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돌 막내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한선화의 영리한 변신 [스타공감] |
| 2026. 05.21(목) 0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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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선화 |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데뷔 17년 차를 맞이한 한선화의 행보가 매섭다. 그의 연기 인생을 복기해 보면 결코 우연에 기댄 성취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드라마부터 영화에 이르기까지 한선화는 장르와 배역의 크기를 가리지 않고 자신을 몰아붙였다. 현장에서 쌓아 올린 이 단단한 내공은 이제 대중이 그를 신뢰하게 만드는 강력한 자산이 됐다. 2009년 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한 한선화는 2016년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현장에서 묵묵히 내공을 다져온 그가 연기자로서의 잠재력을 완전히 터뜨린 지점은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2021)이었다. 한선화는 요가 강사 한지연 역을 맡아 인물 특유의 유쾌함을 연기에 녹여내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특정 이미지가 고착될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그는 안주 대신 변주를 택하며 자신의 가치를 확장했다. 그 결과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를 통해 차세대 로코퀸의 가능성을 보였고, 영화 ‘파일럿’으로 상업 영화의 흥행까지 견인했다. 대중의 눈높이가 가장 까다로운 로맨스와 코미디라는 두 장르에서 연타 홈런을 날린 것이다. 지난해 거둔 성취는 더욱 상징적이다. 한선화는 영화 ‘교생실습’을 통해 호러와 코미디를 오가는 복합적인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며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배우상을 거머쥐었다. 평단의 호평은 정식 개봉 후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라는 흥행 결과로도 이어졌다. 인물의 매력만으로 극 전체를 지탱하며 관객을 끌어모으는 그의 저력을 다시금 입증한 셈이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톱스타 장미란 역을 맡은 그는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 숨겨진 인물의 상처와 자조적 고뇌를 서늘한 눈빛으로 그려내고 있다.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해 펼치는 그의 연기는 인물의 서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고 흡인력을 높였다. 특히 이번 ‘모자무싸’에서의 연기는 배우로서의 깊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감정이 폭발하는 지점에서는 과감하게 울분을 쏟아내고, 정적인 순간에는 미세한 눈빛의 떨림만으로 인물의 생채기를 드러낸다. 배종옥, 구교환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의 치열한 앙상블 속에서도 밀리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존재감은 그가 이미 충분한 내공을 갖췄음을 방증한다. 필모그래피를 되짚어보면 한선화의 성장은 우연이 아니다. ‘신의 선물-14일’의 제니부터 ‘장미빛 연인들’의 백장미까지, 그는 조연과 주연, 독립 영화와 상업 영화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현장에서 몸을 부딪쳐 왔다. 아이돌 출신 배우에게 흔히 따라붙는 '이미지 소비'의 함정에 빠지는 대신, 장르와 캐릭터의 결을 달리하며 성찰해 온 결과다. 한선화는 대중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를 정확히 꿰뚫으면서도, 그 이상의 의외성을 보여줄 줄 아는 영리한 배우다. 따라서 2026년 공개될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캔들’은 그의 연기 인생에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내 시청자들에게 쌓아온 그의 연기 문법이 세계 시장에서 어떤 보편적 공감을 끌어낼지 호기심이 생긴다. 이제 대중은 그를 볼 때 이번에는 어떤 아픔을 가진 인물을, 또는 어떤 발랄한 캐릭터를 들고 나올지 기대한다. 조급하게 성과를 쫓기보다 제 자리를 지키며 실력을 쌓아온 그의 끈기가 현재의 전성기를 빚어낸 것이다. “늘 ‘양심’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는 한선화의 행보는 계속해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한서율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JT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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