉련은 "대본에 모든 내용이 충실히 들어 있었기 때문에 믿고 연기했지만, 화정이의 삶을 온전히 알기는 쉽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도 결혼은 하기는 했지만, 이혼을 하고 홀로 살아온 화정이와는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고 가지고 있는 고민도 달랐다. 상상해서 채워 넣어야 하는 감정들이 많은 직업이었고,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며 빈틈을 채워 넣었다"라며 캐릭터를 그려나간 가정을 설명했다.

또한 이봉련은 여화정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내는 방식에 감탄할 때가 많았다며 "화정이를 어디에 넣어 놓고 내가 무슨 결정을 해야 할 때마다 꺼내서 질문을 던지고 싶을 정도다. 떠나보내는 것이 너무 아쉽다"라고 말했다. 결국 장영국과 재결합한 여화정이 "그저 사랑받고 살았으면 좋겠다"라며,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공진에 내가 정말로 살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보통 연극이건 드라마건 세트장에서 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야외에서 촬영을 하고 서로의 눈을 마주했다. 여화정의 마음이 돼서 '내가 어디 살았었지?'라고 떠올리면 공진의 무대가 됐던 포항 바닷가가 떠오를 정도로 이상한 기분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 많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찰나의 순간에 완벽한 호흡을 자아내던 특별한 경험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라며 작품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배우 이봉련

2021년은 이봉련에게 특별한 해가 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 JTBC '런 온'을 향한 뜨거운 관심 속에 한 해를 시작했고, 지난 5월에는 국내 최고 권위의 대중예술 시상식으로 꼽히는 백상예술대상에서 연극 '햄릿'을 통해 상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갯마을 차차차'의 대중적 성공까지 이어졌다. 그야말로 전성기다.

이봉련은 "정말 기분 좋은 한 해고, 변화도 많았던 한 해다. 공연 경력을 빼고 드라마, 영화 작업을 한 지가 10년쯤 된 것 같은데, 묵묵하게 일을 하다가 갑자기 상이라는 결과가 주어지니 부담감도 생기긴 했다"며 올해를 되돌아봤다. "그 감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면 힘들었겠지만, 다행히 '갯마을 차차차' 촬영을 하면서 부담감이 분산됐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작품이 사랑을 받으며 더욱 힘을 냈다. 여러모로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작품에 애정을 보내준 시청자들에게 재차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실 제 연기 원동력은 저의 콤플렉스 들이에요. 화술이 모자라고, 타고난 것들이 모자라고, 때로는 아주 작은 단점에 오래도록 얽매여서 그걸 남들에게 드러내지 않기 위해 더욱 연기에 매진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여화정이라는 인물은 제가 가지고 있는 배우적인 콤플렉스 따위는 문제도 되지 않는 인물이었죠. 그런 화정이의 기질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새로운 원동력을 얻은 것 같아요."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