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신' 전현무, 월드컵에서도 승리할까 [스타공감]
2026. 06.02(화) 16:11
KBS 북중미 월드컵 제작발표회, 전현무
KBS 북중미 월드컵 제작발표회, 전현무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방송인 전현무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중계 무대로 나선다. '축구'라는 낯선 영역에 처음 발을 디딘 그가 예능인에서 스포츠 캐스터로의 변신을 단행하는 상황, 시청률과 화제성을 견인하는 '방송의 신'인 그가 중계 전쟁에 나선 KBS에게 승기를 안길 수 있을까.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KBS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전현무는 이영표 해설위원, 남현종 캐스터와 함께 현장에 참석했다. "처음으로 캐스터로 인사드린다. 무거운 중책을 맡은 KBS 신입 캐스터 전현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 유쾌한 멘트 가운데 진지한 다짐도 드러냈다.

예능 무대에서 웃음을 자아내던 그가 월드컵 중계라는 무게감 있는 무대를 택한 까닭은 무엇일까. 전현무가 월드컵 중계 제안을 수락한 과정은 우연이면서도 필연이었다. 그는 "월드컵 중계 제안은 2014년부터 있었지만 제 자리가 아니라 생각해 계속 고사해왔다"고 밝혔다. 올해가 특별했던 이유는 여럿이었다. "KBS에 입사한 지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고, 예년보다 월드컵 분위기가 안 사는 것 같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수락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더불어 "이영표가 선수로 뛸 때 느꼈던 감동을 요즘 분들은 많이 못 느끼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선수들과 스태프분들 힘내시라는 생각에 광대처럼 가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축구라는 스포츠, 또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중계 준비 과정에서 전현무는 '신입 캐스터'로서의 학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능을 할 때와는 다른 긴장감과 부담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표현한 그는 "무식해서 용감하다. 축구에는 지식이 별로 없다 보니 비전문가로서의 질문이 많은데, 오히려 그런 점들 때문에 월드컵을 통해서만 축구를 접하는 일반적인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자신했다.

전현무가 월드컵 중계에 거는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먼저 "세 명의 조합에 대해 많은 분들이 우려보다는 기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 부족함은 기운과 기세로 메울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대표팀을 향한 그의 진심이었다. "연예대상은 다 농담이고, 내가 중계를 잘하지만 대표팀 성적이 안 좋은 것과 대표팀 성적이 좋은 것 중 하나를 택하라면 후자를 택하겠다"며 "나를 가루가 되도록 빻고 욕을 먹어도 선수들 성적만 좋을 수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8강과 연예대상 중 선택하라'는 질문에 "8강! 연예대상을 포기하고라도 그만큼 힘을 드리고 싶다"고 즉답한 모습은 그의 각오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전현무의 스포츠 캐스터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역도 중계에 나섰고, 최고 시청률 18.5%를 기록하며 흥행 제조기임을 입증한 바 있다. 전현무는 축구, 역도 두 종목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했다. "역도는 호흡이 느려서 예능하듯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었는데, 축구는 템포가 빨라서 흐름을 놓치기 쉽다. 또한 축구는 마니아 층이 많아서 시청자들이 더 날카롭게 보신다. 역도보다 훨씬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도 이영표 해설위원과의 호흡 연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하루하루 올라가는 습득력"이라는 남현종 캐스터의 평가는 그의 성실한 준비 과정을 반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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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북중미 월드컵 제작발표회, 전현무

이날 현장에서는 KBS 연예대상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전현무가 올림픽 중계를 통해 2년 연속 수상을 노릴 수 있을 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전현무는 "작년에 연예대상을 받았다고 해서 2년 연속 수상을 기대하지 않는 바가 아니다"며 "이 중계와 직결돼 있다. 이걸 망하면 다른 걸 백날 잘해도 안 줄 것"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흥미로운 대목은 전현무가 KBS 뿐만 아니라 JTBC와도 함께 현지로 떠난다는 점이다. 당초 JTBC가 단독으로 월드컵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던 상황에서 전현무가 출연 중인 JTBC '톡파원 25시'가 선수단을 응원하는 콘셉트의 1회성 예능 녹화를 마련한 것. 그러나 KBS가 개막을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갑작스럽게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고, 전현무는 "JTBC는 중계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양쪽 다 가게 됐다. 1차전은 JTBC로 가고 뒤에 있는 경기는 KBS에 들어간다"라며 "이게 맞나 싶은데, KBS 쪽에서는 관계 없다고 말해줘서 양쪽 다 참여하게 됐다. JTBC는 1차전에서만 함께하고, 이후로는 KBS와 함께 한다"라며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을 예고했다.

흥미롭게도 이번 북중미 월드컵의 중계사는 JTBC와 KBS 단 두 곳뿐이다. 다채로운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어찌 보면 월드컵이라는 스포츠 이벤트의 화제성과 성패가 전현무의 캐스터 도전에 상당히 의존하게 된 셈이다. KBS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중계에서 시청률 꼴찌를 기록한 뒤 이번 기회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전현무의 '무식한 질문'과 '때묻지 않은 시선'이 일반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을지, 그의 캐스터 도전이 한국 축구의 성적만큼이나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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