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무싸' 오정세, 가치를 증명하려 애쓰는 우리에게 [인터뷰]
2026. 05.29(금)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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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고양이도 나무도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다 늙어 죽길, 병들어 죽지 말고 괴로워 죽질 말고. 후드득 낙엽 떨어지듯이 모두 다 늙어 죽길"

오정세가 세상의 모든 무가치함과 싸우는 이들에게 건넨 지극한 위로다. 아등바등 1등만 쫓던 박경세가 제 자리를 찾아가듯, 오정세 또한 이 작품에서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냈다. 경쟁 사회 속에서 존재 가치를 증명하려 애쓰는 우리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 오정세의 이야기다.

지난 24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는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안 풀려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 미쳐버린 인간의 평화 찾기를 따라가는 드라마다. 영화계를 배경으로 인간 내면의 무가치함에 대한 고민과 싸움을 주제로 그린다. 오정세는 극 중 8인회 멤버이자 고박필름 소속 감독인 박경세 역을 맡았다.

작품을 마친 오정세는 취재진을 만나 '모자무싸'에 대해 "귀한 작품"이라는 소감을 연신 전했다. 그는 "찍을 수 있어서 좋았다. 13부 스케줄이 나왔으면 할 정도였다. 2026년이 가치 있는 한 해가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열린 결말에 대해 오정세는 "개인적으론 만족하고 있다. 동만이(구교환)하고 화해했고, 혜진(강말금)과도 화해했고, 제 작품도 잘 가고 있지 않냐"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모자무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한 대사와 한 장면이 귀하고 아까울 정도였다. 이 글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라며 "나중엔 대본에만 갇혀있는 느낌이 들어서 정서를 채우고 하려 했다"라고 언급했다. 오정세는 "시청률이 20%를 넘거나, 천만이 넘는 작품들도 취향의 영역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을 통해 귀한 마음을 갖고 긍정적으로 작품을 보신 분들에게는 꽤나 진한 여운과 위로와 미소를 드릴 수 있던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박경세가 박해영 작가의 설계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반에 실수를 해도 주변 인물들로 인해 제자리로 올 수 있는 전체적인 신을 만들어놓으시지 않았나 싶다"라며 "주변 캐릭터의 자극으로 성장하고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인물로 설계하신 것 같다"라고 밝혔다. 특히 박경세라는 인물에 대해 "경세가 1등만 하려고 애를 쓰다 보니 많은 걸 놓친 인물이다. 그걸 혜진을 통해 깨닫고 3등만 해도 된다는 마음을 얻게 됐다. 이제 건강하고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극 중 강말금과 구교환이 꽤나 든든했다는 오정세다. 그는 "둘 다 든든한 사람이었다. 일과 사람적으론 혜진이가 잡아줄 것 같고, 정서적 버팀목 같은 느낌이었다"라며 "동만이는 티격태격했지만 든든한 사람이었다. '날씨를 만들어드립니다'를 보면서도 큰 벅참이 있었을 것이다. 누구보다 티격태격했지만 응원하는 파트너였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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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동만과 진만(박해준)과 촬영한 '말티즈 싸움신'이란 명칭이 붙은 장면에 대해선 "제가 생각했을 땐 이 둘의 우정과 접점이 있기에 더 미워하고 긁는 사이라고 생각했다. 진만이가 나타났을 때 동만이가 같은 편이 된 기분이었다. 적이었던 놈이 내 갑옷이 된 느낌이었다. 제가 생각한 정서 그대로 했던 것 같다"라며 웃으며 회상했다.

영화배우가 소화한 영화감독이라는 역할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오정세는 "영화계로 들어가는 느낌을 저는 못 받았다. 배경이 그럴 뿐이다. 많은 일반인의 정서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혜진 대사 중에 '누가 돈 벌려고 영화하냐. 놀려고 하지'하는 말이 있는데 시원하고 좋았다. 자기가 맡은 어떤 걸 하면서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오정세는 박경세를 연기하며 느낀 점도 전했다. 그는 "저 말고도 여기 나오는 캐릭터들이 무가치함과, 존재 가치가 작아지는 것을 증명해내고 싶어 아등바등하며 벌어지는 실수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경세도 마찬가지로 여러 편의 영화를 찍은 성공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안에선 불안한 느낌이 있다. 피해의식도 있던 것 같다. 동만이와 완전 반대편에 있어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또 다른 동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박경세는 극 중 동만이 제작한 영화 '날씨를 만들어드립니다'에도 출연했다. 이 이유에 대해 묻자 "동만이 영화가 잘됐으면 했다. 경세는 그런 응원을 했을 것이다. 감독님에게 제안을 드렸고 대신 바스트샷은 없었으면 했다. 너무 드러나는 순간 그건 인간 오정세의 욕심이 되는 것 같았다. 확대해서 알아볼 수 있을 정도가 됐으면 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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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기 MBC 금토드라마 '오십프로'로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오정세다. 게다가 6월 3일엔 영화 '와일드 씽' 개봉까지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계획하고 가진 않지만 몰릴 때가 있다. 이제 '오십프로' 이후엔 1년 후에나 모습을 보여드릴 듯싶다. 경세는 경세로 성곤은 성곤으로 즐겨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와일드 씽' 속 그가 부른 '니가 좋아'에 대해선 "500만 관객을 달성하면 성곤의 발라드가 됐든, 장발 비주얼로 무언가를 해보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다작의 원동력에 대해 오정세는 "전 그 안에서 쉼을 찾는 사람이다. 이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받고 안 풀려서 고민이 될 수도 있지만 이 안에서 시각적 여유를 찾으려고 하는 배우다. 그게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오정세는 '모자무싸'를 떠나보내는 아쉬운 마음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저에겐 귀한 작품이었다. 저처럼 열린 마음으로 '모자무싸'를 마주하신 분들에게 아파하지 말고 병들지 말고 자연스럽게 늙어 죽길 바라겠다. 뜨거운 마음으로 시청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오정세는 '와일드 씽'이 서운할까 말을 이어갔다. 그는 "제 음악 많이 사랑해 주시고, 제 음악은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은 들어줬으면 좋겠다. '니가 좋아'를 한 시간 연속 재생을 만들어주신 분도 계시더라. 자기 전에 한 시간 들으시면 어떨까 싶다"라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스튜디오 피닉스, SLL, 스튜디오 플로우, 프레인 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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