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가능한 사랑', 韓 영화 최초 베니스 심사위원대상 수상 영예 [종합]
2026. 09.13(일) 13:46
이창동 감독
이창동 감독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경쟁 부문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품에 안으며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2일 오후 7시(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 살라 그란데 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에서 이 감독은 심사위원이자 시상자로 나선 두기봉 감독이 건네는 은사자상을 들어 올리며 전 세계 영화인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았다.

무대에 오른 이창동 감독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다림과 인내가 없었으면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영화를 같이 만든 모든 분들과 지금 느끼는 감정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믿고, 제작이 가능하도록 해 준 넷플릭스에게 감사드리고요. 현장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분들 감사드리고요. 그중에서도 이 영화에 생명을 준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네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상은 여러분들의 것입니다."라고 벅찬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은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이 상을 주신 것은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한국 영화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은 이번 '가능한 사랑'이 최초이며, 이창동 감독 개인으로서도 지난 2002년 '오아시스'로 은사자상(감독상)을 수상한 이후 무려 24년 만에 거둔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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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저는 이 영화를 통해서 저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제가 어떻게 영화에 담을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종종 영화가 타인의 고통 또는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 속으로 가져오면서 소비하는 요소가 많은데, 과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영화에 담아야 되는지, 그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도 하고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영화를 만드는 작업 자체를 통해 어쩌면 그 고통을 함께 나누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가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라고 진솔한 연출 의도를 덧붙였다.

올해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두기봉 감독은 "이창동 감독님이 만든 작품들 중에서 이 영화가 가장 성숙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일도 매우 섬세하고 은은합니다. 영화 속 모든 디테일과 그 안에 담긴 성찰들이 마음에 들었으며, 저는 절대 이런 영화를 만들지 못할 것 같습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본상 수상에 앞서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까지 휩쓸며 전 세계 평단의 완벽한 인정을 받았다.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일정으로 현지에 머물고 있는 주연 배우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전도연은 "이번 수상이 감독님께서 다음 작품을 써 내려가시는 데 큰 동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독님의 수상을 보니 벌써부터 다음에 보여주실 영화가 궁금해집니다"라고 전했고, 설경구는 "이 영화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고, 진심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밝혔으며 조인성과 조여정 역시 한국 영화 팬들을 향한 깊은 감사와 함께 곧 이어질 개봉에 대한 벅찬 기대감을 표했다.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이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가능한 사랑'은 오는 9월 23일 극장 개봉에 이어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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