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지‧류이드‧한유아”…가상인간 팔로우 했나요? [연예다트]
2022. 07.30(토) 15:17
티브이데일리 포토
◈ 사이다 광고 속 그 사람, 사람이 아니라고? ◈

#SNS 패션 인플루언서 A(女, 26)씨는 인스타그램에서 20만 명가량의 구독자를 보유한 일종의 준연예인이다, 마케팅 시장의 흐름 속에서 그에게 하루 평균 제시되는 협찬 건수만 약 100여 건에 육박한다. 시작은 수 년 전 한 온라인 쇼핑몰 모델 일로부터 비롯됐다. 천진난만한 미소에 호리호리한 체형을 지닌 그는 실물보다는 사진‧화면 속에서 한층 사랑스러운 스타일이라 평가 받는다.

단 활발한 온라인 속 영향력과 별개로 그의 성격은 수줍음이 많다고. 애초 카메라 앞에 서거나 군중들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일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본연의 모습과 무관하게도 그는 “생각보다 사람들과의 대면은 크지 않다”고 말한다. 즉 타고나게 내성적인 성향이 현재 준연예인으로서의 자기 영향력 증축에 별다른 디메리트가 되진 않았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바이럴마케팅의 팔 할이 온라인에서 신청‧승인‧결제되는 2022년, 한 20대 여성 인플루언서의 상황이다. 쇼맨십이 없어도 충분히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삽시간에 인기 스타로 등극할 수 있다. A씨는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유튜브에서 실생활과 다르게 자신의 소비 상황, 경제력, 환경 등을 스토리텔링으로 조작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의 이미지나 일련의 처지를 의도한 바대로 재설정할 수 있는 세상. 이에 관해 숱한 개발자들은 “실존하는 사람들조차 가상의 삶을 기획하는 바, 인공지능(AI)의 힘으로 구성된 가상인간의 존재는 예상된 당위”라고 입을 모은다.

버추얼 아티스트(virtual artist), 일명 가상 대중예술가의 활약상이 심상치 않다. 실존하는 사람은 아니기에 그가 길거리에서 걸어 다니거나 밥을 먹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대신 식품, 의류, 특정 목적을 띤 공기업 CF나 각종 유튜브 마케팅 영상에 자주 등장하며 사람들의 일상 속에 친구처럼 침투했다. 실제로 설계자들은 이들의 이미지를 대학교 캠퍼스에 꼭 한 명은 있을 법한 감각적이며 ‘힙(Hip)’한 패피(패션 피플) 스타일로 형상화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가상인간, 제품 광고부터 대중예술 기능직으로
로지 한유아, 유의미한 시작점


지난 해 7월, 신한은행 광고에는 가상인간 로지가 등장했다. 당시엔 누구도 그가 3D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만들어진 인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 개 월 후, 광고주가 의도한 마케팅 효과가 오프라인에도 반영됐다. 가상의 로지를 국내 최초 CF 모델로 발탁한 신한은행의 과감한 결단이 청춘들과 현 3040대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많은 이들은 그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에 컬쳐쇼크를 드러냈고, 이는 신한 브랜드의 젊고 획기적인 이미지 상승 효과로 이어졌다.

해당 기업의 매출과 별개로 로지가 지난 해 펼친 활동의 방향성도 인상적이다. 다양한 수 십 여 개의 광고 활동은 물론, tvN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에 연기자로 출연했다. 일련의 팔색조 스케줄을 바탕으로 그가 거둔 수익은 약 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상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은 아무래도 패션, 식품, 의류 등 생활 용품 브랜드다. 그런데 응용력이 좋은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단순히 제품 모델 기능으로 제한하지 않았다. 게임이나 유튜브, 영상 K-콘텐츠 속에서 이들의 차림새나 표정을 변주해 삽입하는 것은 물론, 특히 사이버 가수 아담이라는 유의미한 전례를 참조했다. 디지털 음원이 상용화 되고 가수의 목소리를 구간 별로 편집해 미화할 수 있는 만큼, 이 가상인간을 가요계 시장에 즉각적으로 투입한 것이다.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의 버추얼 아티스트 한유아는 지난 4월 자신의 첫 음원 ‘아이 라이크 댓(I Like That)을 발매했다, 비록 실제 가수들과 같은 차트 올킬은 불가능했지만 가요계에서는 이 같은 가상 보컬의 향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실의 소속 아티스트들이 언젠가는 이들에게 수익 지분을 대량 양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우를 드러내기도 한다. 실제로 한유아 작업에 CJ ENM이 투자, 협업을 결정했고 스타 프로듀서 박우상까지 합류한 것은, 이 버추얼 캐릭터 산업이 현재 블루오션 단계라는 점을 시사한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트렌드세터 되고픈 Z세대의 수용력 관건
단 캐릭터 외양에 치중하는 韓 정서 한계


이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해 인지도를 확증하는데 단 1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현재로서 이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은 어떨까. 미래의 역군이 될 Z세대는 이 같은 온라인 속의 모든 사람 형상에게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가상인간의 존재는 단순히 한국의 전유물이 아닌 세계 각국의 트렌드이며 때문에 문화나 유행에 민감한 1020대들로선 ‘트렌드새터’를 추구하는 배움의 자세로 이들을 유연하게 수용한다. 현재 류이드, 루이, 제니 등 숱한 패션, 여행 버추얼 아티스트의 팔로워 수는 총 합 수 백만 명을 거뜬히 육박한다.

2년 전 AI가 바둑 이세돌 전 바둑기사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을 때 사람들은 로봇이 인류를 이기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이로부터 삽시간, 현재의 Z세대들은 길쭉한 팔다리와 세련된 외양을 지닌 가상의 인플루언서에게 긍정적인 호기심을 보인다. 마치 학교나 직장에서 만난 동료를 대하듯이 빠른 손놀림으로 그들을 팔로우하고 ‘하트’와 ‘좋아요’ 수가 급증한다.

물론 현재로서 이들이 살아있는 인간 스타를 이기는 일은 요원하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다. 움직이고 말하며 사람들과 손을 잡을 수 있는 인간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버추얼 산업이 실제 커다란 수익으로 연결되는 만큼, 향후 가상인간의 활용성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인플루언서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한국 특유의 관습적 한계가 있다”며 젊은 여성의 전형적인 비주얼에 매몰돼 캐릭터들을 일견 성 상품화하는 경향을 지적한다. 가령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명예홍보대사로 선정한 가상인간 22세 여자 설정의 여리지는 레드벨벳 멤버 아이린 닮은꼴로 화제를 모았으나, 이 역시 타 문화권보다 특정인의 신체나 스펙에 몰입하는 한국인 특유의 인식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관련해 개발 업계는 가상인간의 가시적인 하드웨어에만 집중하기보다, 그에게 진정한 생동감을 부여할 수 있는 산업적 아이디어를 고안해야 한다고 말한다. 요컨대 해외의 유수 전례들을 참고해 캐릭터에 창의적인 K-스토리텔링을 부여하는 일이야말로 업계 관계자들의 숙제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티빙, 관련 소속사, 유튜브 캡처]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이기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