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 말해=빵야 빵야?"…'메이드인코리아2', 정우성이라는 함정 [TV공감]
2026. 09.23(수)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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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가 선과 악의 경계가 무너진 1970년대의 혼돈을 선명하게 그리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현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인생 최고의 정점을 찍는 분위기다. 권력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중앙정보부 부장 백기태 역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고, 대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빛과 음악이 어우러진 우민호 감독의 농익은 연출과 작품에 완벽히 흡수된 현빈의 연기는 가히 걸출하다.

반면 극중 검사 장건영 역을 맡은 정우성은 배우도 캐릭터도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했다. 시즌1이 공개된 후 정우성의 연기에 대한 혹평 의견들이 일부 존재했지만, 작품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시즌1 자체가 백기태의 질주가 중심이고, 그 욕망 안에는 가족애 등 몰입할 수 있는 동기들이 있었기에 시청자들은 금세 백기태에 이입될 수 있었다. 정의감이 전부인 것 같은 검사 장건영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보여지기 힘들었다.

그렇기에 시즌2는 정우성에게 중요했다. 장건영이 복합적인 캐릭터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속편은 백기태의 몰락과 그를 견제하는데 실패한 장건영의 폭주, 두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완벽한 정의'의 구도에 있는 것처럼 보였던 장건영은 상대를 제거해야 한다는 목표에만 집중하면서 점차 정치 검사로 변질돼 간다. 부패하는 줄 모르면서 부패하가는, 장건영이 그토록 증오하는 백기태와 닮아가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장건영은 정치 군인과 정치 검사가 탄생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정통으로 상징하는 인물이다. 신념부터 변질, 타락, 붕괴까지 많은 상징성들을 내포한 캐릭터기에 백기태 못지 않은 매력적인 인물이다. 정우성은 그 안에서 장건영의 패러독스를 표현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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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우성의 연기는 아쉽다. 극적으로 감정이 고조되거나 대립각에 있는 인물들과 대치하며 감정이 폭발하는 클라이맥스 신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장건영의 폭주가 정점을 찍은 시즌2 4부에서는 시청자의 몰입을 완전히 깨뜨리는 연기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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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장건영이 합동수사부에서 야쿠자 원지안(최유진 역)의 뒤통수에 총구를 겨누는 신이 대표적이다. 대사로 자막을 확인하지 않고 귀로만 들으면 "말해, 말해!"가 "빵야 빵야"로 들린다. 혹은 일본의 비속어 ‘빠가(馬鹿)’로 들리기도 한다. 중요한 장면에 어울리지 않는 대사가 배우의 입에서 나오길래 자막으로 대본을 확인하고 나서야 해당 대사가 "빵야, 빵야"가 아닌 "말해, 말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커뮤니티에는 정우성의 발음이 "빵야, 빵야"로 들렸다는 글들이 게재됐다. 다수의 시청자들이 해당 대사를 비슷한 단어로 들었다는 뜻이다. 연출진에 왜 해당 장면을 재촬영하지 않았는지 의아할 정도다. 장건영이라는 인물이 변화가 아닌 변질됐음을 일러주는 핵심 장면에서 배우가 어처구니 없는 딕션 연기로 실소를 유발하게 한 것이다.

조롱처럼 언급되는 '하하하하'부터 "빵야 빵야"까지 정우성은 감정이 극도로 고조되거나 분출되는 신에서 어김없이 약점을 드러낸다. 이를 완성된 오케이 컷으로 판단해 최종 편집본에 수록한 점은 연출 및 프로덕션 단계의 미흡함으로도 지적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배우 인생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현빈의 호연과 잘 짜인 대본과 연출 안에서, 이를 완성해야 할 순간에 불쑥 튀어 나오는 정우성의 이질적 연기는 ‘메이드 인 코리아 2’의 높은 완성도에 '옥의 티' 같아 아쉽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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