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몰랐다"는 말로 하늘을 가렸다, 오만의 모르쇠 [김지현의 게슈탈트]

김선호는 왜, 1인 기획사에 정산금을 넣어달라고 요청했을까
김선호는 왜, 1인 기획사 미등록 사태에도 'SHDO' 등록을 미뤘을까

2026. 02.05(목)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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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게슈탈트는 독일어 Gestalt에서 유래한 말로, '형태' 또는 '전체적 구조'를 뜻합니다. 인간을 부분의 단순한 합이 아닌, 전체로 바라볼 때 비로소 의미가 드러난다는 개념입니다. [김지현의 게슈탈트]는 사람과 현상을 개별 사실이 아닌 전체적 맥락과 구조 속에서 파악하고, 해석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다 몰랐어요."

배우 김선호가 미등록 1인 기획사 에스에이치두를 통해 연예 활동 정산금을 챙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몰랐던 일"이라며 "소득을 재신고하고, 추가 세금도 납부했다"고 밝혔다. 자진 납세는 당연한 절차고, 몰랐다는 해명은 뭔가 석연치 않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다.

김선호는 전 소속사에 연예 활동과 관련한 정산금을 2024년 1월 가족 명의로 세운 법인 에스에이치두에 입금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법인에 대해 무지했다는 그는 왜 굳이 전 소속사에 정산금을 따로 입금해 달라는 부탁을 한 것일까. 소속사도 본인도 수고스러운 일이다. 법인이 세제 혜택을 받는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그의 해명은 신빙성이 부족하다.

김선호는 지난 4일 현 소속사 판타지오를 통해 "법인 운영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없는 상태로 해당 법인을 설립하고, 1년간 유지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단, 매월 수 백에서 수천 만 원 상당의 급여를 받은 그의 부모가 어떤 일을 했는지 대해서는 함구했다.

김선호의 해명은 시치미에 가깝다. 무지를 핑계로 조세 의무를 회피할 고의성이 없음을 입증하려는 계산일 것이다. 국세청의 조사나 벌금 추징을 피하려는 의도다. '모르쇠' 작전으로 법적 리스크는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대중이 자신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고 여긴다면 오만이 아닐 수 없다.

현행법상 개인 활동을 통한 소득은 최고 49.5%의 세율이 적용된다. 법인의 소득으로 신고되면 세율이 19%로 줄어든다. 법인, 소속사로부터 정산금을 받은 연예인은 개인 소득자이므로 최소 30% 최대 49% 가량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할 의무를 진다. 연예 활동 관련 수익을 실체가 없는 법인 소득으로 신고하면 조세 회피로 간주, 적발되면 벌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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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이를 전형적인 '소득 우회' 신고를 통한 조세 회피 행위로 판단한다. 같은 소속사 아티스트인 차은우는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인 장어집을 1인 기획사로 등록하고 해당 법인으로 연예 활동 관련 수익금을 지급 받았다. 국세청은 조사4국은 조사에 들어섰고, 차은우에게 한국 연예인 사상 최고액인 200억 원의 벌금을 추징했다.

전 소속사가 에스에이치두에 정산금을 입금했다는 사실은 김선호의 명확한 요청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요청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법인 정산은 세무상 효과가 크기 때문에 통상 세무사, 회계사 상담을 전제로 진행된다. 김선호는 세제 혜택을 누리면서 사무실을 마련하는 성의 조차 보이지 않았다. 에스에이치두의 주소지는 배우의 거주지와 동일하다.

김선호의 시치미가 황당한 또 다른 이유, 1인 법인 설립은 즉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법인 설립은 개인 사업자 등록보다 더 복잡하다. 정관 작성, 대표자 등기, 법인 계좌 개설, 세무 신고 체계 구축까지 거쳐야 한다. 김선호는 법인의 구조를 잘 몰랐다면서 법인 명의로 자신의 부모에게 급여를 주고, 법인 카드까지 발행하는 구체적 운영 행위들을 했다.

특히 연예인 1인 기획사 법인은 세금 처리에 민감해 전문가 개입이 필수다. 속된 말로 작은 구멍가게 주인도 세무사의 조언을 구하는 시대다. 중소기업 수준의 매출을 올리는 스타가 법인을 세우면서 법인의 조세 구조에 대해서는 일절 몰랐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가족이 급여를 받고, 법인 카드까지 사용한 마당에 법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니, 설득력이 떨어진다.

2024년 설립된 에스에이치두가 올해 초까지 미등록 법인이었다는 사실은 김선호의 안일함을 넘어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연예계는 1일 기획사를 운영하는 일부 스타들이 법인을 미등록한 상태로 운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수많은 법인이 적발됐고, 관련처의 조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언론 보도도 수차례 이어졌다.

당시 논란이 된 스타들은 미등록 법인 외 소속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말 그대로 1인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이다. 법인 등록을 미처 진행하지 못했을 뿐 적어도 이들이 세운 법인은 실제로 매니지먼트 업무와 관련된 회사였고, 직원들도 존재했다. 페이퍼컴퍼니 논란으로 비화되지 않은 이유다.

김선호는 관련 문제로 시끄러운 시기, 에스에이치두 법인 등록을 시도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법인의 설립 의도와 목적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에스에이치두는 김선호의 부모가 대표이자 직원이었고, 대중문화예술기획업 충족 조건인 매니지먼트와 관련 종사자도 고용하지 않았다. 연극 활동을 위한 법인이었다면, 관련 내역을 공개해야 했다. 현재로서는 에스에이치두가 무슨 일을 해 온 것인지 알 수 없다.

김선호는 (몰랐다면서) 법인을 통해 부모에게 급여를 줬고, 심지어 그 급여를 자신의 통장으로 다시 받았다. 김선호와 그 가족은 (몰랐다면서) 법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했다. 차라리 '법인 조세 혜택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지만, 언론 보도로 인해 잘못을 깨달았고 사후 조치를 취했다'며 선처를 구했으면 좋았을 터다. 그의 순진무구한 '모르쇠' 입장문은 속이 너무 보여 민망하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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