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의 사생활’ 안보현, 인물에 녹아드는 법 [인터뷰] |
| 2019. 06.10(월) 09: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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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현 |
[티브이데일리 권세희 기자] 배우 안보현은 아직도 극 중 캐릭터에 깊게 빠져들어 있었다. 비슷한 면이 많았던 인물을 연기하면서 그는 내적으로 성숙해졌다. 지난 30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그녀의 사생활’(극본 김혜영·연출 홍종찬)은 직장에선 완벽한 큐레이터지만 알고 보면 ‘아이돌 덕후’인 성덕미(박민영)가 까칠한 상사 라이언 골드(김재욱)을 만나며 벌어지는 본격 ‘덕질 로맨스’ 극이다. 안보현은 해당 작품에서 성덕미의 오랜 친구 남은기 역을 맡았다. 남은기는 신생아실에서 만나 가족처럼 한집에서 자란 성덕미의 생활을 한 눈에 알고 있으며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2016년 영화 ‘히야’로 데뷔한 안보현은 드라마 수요일 오후 3시 30분, 숨바꼭질, 독고 리와인드, 태양의 후예 등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알려왔다. 이번 ‘그녀의 사생활’이 특별한 것은 안보현이 ‘로코물’을 도전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안보현은 남은기역을 통해 성덕미, 이선주(박진주)와는 소꿉친구 같은 모습을, 엄마인 남세연(박명신)에게는 듬직하고 착한 아들을 연기했다. 안보현은 이 작품에서 맡았던 남은기 역이 유독 애착이 많이 가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안보현은 “남은기 캐릭터는 나와 비슷한 면이 많은 캐릭터였다. 극 중 캐릭터가 운동하는 인물로 나오는데 나도 운동을 했었고 그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며 “연기를 하면서 단순히 캐릭터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남은기라는 생각으로 연기에 임했다. 드라마를 찍는 동안만큼은 내 자신이 그 인물이 됐다”고 말했다.
남은기는 ‘그녀의 사생활’ 안에서 라이언 골드와 대치되는 인물로 성덕미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인물이다. 오랜 친구였으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이성으로 다가가는 역할을 해내야 했던 만큼 변화하는 캐릭터의 감정을 녹여 내야했다. 안보현은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따라가면서도 남은기의 입장으로 연기에 몰입했다. 그는 “고민을 많이 했다. 33년을 같이 곁에서 살았다고 표현되는 인물이니 어떻게 마음을 표현할까 생각하며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실제로 내가 은기였다면 똑같이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은기가 고백을 좀 더 빨리 했으면, 혹은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주어진 대본 안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캐릭터를 구축했다는 뜻이다. 안보현의 고민은 인물 안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기 때문. 그러나 안보현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극 초반 라이언 골드, 성덕미, 남은기가 가진 어릴 적 비밀이 완벽하게 풀리지 않으면서 남은기 캐릭터의 매력이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안보현은 “초반에 드라마를 보셨던 분들은 덕미를 향한 은기의 행동이나 발언에 욕을 하기도 했다. 내가 연기하는 인물이 욕 먹는 게 싫었다. 그러나 어젠가는 은기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고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믿었다”며 “극 후반부에 은기 캐릭터의 매력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분들은 어떻게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착하고 듬직한 부분이 있다. 다른 사람을 지키는 부분이나 친근한 부분이 부각됐다고 느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시청자들이 남은기를 ‘은기새끼’라고 부르는 것에 관한 의견도 내놨다. ‘은기새끼’라는 별명은 성덕미가 극 중 친밀함의 표현으로 남은기를 ‘은기새끼’라고 부르면서 시작됐다. 안보현은 이 호칭이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다고 덧붙였다. 초반에는 부정적인 캐릭터로 느끼는 반응이 많았으나 극 후반부에는 친근함의 표현으로 별명을 부르는 이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안보현은 “이 작품에서 같이 연기를 했던 김미경 선배님도 나를 ‘은기새끼’라고 친밀하게 불러준다. 그리고 시청자들과도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극 중 인물로 나를 기억해준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으로 느껴진다”고 성숙한 답을 내놨다. 밝고 활기찬 캐릭터를 맡으면서 내적으로 변화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자신도 긍정적인 면이 많이 커졌다고 말했다. 