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은 인파 속, 스타는 '안방 1열'…같은 불꽃 다른 풍경 [이슈&톡]
2026. 09.07(월)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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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100만명이 한강변으로 몰려든 날, 누군가는 교통 통제와 인파를 뚫고 자리를 잡았고 누군가는 거실 소파에 앉아 같은 불꽃을 바라봤다. 매년 서울세계불꽃축제가 끝난 뒤 화제가 되는 스타들의 이른바 ‘안방 1열’ 인증이 올해도 등장했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한화와 함께하는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이 열렸다. 한국과 미국, 영국이 참여한 올해 축제에는 한강 주변과 인근 관람지역을 포함해 약 100만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추산됐다. 여의도와 이촌 한강공원 행사장에만 40만~50만명이 운집했다.

수많은 시민이 일찌감치 한강변에 자리를 잡은 가운데 일부 스타들은 자택에서 여유롭게 불꽃을 감상했다.

개그우먼 김지민은 본행사를 하루 앞둔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신혼집 거실 창밖으로 펼쳐진 전야제 불꽃을 공개하며 “전야제를 이렇게 본식처럼 한다고? 한화 스케일!”이라고 감탄했다. 김지민과 김준호 부부의 신혼집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강변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배우 황정음도 두 아들과 함께 자택 옥상에서 불꽃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배우 고(故) 최진실의 딸이자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최준희 역시 신혼집에서 바라본 불꽃축제 영상을 공유했다. 지인이 촬영한 영상에는 ‘주니 홈 명당존’이라는 문구도 담겼다.

반응은 엇갈렸다. 수십만 인파와 교통 체증을 피하고 집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부러워하는 목소리가 나온 반면, 수십억원대 한강변 주거지가 부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 같은 인증이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한다는 반응도 뒤따랐다.

축제 때마다 등장하는 ‘불세권’이라는 표현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불꽃놀이와 역세권을 결합한 말로, 집에서 불꽃축제를 감상할 수 있는 한강변 주거지의 희소성을 강조한다. 최근에는 한강 조망 여부에 따른 주거 가치의 차이를 빗댄 ‘한강뷰 계급’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올해 스타들의 ‘안방 1열’ 인증이 더욱 주목받은 데에는 최근의 부동산 상황도 무관하지 않다. 서울 집값 상승세 속에서도 한강변 주요 지역과 고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며 한강 조망권은 단순한 주거 환경을 넘어 자산 가치를 결정짓는 요소로 부각돼 왔다.

때문에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불꽃축제조차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누군가는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몇 시간 전부터 한강변을 찾아야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매일 생활하는 거실과 옥상이 최고의 관람석이 된다.

그렇다고 이를 스타 개인의 ‘과시’ 문제로 돌리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집에서 바라본 풍경을 SNS에 공유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한강변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일상을 공개하지 말아야 할 이유 역시 없다.

오히려 이번 풍경은 불꽃축제를 둘러싼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 매년 100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한강변에 몰리고 교통 통제와 대규모 안전 관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대형 문화 이벤트가 서울 한복판에 집중되는 것이 최선인지도 생각해볼 만하다.

올해 한화그룹이 축제에 투입한 비용은 약 13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안전관리에만 약 45억원이 쓰였다. 행사 당일 여의도 일대 도로와 원효대교 등이 통제됐고, 지하철역에는 인파가 집중됐다. 매년 10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한정된 지역에 몰리는 만큼 교통 혼잡과 안전 관리에 대한 부담도 뒤따른다.

물론 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한강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불꽃축제를 여는 상징성과 효과는 분명하다. 서울의 스카이라인과 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형 불꽃쇼는 그 자체로 강력한 관광 콘텐츠다. 지난 2000년 첫선을 보인 이후 20년 넘게 이어지며 서울을 대표하는 가을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성공한 축제의 효과를 여의도 한 곳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여지가 있다. ‘왜 한강에서 불꽃을 쏘느냐’보다는 ‘대형 수변 축제를 꼭 여의도에만 집중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가깝다.

수도권에는 북한강과 남한강을 비롯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변 지역이 적지 않다. 여의도 축제를 그대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대형 수변 이벤트를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거나 연계한다면 관광객 유입과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또 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 지역에 대규모 인파가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교통과 안전 부담을 분산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할 수 있다.

서울의 상징성, 대중교통 접근성, 오랜 기간 축적한 운영 경험 등을 고려하면 여의도가 가진 경쟁력은 명확하다. 따라서 기존 축제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자는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성공한 문화 콘텐츠를 서울 중심부에만 집중시키지 않고 다른 지역과 나눌 방법을 찾아보자는 문제에 가깝다.

한강 위에서 터진 불꽃은 모두에게 같은 불꽃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는 풍경은 같지 않았다. 누군가는 수십만 인파 속에서 고개를 들었고, 누군가는 수십억원대 한강변 집에서 창문을 열었다.

스타들의 ‘안방 1열’ 인증이 매년 유독 화제가 되는 것도 어쩌면 불꽃 자체보다 그 너머로 비치는 현실 때문일지 모른다. 화려한 축제가 시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우리가 사는 도시의 자산과 주거 격차까지 선명하게 비추고 있다면, 이제는 축제를 어디에서 어떻게 즐길 것인지, 그리고 그 효과를 어떻게 더 넓게 나눌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때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김지민, 최준희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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