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벨제붑의 노래' 20년의 피날레, 이만하면 최선이다 [씨네뷰]
2026. 09.23(수) 08:00
타짜: 벨제붑의 노래
타짜: 벨제붑의 노래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이름은 같지만 순간의 선택이 두 친구의 운명을 갈랐다. ‘운’이 좋은 태영과 스스로 ‘운’이 없다고 생각한 태영은 그 ‘운’ 때문에 살고 또 파멸한다. 한 순간의 선택이 승패를 결정하는 도박판처럼, 두 친구의 마지막 선택은 어떤 결말을 불러오게 될까.

23일 개봉된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감독 최국희)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세상을 다 가진 줄 알았던 장태영(변요한), 그리고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같은 이름의 절친 박태영(노재원)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한 판을 벌이게 되는 범죄 영화다.

더불어 작품은 한국 범죄 오락 영화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타짜’ 시리즈의 20년 피날레를 장식하는 완결편이다. 원작자 허영만 화백이 가장 사랑하는 에피소드를 스크린에 옮긴 이 작품의 돋보이는 미덕은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앞선 시리즈를 굳이 복습하지 않더라도, 이번 작품 자체만으로 캐릭터 서사와 이야기 전개가 완벽한 완결성을 띠고 있어 누구나 쉽게 극에 빠져들 수 있다.

작품을 관통하는 중심축은 장태영과 박태영, 이름은 같지만 인생의 기로에서 전혀 다른 선택을 내린 두 인물의 엇갈린 궤적이다. 영화는 두 사람의 서사를 통해 인간 깊은 곳에 자리한 욕망의 민낯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두 사람이 쌓아 올리는 드라마는 역대 시리즈에 등장했던 그 어떤 인물들보다 정교하게 짜여 있어 관객이 자연스레 몰입하게 만든다.

특히 장태영은 왜 운의 선택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삶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한지, 그리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복수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관객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반면 빌런 박태영은 엇나간 자격지심을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표출했을 때 맞이하는 파국을 그리며 묘한 감정선을 자극한다. 장태영의 대척점에 서서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매우 흥미로운 악역으로서 제 몫을 다한다.

이처럼 밀도 높은 두 인물의 심리전에 동화되다 보면 어느새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된다. 극 곳곳에 포진한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설계 역시 훌륭하다. 이들은 장태영, 박태영과 유기적으로 얽히며 폭발적인 시너지를 발휘해 극의 전체적인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배우들의 열연은 극의 완성도를 한 차원 높인다. 장태영 역의 변요한은 믿었던 이에게 배신당한 후 복수를 다짐하는 인물의 끓어오르는 감정을 뜨거운 에너지로 그려냈다. 노재원 역시 박태영이 왜 배신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었는지 그 복잡다단한 심리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개연성을 더했다. 두 배우가 주고받는 연기 합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여, 실제 두 태영이 스크린에 살아 숨 쉬는 듯한 생동감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다만 핵심 소재인 포커와 홀덤의 활용도는 아쉽다. 극 중 자막을 덧대어 룰을 설명하려 애썼지만, 관련 지식이 전무한 관객이라면 속도감 있게 쏟아지는 판의 흐름을 단번에 따라가기엔 다소 벅찰 수 있다. 반면 룰을 조금이라도 숙지하고 있는 관객이라면 도박판이 돌아가는 치열한 기싸움을 훨씬 더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이만하면 추석 극장가를 정조준한 범죄 오락 영화로서 손색이 없다. 포커와 홀덤이라는 도박판의 생리에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라는 철학적 메시지를 녹여냈으며, 적절한 긴장감과 속도감 있는 전개가 러닝타임 내내 쉼 없이 이어진다. 극 특성상 약간의 노출 수위가 존재하지만 극의 흐름을 해칠 만큼 과하지 않다. 명절 연휴, 일상의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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