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 원현준, '빌런'을 재정립하다 [인터뷰]
2026. 07.28(화) 08:00
배우 원현준
배우 원현준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빌런에게 서사를 주면 안 된다'란 말이 있다. 악인에게 당위성을 부여해 자칫 그의 잘못까지 정당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배우 원현준의 연기를 보면 아무래도 이 말이 정답인 듯싶다. 서사와 명분을 갖춘 그의 빌런은 '악'을 넘어 살아 숨 쉬는 입체적인 인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원현준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답을 설득력있께 그려내며 자신만의 빌런을 완성했다.

지난 25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연출 이승영, 이소은)은 평범한 아빠 김부장(소지섭)이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돼 싸우는 아빠 유니버스 복수 액션 드라마다.

동명의 웹툰 원작을 둔 '김부장'은 첫 방송 당시 닐슨코리아 기준 9.5%로 출발했으며 4회 만에 시청률 20%대를 넘어섰다. 이로써 올해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이에 강국철(땅강아지) 역을 맡은 원현준은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우리 모두 다들 이정도로 잘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그는 "다들 행복해하고 있는 거 같다"라면서도 "사람이라는 게 불안한 마음이 있지 않나. 조용히 기도 하면서 지켜봤다. 높게 올라가는 건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원현준이 바라본 '김부장'의 흥행 이유는 부성애다. 김부장이 딸 민지를 구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액션신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한 것이다. 그는 "부성애와 빠른 전개, 주요 배우들의 유머가 있어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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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원현준

원현준은 극 중 대한민국 특수임무국 국장 강국철로 분했다. 강국철은 과거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김부장의 처분을 강하게 주장하는 인물이다. 이에 "내가 전체 출연진 중 두 번째로 캐스팅됐다고 하더라. 그래서 감독님께서 내게 '제발 잘 해주셔야 한다'라고 했었다. 부담감이 컸지만 열심히 강국철 역을 잘 연구했다"라고 '김부장' 합류 과정을 밝혔다.

강국철은 자신의 신념대로 김부장을 처단하기 위해 끝까지 추격한다. 이 과정에서 유혈이 낭자한 액션신이 잇따라 등장했고, 그는 딸만 바라보는 김부장을 괴롭히는 강렬한 '빌런'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시청자들은 강국철에 대해 "민지 밥 좀 줘라", "왜 이렇게 김부장을 괴롭히냐" 등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원현준이 위 반응을 전하며 "방송을 보면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원현준이 정의한 강국철은 빌런이 아니었다고. 그는 "사명감과 신념을 갖고 김부장을 쫓는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타인을 해하거나 괴롭히기 위한 악의가 아닌, 오직 자신의 굳건한 신념과 목적을 쫓는 과정에서 비롯된 인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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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원현준

또한 강국철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한 것은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성이었다. 그는 "김부장과의 관계, 성한수(최대훈), 박진철(윤경호)과의 호흡이 있었기에 '강국철'이자 '땅강아지'라는 인물이 완성될 수 있었다. 시청자분들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친근하게 스며들길 바랐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원현준은 강국철이 '땅거지', '땅강아지'로 놀림 받는 장면에 대해 "배우들이 '국장을 너무 심하게 놀리나'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대화가 있어야 캐릭터의 매력이 산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사실 난 KBS2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하다' 때부터 소지섭의 팬이었다. 팬심으로 행복하게 촬영했다"라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단단하신 분이다. 현장 자체 분위기를 좋게 풀어주시고 본인의 연기 뿐만 아니고 같이 하는 상대 배우까지 균형감 있게 만들고 도와주셨다"라고 고마워했다.

윤경호는 앞서 '김부장' 제작발표회에서 목표 시청률 13% 달성 시 13시간 동안 묵언수행 하겠다고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원현준은 이에 "난 성공을 믿지 못했다. 기사를 보내고 연락했는데 답이 안 오더라. 정말 놀라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윤경호와의 호흡에 대해 "윤경호는 몇 작품을 같이 했지만 오래 함께한 장면은 없었다. 역시 윤경호는 윤경호더라"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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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이 크게 흥행한 만큼, 시즌2에 대한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원현준은 "아직 들은 바 없다"라면서도 "시즌2에도 강국철이 나온다면 시즌1보다 너그러웠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원현준이 '김부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남다르다. 그는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 많이 없었던 거 같다"라며 배우로서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좋지 않은 얘기도, 좋은 얘기도 많이 들은 건 이번 작품이 처음"이라며 "나로서 의미있고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발판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티브이데일리 안윤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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