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뮤지컬 '아이참'이 경성 시대 여성들의 멋을 선보인다.

3일 서울 국립정동극장에서 창작 뮤지컬 '아이참'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정원철, 이혜진, 이준행, 박수민, 김미주, 방진의, 장윤주, 이휘종, 이주순, 문진아, 이상아가 장면 시연, 이후 박진완 팀장, 석재원 대표, 황정은 작가, 임지민 연출이 합류해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참'은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태어난 모습대로 사는 게 당연하다 여긴 시절, 조선 최초의 미용사 오엽주를 무대화 한 작품이다. '아이참'은 모델 장윤주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이목을 끈 바 있다.

'아이참' 속 석주(방진의,장윤주)는 당시 미용이 사치로 불리던 시절, 오래된 관습을 딛고 욕망을 수행하는 인물로 동경의 대상이 된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고, 의심하고 흔들리는 것도 아름다움을 인지하는 결론을 제시한다.


◆ 장윤주 "페미니즘 이야기? 그렇게 안 봐주셨으면"

이날 석재원 대표는 "4년 전 오엽주를 알게 됐다.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한 인물이라는 설명에 매력을 느꼈다. 당시 시대상 역시 알게 됐다. 기자들의 급습에서 신의 가사들이 실제로 미용실을 들락 나락 거리는 사람들을 향한 기사의 일부였다. 미와 멋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노래 가사에서 조선 부인들을 어여쁘게 가꾸는 일이 본인의 신념이라 말하는 데 실제로 그가 말한 부분이다. 이 오엽주란 인물이 삶의 히어로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소개하고 싶었다"라고 작품의 의의를 전했다.

뮤지컬의 세계에 첫 발을 들인 장윤주는 "보편화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현석주가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장면이 재밌었다. 건강하고 재밌게 공연하고 있다"라며 "일단, 여성들이 주체가 되는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그렇게 안 보셨으면 좋겠다. 지금 현재에도 분명 더 앞서가는 분들이 계신다. 누구라고 콕 집을 순 없겠지만, 먼 훗날 조명이 될 수 있는 분들이 분명 계신다. 현석주도 그런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면과 외면까지도 다 보여야 그 아름다움이 전달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보여야 한다. 신념이란 단어가 거창하게 들리지만, 현석주는 '저런 게 추가되면 더 이쁠 텐데'하는 센스가 있는 여성이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미용사란 직업에 대해 장윤주는 그간 어깨너머로 본 것들이 많다며 미용 자격증을 딸 판이라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에 반해 방진의는 "전 똥손이라 너무 긴장이 됐다. 급기야 집에 있는 딸의 머리로 연습을 했다. 하면서도 재밌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작품에 대해 실험적이라는 평이 전해지자 석재원 대표는 "실험적이려는 의도는 없었다. 4년 정도를 준비했다. 제작진을 캐스팅할 때 말을 많이 했다. 착한 정서나 교훈을 주려고 하는 엔딩은 아니었으면 했다고 하더라. 아름다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긴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창작진들에겐 챌린지가 됐을 것이다"라며 "제가 실험적인 걸 하자고 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닌데, 주인공이 그런 인물이다 보니 그렇게 비치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 장윤주가 프레스콜에서 솔로 넘버를 소화하지 않은 까닭

무대가 그리웠다는 장윤주는 "패션쇼로 무대를 찢어왔던 사람으로서 더 그렇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그렇게 무대에서 연기를 하게 됐다고. 장윤주는 "패션쇼도 그렇다. 리듬이 중요하다. 그 리듬과 각은 제 몸에 새겨져 있기에, 하지 말라 해도 하는데, 뮤지컬은 잘 모르겠다. 깊이 파고 이 작품을 한 게 아니라, 나만의 리듬을 찾아가야겠다 하는 느낌이다"라며 "매회차 연기를 다르게 해보려고 한다. 제가 제일 재밌던 건 뮤지컬 배우처럼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님에도 노래할 수 있던 것이다. 제가 학창 시절 다른 과목은 양, 가였지만, 음악은 수, 우였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 장윤주는 이날 솔로 넘버를 소화하지 않았다. 그는 노래가 부담됐냐는 질문에는 "공연을 보시면 알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대해 황정은 작가는 "주인공이 말을 많이 안 하게 하고 싶었다. 말을 많이 하는 게 석주의 방향성과 멀어진다고 생각했다. 어떤 다른 것을 줄 수 있을까 싶었다. 넘버나 여러 말들이 많이 줄어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그 아름다움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주입하거나, 정의 내리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인물들이 서로 영향을 주는 것도 좋지만, 교훈으로 주는 것은 예민하게 경계했던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임지민 연출은 "오엽주란 사람을 설명할 때 1920~1930년대가 새로운 것들이 들어오면서 무분별하게 자유로웠다는 기록이 있더라. 이 당시엔 극단적으로 '자유롭거나 아니거나'였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석재원 대표는 '아이참'이 가진 의미에 대해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아이참'이 쌍꺼풀 테이프다. 예전에 테이프를 눈에 붙이는 놀이를 하곤 했는데, 행위에 있어 아이참 쌍꺼풀 테이프가 있다는 의미를 살린 것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참'은 오는 29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