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강하늘, 선과 악 사이 묘한 줄타기 [인터뷰] |
2025. 04.11(금) 06: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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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선역과 악역 사이 묘한 줄타기 속, 시원한 액션을 선보이며 강하늘이 '야당'으로 돌아왔다. 인터뷰 내내 뜨겁게 호응하며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낸 배우 강하늘의 이야기다. 오는 16일 개봉을 앞둔 '야당'(감독 황병국)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강하늘),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유해진),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박해준)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강하늘은 극 중 브로커 '야당' 역할을 맡았다. 지난 3월 영화 '스트리밍'에 이어 재차 취재진을 만난 강하늘은 "개봉은 제가 정하는 게 아니고, 정해진 것"이라며 "영화를 보면서 내 얼굴이 나올 때는 손 오그라들면서 봤다. 제가 촬영 안 한 장면들을 보는 매력이 있던 것 같다"라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보면서 신기한 장면도 있었다. '저렇게 찍었구나' 싶었다. 특수한 것들은 고증을 거쳐 촬영했다"라고 언급했다. 자칫 정치 영화로 오해될 수 있는 '야당'은 마약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수사기관에 넘기는 역할을 하는 이들을 뜻하는 용어다. 강하늘조차 첫 대본을 받았을 때 '이 시점에 정치는 좀…'이라고 생각했단다. 강하늘도 이번 작품을 통해 '야당'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고. 그는 "대본을 받고 '야당'이라는 것을 소개해줄 생각에 재밌겠단 생각이 들더라. 저도 원래 '야당'이 뭔지 몰랐다. 저희 소속사 대표님의 친구분이 실제 마약반 형사신데 이 시나리오를 보고 '야당'에 대해서 물어봤다. '이런 게 진짜 있어?'라고 물어보니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라고 하셨다더라. 실제 있는 단어였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소개해줬을 때 재밌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극 중 이강수(강하늘)는 평범한 대리운전기사에서 마약 사건에 휘말리며 야당 일에 시작하게 된다. 강하늘은 "전 야당이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제 캐릭터일지 언정, 선해보이고 싶지 않았다. 너무 악랄하면 관객분들이 따라와야 하는 인물인데 그럼 따라오기 힘들었을 것 같다"라며 선역과 악역의 사이 줄타기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해보이거나 착해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야당이란 일을 하는 게, 정의감이나 이런 느낌보단, '난 이렇게 당했으니 너는 더 당해야지' 하는 복수심이 있었다.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다. 이 캐릭터가 저는 선한 느낌보단, 저 캐릭터가 다음 신에 어떻게 될지를 궁금해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 캐릭터의 다음 상황이 궁금한 정도에 마음이 가는 느낌이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마약 연기까지 펼치는 강하늘은 "마약에 관해 고민하던 부분이 있었다. 조금 다행스러웠던 건, 사람마다 증상이 다 다르더라. 누구는 아프고, 누구는 웃고, 다 다르더라"라며 "스스로 정당성을 가질 수 있겠더라. 최대한 고통스러워 보이려 했다. 영화 전개상 진행을 해야 하다 보니, 다큐처럼 사실적으로 다룰 순 없었다. 처절해 보이고 힘들어 보이려 했다. '저 정도로 힘들고 몸에 안 좋구나'하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선한 이미지를 갖고 있음에도 그는 "제가 재밌게 본 대본이다 보니 부담으로 다가왔다기보단, 고민의 지점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수위에 대해 묻자 강하늘은 "대본 읽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이건 청불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촬영하지 않은 부분에 있어선 깊게 말씀드릴 수가 없다. 제작진분들의 생각이지 않냐. 제가 겪어야 하는 신들을 봤을 때, 저는 공감하는 편이긴 했다"라고 대답했다. 강하늘은 마약을 직접 만나며 극에서 많은 변주를 가져간다. 물 만난 듯 신나게 연기하는 그의 모습에 대해 묻자 그는 "연기를 하면서 신났던 적은 없다. 신나 보이게 하려면 제가 신나 있다는 걸 느끼게 하게끔 하는 고민들이 있다. 오히려 이런 장면이 고민할 게 더 많은 것 같다. 쾌활하고 움직임이 많은 캐릭터는 고민할 지점이 많은 것 같다"라고 진중하게 말했다. 극의 중반엔 강하늘을 필두로 주변인들이 하나의 팀처럼 보이게 되는 순간이 다가온다. 그는 "팀플레이처럼 보이기 위해서 리허설도 많이 했었고, 대사를 각자 해야 하지만 리허설을 할수록 자연스러워진다. 팀 플레이처럼 보이기 위해서, 처음엔 다들 어색한 분위기였다면 점점 다 같이 얘기한 끝에 팀처럼 보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강하늘은 이번 작품에서도 평소와 다름없이 평균 능력치 이상의 연기를 선보인다. 연기력 논란이 없었던 자신의 행적들을 돌아보며 그는 "저는 늘, 잘 못했던 것 같다. 모르겠지만, 편한 말로 하는 게 아니라, 운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운이 잘 따랐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운이 포함되지만,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을 만났고, 배우면서 또 노력을 했다. 저는 연기를 잘하진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저는 어릴 때부터 봤던 모든 것들이 영감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들은 얘긴데, 음악가들은 매일 연주를 하고 화가는 매일 그림을 그리고 선을 그리는데 연기자는 그 정도의 훈련을 하지 않냐는 말이 있었다"라며 "저는 반대로 생각해서 저의 매일이 공부라고 생각한다. 사실 지금 이 노트북을 들고 계시는 모습도 제가 기자 역할을 하게 되거나 하게 됐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지 않냐"라며 자신의 삶의 태도를 드러냈다. 강하늘은 "마약 소재로 하는 영화에서 오는 딜레마도 분명 있다. 마약 소재를 어떻게 사용을 하느냐에 따라, 호기심을 줄 수도 있다. 마약이 활용되는 장면을 강하고 거칠게 표현해서 경각심을 주고자 했던 것 같다"라며 "저도 후유증도 넣었고, 그걸 이겨내는 과정을 더 처절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그렇게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좋겠고, 야당이 저에게 있어서는 고민을 해보진 않았지만, 여러분들에게 티켓값도 비싼데 쓰신 돈의 가치를 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강하늘은 마약에 대한 경각심도 전했다. 그는 "영화 초반에 나오는 제 내레이션에서 '한 해 우리나라 마약 사범은 2만5000명이다'라는 대사가 있다. 그게 처음 녹음할 땐 '1만6000명'이었는데, 개봉 시기 때 다시 보니 2만5000명으로 늘어났더라.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라며 "그걸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때 우리나라의 마약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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