안보현은 “배역 따라 간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간 여러 작품을 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만났는데 남은기 캐릭터가 드라마 상에서 역할이 많은 캐릭터기도 했고 긍정적인 면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평소 긍정적인 편은 아닌데 이 캐릭터를 만나면서 남을 재미있게 해주는 것도 좋다고 느끼게 됐다”며 심리적인 변화를 밝혔다. 밝은 캐릭터의 만남으로 앞으로 시트콤에도 도전해보고 싶을 만큼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의 사생활’은 여러 등장인물이 남다른 ‘케미’를 보이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극적인 사건보다는 개개인이 가진 심리와 인물들과의 관계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안보현은 배우들 간의 시너지 합이 좋았다고 평했다. 상대 배우였던 박민영은 첫 만남부터 “반말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었다고. 그는 “은기와 덕미가 함께 찍는 장면이 많았는데 먼저 친밀하게 다가온 덕분에 재미있게 촬영했다. 그리고 배우 박진주와도 동갑인데 서로 다 같이 친해지다보니 농담도 하고 자연스러운 애드리브도 나왔다”고 밝혔다. 아역 배우 건우(정시율)와의 케미도 꼽았다. 안보현은 “건우와는 브로맨스 케미가 있었다. 아직까지 건우는 내가 운동했던 삼촌이자 관장님으로 생각한다. 함께 찍으면서 애드리브도 많이 하고 좋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성덕미와 건우 사이에서 어떤 케미가 더 좋았냐는 질문에 “덕미는 라이언이 있으니 나는 건우와의 케미가 더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어 유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은 작품에 관해서도 털어놨다. 여러 가지 매력이 있는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남은기가 선보였던 쾌활한 분위기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도 밝혔다. 안보현은 “그간 로코는 봐오기만 했다.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서 잘할 수 있는 부분도 찾은 것 같다”며 “물론 김재욱이 맡았던 모태구 캐릭터 같은 작품도 하고 싶다. 그러나 로코만의 매력도 느껴 또 도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애드리브를 직접 준비해서 다른 이들을 재미있게 하고 함께 즐겁게 만들어가는 현장의 시너지가 좋아서 매력을 많이 느꼈다. 시트콤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의 사생활’ 속 남은기 캐릭터는 안보현의 연기 세계를 더욱 확장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언제나 연기가 목마르다는 안보현은 남은기를 통해서 새로운 인물을 경험했다. 그간 해온 작품에서도 다양한 인물을 통해 삶과 사람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을 배우의 매력으로 꼽았다. 안보현은 “이번 작품에서는 남은기라는 배역으로 석 달을 살았다. 단순히 은기를 연기하기보다 그 사람을 통해 이야기했었던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이 로또를 맞아본 적도 없지만 맞은 캐릭터로 변할 수 있고 변호사도 판사도 될 수 있다. 내가 직접 살아온 삶은 아니지만 그 캐릭터가 돼서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배우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매번 다른 인물을 연기 해야 하는 만큼 안보현 사람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 사람을 이해하고 호기심이 있어야 다양한 인물을 표현해낼 수 있기 때문.
다양한 캐릭터에 관한 욕심이 있는 만큼 안보현은 앞으로 ‘팔색조’ 같은 면을 드러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늘 존재한다. 계속해서 연기하고 싶고 대중이 봤을 때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다니’하는 말이 나올 만큼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보현은 배우의 길을 20대 후반 처음으로 걸은 만큼 늘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한다고 했다. 현재 ‘그녀의 사생활’이라는 작품을 끝내고 인터뷰를 하는 순간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현은 남은기 캐릭터의 여운을 진하게 느끼고 있다며 “이번 인물은 만들었다기보다 서서히 젖어 들었던 것 같다. 비록 드라마에서는 덕미와 이뤄지지 않았으나 내가 연기한 남은기는 내게 해피엔딩이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도전한 인물에 끝까지 집중하며 빠져든 모습에서 안보현의 열정이 드러났다. ‘남은기’라는 인물이 안보현에게 서서히 녹아들었듯 안보현 역시 대중이 젖어 들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기를 바래본다. [티브이데일리 권세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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