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이 틀렸다? 음원 사재기, 불편한 진실 [이슈&톡] |
| 2019. 11.25(월) 1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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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이 가수는 누군데 음원 차트 1위야? 궁금해서 클릭=스트리밍 국내 음원 사이트를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아마도 당신은 사재기 음원에 걸렸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요계 공공연한 불문율이라지만, 샀다고 밝히는 가수는 없는 음원 사재기. 뭐가 문제인 것일까.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이 남긴 짧은 글 하나가 후폭풍을 몰고 왔다. 박경이 언급한 가수들은 소속사를 통해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늘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이번에도 사재기를 했다는 가수는 없었다. 흥미로운 건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박경의 글이 경솔한 건 맞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사재기를 둘러싼 진실이 속 시원히 밝혀졌으면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박경이 저격한 가수들에게만 입장을 밝히라고 추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음원 사재기는 수년 째 이어져 온 가요계의 고질적인 현상이므로, 문제의 근원을 찾아 발본색원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재기 전문업체·브로커들 당당히 제안 음원 사재기, 대체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다음은 가요 관계자 A씨의 설명이다. “사재기를 진행해주는 전문 업체가 있어요. 아무 곡이나 사재기를 하지는 않고, SNS에 반응을 체크한 다음에 목표곡(사재기 곡)을 선정하는 거죠. 매크로라고 하죠. 해당 곡을 무한 반복 재생해요. 누군가가 수천 개의 기기를 사용해 하나의 노래를 반복 재생하고 다운로드 하는거죠. 아이디를 무작으로 생성해서 음원을 스트리밍하기도 하고요. 한번 1위에 오르면 놀랍게도 반응이 와요. 어떤 사람은 ‘이게 왜 1위지?’라며 호기심에 클릭하고, 어떤 사람은 ‘이게 새 사재기 곡이구나’라고 생각하며 클릭하죠. 1위에 오르면 저절로 홍보가 되는거에요. 그렇게 성공한 대표적인 곡, 말 안해도 다 알지 않나요?”
과거 사재기 시간은 대부분 새벽 시간에 이뤄졌다. 하지만 표적이 되기 쉽다보니 이젠 의심되는 시간대 추정이 불가능하다. 사재기 아이디를 추적하는 건 더 불가능하다. 일명 음원 공장이라고 불리는 사재기 업체들의 아이피 주소가 대부분 중국에 있는 탓이다. 사실상 음원 사재기의 소재지를 파악하는 건 불가능한 것. 사재기 가수와 소속사, 전문 업체는 논란이 심증에 그칠 것이라는 걸 잘 안다. 노이즈 마케팅은 곧 사재기 차트 유지, 인지도 상승이다. "사재기, 무명 가수만 하는 것 아냐" 지난해 음원 사재기 파동을 일으킨 대표적인 곡들은 장덕철의 ‘그날처럼’과 닐로의 ‘지나오다’, 숀의 ‘way back home' 등이다. 무명의 가수였던 이들은 아이돌 팬덤의 일명 '총공'까지 제치고 지난 해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면서 사재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숀 안대고 닐로 먹기‘라는 비아냥 섞인 유행어가 나돌았다. 물론 양측 소속사는 “사실무근”이라며 결백을 호소했다. 문제는 이 같은 무명의 가수들에게만 사재기 논란이 따라 붙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국내에서 음원 사재기로 자유로운 가수와 소속사는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음원 사재기가 가요계에 얼마니 전반적으로 퍼져있는지 알 수 있는 사례가 있다. 그룹 엠블랙의 멤버 미르는 유튜브를 통해 활동 시절 사재기를 제안 받았다고 털어놨고, 가수 이승환은 유명 브로커가 억대를 요구하며 “1위를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던 일화를 폭로하기도 했다. 유명 가수에게도 브로커들이 접근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명의 가수들에게는 그 제안이 더욱 빈번할 수 밖에 없다. 무명의 가수들은 브로커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수 천 만원, 수억원의 돈을 들여 가짜 1위를 만들어 낸다.
가요계 자정에 기대지 않고, 정부가 나서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2013년 음원사재기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가 마련한 대책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근절은 커녕 이후를 기점으로 음원 사재기는 두드러진 현상이 됐다.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이 사재기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 악순환의 꼬리표를 어떻게 끊어야 할까. 결국 음원 사이트의 변화가 절실하다. 음원 사재기의 온상으로 불리는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은 갖가지 논란에도 음원 차트를 지속하며 비판의 목소리에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스트리밍 수와 다운로드 수가 곧 수익이기 때문이다. 음원 사재기 근절을 가요계와 음원 사이트의 자정적 노력, 양심에 맡기는 건 어불성설이다. 결국 이 문제를 유발하는 근원적인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한다. 문체부의 노력도 중요하다. 정부는 2019년 예산안에 총 6억원을 들여 공정한 음원 유통환경 조성을 지원하는 사업을 신설했다. 하지만 음원 공장들을 추적, 적발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현재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절실하다. 세계로 뻗어간 K팝이 그 위상을 지키려면, 국내 음원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야 한다. 음원 사재기 고발을 장려하고, 이를 적발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 인력을 충원해야 할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DB, 각 소속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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