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쓴소리 자처한 유아인이기에 [이슈&톡] |
| 2023. 02.09(목) 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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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남다르다.' 배우 유아인을 한 번이라도 만난 기자가 받는 느낌은 비슷하다. 만난 이 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지만 유아인은 기자가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였다. 기자는 2009년 유아인이 모 여배우의 아버지에게 반기를 드는 글을 남겼을 때부터 그를 눈 여겨 봤다. 많은 말이 돌았던 현장이었는데 스태프도 아닌 남자주인공 유아인이 반기를 들 줄은 예상치 못했다. 게다가 그는 당시 '모두가 모셔야'하는 A급 스타도 아니었다. 강자를,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백과 자신이 옳다고 판단한 것에 고집을 부리는 모습이 나쁘지 않아 보였다. 때로 객기처럼 보였던 고집도 나이를 들어가며 서서히 유연해지는 것 같았다. 똑똑하게 필모그라피를 채워가는 것과 동시에 인간 유아인도 성장하고 있구나 판단했다. 연예부 기자는 '연예인 OOO은 실제로 어때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좀 난감하다. 진짜로 모르기 때문에. 기자는 대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1시간 여로 이뤄진 인터뷰로 배우와 만남을 갖는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대부분의 배우들은 자신의 색을 드러낼 줄 알고, 대화에 열심이며 친절하다. 그러나 인터뷰가 끝난 후에는 정작 동료인 스태프를 습관적으로 하대하는 스타들을 여럿 봤다. 사람에 대한 판단은 기준은 제 경험치에 의존하기에, 그 배우의 어떤 모습이 진짜인지 기자로서는 알 수 없다. 사실, 그게 뭐 중요하랴. 가수는 음악으로 배우는 연기로, 결국 콘텐츠로 말하는 법이다. 그럼에도 유아인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의 유별난 특이점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 부정적 의미에서의 유별이 아니다. 말그대로 남다름에 대한, 한 배우의 개성에 대한 얘기다. 유아인이 타 배우들의 일반성과 가장 다른 부분은 '싸움꾼'을 자처한다는 점이다. 혹자는 그를 거만하다고 지적했지만, 애써 타인을 상대하는 그의 모습이 기자에겐 성실함으로 보였다. 소수의 인원과만 소통하는 환경에서 일하는 스타들은 그들의 스태프에게는 곧잘 노골적인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대중에게는 본심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대중과의 싸움은 금기다. 스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대중과 논쟁을 자처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이 여론과 다르게 느껴져도 그 다름을 드러내지 않는 게 미덕으로 통하는 연예계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대중과 싸워봤자 무조건 손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아서다. 한 연예인이 대중에게 '제 생각은 다른데요'라고 손을 드는 순간, 그 다름은 반기가 되고, 마녀 사냥이 시작된다.
단언컨대 유아인처럼 누리꾼과 설왕설래 자주 논쟁을 벌이는 스타는 없을 것이다. 소위 '애호박 게이트'로 불리는 논쟁부터, 연예인 지망생 한서희와의 말다툼까지 치열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이들과 설전을 벌였다. 사소한 행동과 말 한 마디가 회자되고, 기사화 되는 연예계에서 유아인과 누리꾼의 설전은 늘 단골 기사 거리였다. 문득 궁금했다. 유아인은 왜 피곤해 보일 정도로 누리꾼과, 소위 대중이라고 일컬어지는 집단과 논쟁을 벌이는 걸까. 마녀사냥을 당해도 괜찮다는 의미일까. '너는 틀렸다'고 말하는 익명의 사람에게 왜 굳이 '다름이다'고 필사적으로 설득하려는 걸까. 유이인도 모를 리 없다. 이 논쟁이 자신의 손해로 귀결된다는 것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겉으로만 고개를 숙이며 사과할 뿐 뒤돌아서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심지어 제 잘못을 지적하는 대중을 매도해버리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적어도 유아인은 그들과는 달랐다. 누군가 자신을 비판하거나 지적하면 기꺼이 그와 상대하는 그 성의가 적어도 성실했다. 손해임을 알면서도 굳이 그들의 말을 듣고, 설전을 자처하는 유아인은 대중 앞에서는 가면만 써야 한다고 믿는 여느 스타들과는 분명 달랐다. 이번 프로포폴 상습 투약 논란이 실망스러운 이유는 그 때문이다. 다음은 유아인이 과거에 쓴 글이다. '우리의 시대에 자신의 소리를 던지는 이유는 내가 나인 것을 세상이 억압하기 때문이고, 기꺼이 그 세상을 떠받들어 내가 나 자신을 억압해 왔기 때문이다. 자유와 평등을 준답시고 자본과 결탁한 질서의 최면에 대한 철석같은 신앙을 가지고 있다면 내 구구절절한 고해는 읽지 않는 것이 낫다'.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것으로 알려진 유아인은 혹여 '내가 나인 것을 억압하는 세상'이나 '자본과 결탁한 질서' 따위가 프로포폴 상습 투약이 불법인 세상을 지칭하는 것이었을까. 평소의 그라면 '다른 의미'라고 대꾸하겠지만, 늘 소소한 한 마디에 반응하며 논쟁을 자처하던 건 그가 아닌가. 말꼬리를 잡으려는 게 아니다. 다만 유아인의 자신만만하고 고고했던, 세상을 향한 쓴소리가 힘을 잃고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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