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티빙(TVING)과 KT 시즌(seezn)의 합병설이 결국 현실이 됐다. 두 플랫폼의 협력이 국내 OTT 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시선이 모아진다.

티빙과 시즌의 합병설은 이전부터 OTT계서 핫한 이슈 중 하나였다. 지난해는 물론 3월과 4월, 그리고 6월에도 화두에 올랐으나 티빙 측은 늘 "KT와 여러 가지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통합은 확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 14일 루머가 현실이 됐다. 티빙은 이사회를 통해 케이티 시즌과의 합병안을 결의했다. 티빙이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시즌이 1대 1.5737519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1일로 예정됐다.

그간 티빙은 웨이브를 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CJ ENM으로부터 분사해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 한 이후 투자 금액을 3년간 4000억 원 규모로 크게 늘리는가 하면, 지난달 16일엔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와 손잡고 공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이 밖에도 티빙은 KT는 물론 LG유플러스와도 제휴할 것임을 알렸으나 웨이브를 넘기엔 부족했다.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로 OTT 이용자 수가 전체적으로 감소하며 월간활성이용자(MAU)가 400만 아래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허나 티빙이 시즌과 합병하며 상황은 바뀌었다. 이번 합병 결정에 따라 티빙-시즌 연합의 구독자 수가 줄곧 국내 OTT 1위 자리를 지켜온 웨이브를 넘어섰기 때문. 두 서비스가 합쳐지면 단순 합산 기준 MAU가 560만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OTT 서비스가 탄생한다. 웨이브의 423만 명을 가볍게 추월하는 수치다.

더 좋은 소식은 시즌 역시 티빙처럼 강력한 IP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즌의 대표작으로는 오리지널 '소년비행' '크라임 퍼즐' '구필수는 없다' '어나더 레코드' '러브 마피아' '잠적' 등이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역시 시즌이 서비스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티빙이 갖고 있는 IP도 만만치 않다. 티빙은 '여고추리반'과 '서울체크인',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돼지의 왕' '괴이' 등 웨이브보다 타율이 좋은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티빙의 파격적인 행보에 웨이브는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웨이브는 최근 워너미디어와 손을 잡고 '프렌즈'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들 등 초대형 IP를 보유한 HBO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논의 중에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HBO 콘텐츠들은 물론, HBO 맥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제공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국내 대표 OTT 웨이브와 티빙-시즌의 전쟁이 본격화된 모양새다. 이번 경쟁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일으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넘버원 K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티빙 양지을 대표의 다짐이 현실화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웨이브,티빙, 시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