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X' 김이경, 결핍으로 빚어낸 욕망 [인터뷰]
2025. 12.18(목)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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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질투는 숨기면 독이 되지만, 드러내면 욕망이 된다고 한다. 그런 욕망이 결핍과 섞인 인물을 연기하며 배우로서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게 된 김이경의 이야기다.

'친애하는 X'는 지옥에서 벗어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가면을 쓴 여자 백아진(김유정)과 그리고 그녀에게 잔혹하게 짓밟힌 X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김이경은 백아진과 학창 시절 전교 1등 자리를 두고 다투던 경쟁자로 질투와 원망, 열등감에 사로잡힌 심성희 역을 맡았다.

김이경은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과 인연을 토대로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촬영 시작부터 종료까지의 기간이 참 길고도 알찼다.. 방영되는 5주는 너무 짧게 느껴졌다. 소중하고 아쉬웠던 순간이다. 안 끝났으면 좋겠지만 그 순간들을 제대로 눈에 담고 싶었던 것 같다"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심성희를 그려내며 김이경은 "공감이 되진 않는 인물이다"라며 선을 그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그래도 공감대를 찾아보자면 성희는 누구에게나 있는 욕망을 겸손하게 낮추기보단 솔직하고 과감하게 표현하는 인물이라 생각이 들었다. 저도 똑같이 인간 김이경으로서 원하는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달려가는 지점만큼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인물이다. 새로운 인물이란 생각도 들었다. 미워해주시고, 귀여워해주시고, 안타까워해주시는 다양한 반응을 느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백아진과의 혐관 케미를 언급하며 "둘의 케미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했다. 예상외로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심성희에 대해 김이경은 "계산적으로, 이성적으로 자기 목적이나 욕망을 이루려는 친구보단 감정적이고, 눈앞에 자기가 가져야 하는 게 있으면 뛰어들어야 하는 친구다"라며 "단순한 조력자에 그치기보다, 인물이 가진 목적과 욕망, 그리고 복수라는 키워드에 포커스를 맞췄다"라고 설명을 더했다.

원작 웹툰보다 심성희의 분량이 많아졌다는 말에 김이경은 "아진이와의 관계성을 넓히다 보니 추가된 것 같다. 성희도 충격을 안고 살아가게 될 텐데, 연예인이 된 아진이를 보고 참고 살아가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자기가 살면서 취했던 모든 것을 빼앗겼다. 다시 뺏어야 한다는 욕망이 컸다고 생각한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하는 보상심리도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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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해왔던 인물들과 결은 달랐지만, 이는 김이경에게 새로운 욕심을 안기는 배역이 됐다. 김이경은 "새 얼굴을 보여줄 수 있어서 배우로서의 욕심이 컸다. 배우는 다양한 인물을 그려내야 하는 직업이지 않냐.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캐릭터라 생각했다"라며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기회를 받았으니 '많은 걸 배우고 많이 가져가자'는 생각을 했다. 악역이라 거부감이 든다는 생각보단 '새로운 걸 할 수 있구나'하는 설렘이 더 컸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기존과 다른 역할을 맡아 어떤 생각을 하면서 촬영에 임했을까. 김이경은 "성희는 악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친구가 갖고 있는 욕심과 결핍이 극대화돼 그걸 채우려고 하다 보니까, 선을 넘는 행동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합리화가 되면 안 되겠지만 성숙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라며 "학창 시절을 넘어 어른이 되고 성격을 형성하는 데 있어 10대의 시간들이 중요한 것 같더라. 내가 누 군인가 하는 고찰을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존재감과 무엇이 성립되는 과정에서 나이가 든다고 갖춰지는 건 아니었던 것 같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전했다.

작품은 김유정과 그를 비롯한 악인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이에 김이경은 "각자 인물마다 결핍들이 극대화돼 표현된 작품이라 생각했다"라며 "사람은 사람 사이에 갈등이 무조건 있고, 나쁜 마음도 생기지만 이런 사람들이 우리 곁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특별한 일이 아니란 걸 은연중에 남긴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이경은 무엇을 배우게 됐을까. 그는 "연기적으로 과감한 표현과 자유로운 장 안에서 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았다. 제가 배워야 하는 입장인데, 감독님이 자유롭게 풀어주시고 다양하게 연기할 시간들을 주셨다"라며 "캐릭터를 살릴 수 있는 여유를 배운 것 같다. 현장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여유를 가지고 표현할 수 있는지를 배웠던 시간이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그는 "그리고 이 역할 자체가 악역이라면 악역인데 안에서 속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 걸 표정이나 표현을 직접 보여줘서 재밌었던 것 같다.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악역을 하며 속이 시원했다는 배우들도 많다. 김이경 또한 "나누자면 시원한 편에 가까웠다. 시작은 어려웠다. 내려놔야 한다는 말도 많았다. 한국 사회에서 자라며 체득한 예절과 겸손이라는 미덕, 그 몸에 밴 관성을 깨는 데 시간이 꽤 걸린 셈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악역도 이젠 하나의 추억이 된 셈이다. 현실로 돌아온 김이경은 "현실로 돌아오는 게 빠른 편이다. 전 들어가는 게 시간이 걸린다. 저로 시작하는 부분들이 접점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다른 캐릭터보다 시간이 걸린 부분도 있었고 시간을 좀 할애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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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X'를 통해 부산 국제 영화제(이하 부국제)도 참여했던 김이경이다. 그는 "부국제라는 행사가, 저희 아버지가 부산에서 일을 하고 계시다. 그 순간을 '친애하는 X'로 만나 뵐 수 있었다"라며 "저희 아버지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서 더 뜻깊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을 봤었고, 배우를 한다고 시작해서 제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 않았구나. 부모님에게 보여드릴 수 있을 만큼 더 열심히 하고 나중에는 영화로도 와야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앞서 2년 전 인터뷰에서 김이경은 사극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김이경은 "그걸 아직 이루질 못했다. 아직까지 저는 사극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작품도 그렇고 들어갈 작품도 그렇고, 사극과 함께 로맨스도 해보고 싶다. 인물에 대한 깊이가 달라지지 않냐"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김이경은 자신을 이끄는 원동력에 대해 "아직 지치기엔 시작도 안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시작했단 생각이다. 배울 것도 많고 알아가는 것도 많고, 배우라는 직업이 정답도 없고 내가 만들어가는 일이지 않냐"라며 "그런 걸 표현하는 걸 제가 즐겨하니까 작품을 끊이지 않고 할 수 있단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인 것 같다"라며 감사함을 드러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빅스마일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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