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CJ ENM 티빙과 KT 시즌의 통합설이 다시금 불거졌다. 떠오르는 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협력이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시선이 모아진다.

최근 OTT 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KT는 각사 OTT 플랫폼인 티빙과 시즌을 통합하는 형태의 사업협력을 검토하고 있다. 티빙과 시즌의 통합설은 이미 여러 차례 불거진 바 있다. 지난해는 물론 3월과 4월에도 화두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을 정도. 실제로 CJ ENM은 최근 KT와 콘텐츠 동맹을 체결,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다만 티빙 측은 이와 관련해 "KT와 여러 가지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통합은 확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간 토종 OTT 플랫폼들은 압도적 1위 넷플릭스에 밀려 치열한 2등 싸움을 벌여왔다. 개중 늘 1위를 차지한 건 웨이브. 지상파 3사 채널을 중심으로 탄탄한 팬층을 쌓아온 덕이다. 티빙은 JTBC와 손을 잡으며 역전을 꿰했지만 1위의 벽은 높기만 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이에 티빙은 CJ ENM으로부터 분사해 독립법인으로 새출발하기로 결정, OTT 전쟁을 본격화했다. 투자 금액도 3년간 4000억 원 규모로 크게 늘렸다.

변화는 금세 찾아왔다. 티빙의 첫 오리지널 '여고추리반'이 대박을 치더니, 이듬해에는 '술꾼도시여자들'이 잭팟을 터트린 것.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결혼과 이혼사이' '장미맨션' '서울체크인'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지만 웨이브를 넘기엔 여전히 조금 부족했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MAU(월간순이용자수)를 50만 차이 내로 줄이긴 했으나 여전히 국내 OTT 2위 자리에 머물고 있기 때문. 파라마운트+ 브랜드관 오픈을 선언하기도 했으나 영향은 미미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OTT 이용자 수가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성장세에 제동을 걸었다.

돈을 쏟아부으며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 내고 있으나 격차가 줄지 않으니 티빙 입장에선 답답할 수밖에 없을 터. 심지어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등 쟁쟁한 라이벌 플랫폼들이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 티빙과 시즌의 통합설이 계속해 제기돼 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특히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각자의 OTT '푹'과 '옥수수'를 통합시켜 웨이브라는 플랫폼을 만들어낸 선례도 있기에 OTT 통합이 정답이라는 업계 관측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시즌은 최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기에 두 플랫폼의 협업이 더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즌은 최근 '구필수는 없다'과 '소년비행' 시리즈를 독점으로 제공하며 MAU를 144만까지 끌어올렸다. 왓챠를 뛰어넘은진 오래이며 디즈니플러스와도 10만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 만약 티빙과 통합된다면 웨이브를 훌쩍 뛰어넘는 MAU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과연 국내 OTT 만년 2위 티빙이 웨이브를 넘어 넷플릭스와도 경쟁하는 대형 OTT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티빙, 시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