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환골탈태한 뮤지컬 '모래시계'가 5년 만에 돌아왔다.

31일 뮤지컬 '모래시계'(연출 김동연) 프레스콜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김동연 연출, 박해림 작가, 박정아 작곡·음악감독, 신선호 안무감독, 배우 민우혁 온주완 조형균 최재웅 송원근 남우현 박혜나 유리아 나하나 이율 임정모 황만익 정의욱 송문선 김수연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모래시계'는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대서사시와 함께 그 시대 속에 방황하던 우리네 청춘의 이야기를 담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1999년 방송돼 시청률 64.5%를 기록했던 동명의 국민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2017년 초연과는 달리 김동연 연출, 박해림 작가, 박정아 작곡가가 합류해 연출과 극본·넘버 등을 모두 새롭게 꾸렸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이야기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 배역이 사라지거나 합쳐졌다는 점. 드라마 버전에서 이정재가 연기했던 '재희' 캐릭터가 빠지고, 시대를 기록하는 인물인 '영진'에게 힘이 실렸다.

김동연 연출은 "'모래시계'가 한국 사회 전반을 다루고, 메시지가 훌륭한 극이었다. 이러한 극을 뮤지컬로 만들면서 가장 집중했던 건 어떻게 뮤지컬 무대 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였다. 그 과정에서 어떤 인물은 합쳐지거나 배제됐고, 어떤 인물은 더 드러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박혜림 작가 역시 "시대를 기록하고, 다음 세대의 나침반이 될 영진에게 힘을 실었고, 재희를 과감하게 삭제해 주연 3인의 관계를 부각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박정아 작곡가는 24곡의 넘버를 새롭게 작업해 '모래시계'의 감성을 담은 편곡을 펼쳐내려 했다. 초연 무대에서 많은 이들의 향수를 자극했던 드라마 OST는 모두 배제됐다. 그는 "뮤지컬 만의 어법을 위한 음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드라마의 노래들을 사용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모래시계'라는 작품이 있었지만 내게는 초연이라고 생각하고 작업했다. 대본도 노래도 모두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모래시계

태수 역에는 민우혁 온주완 조형균, 우석 역에는 최재웅 송원근 남우현, 혜린 역에는 박혜나 유리아 나하나, 종도 역에는 이율 임정모, 윤회장 역에는 황만익 정의욱, 영진 역에는 송문선 김수연 등이 캐스팅 됐다.

유일하게 재연에 참여하게 된 초연 배우 최재웅은 또 한 번 검사 우석 역을 맡아 열연한다. 최재웅은 "초연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극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라며 "원작은 어차피 똑같기 때문에, 원작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방법이 바뀐 거지 큰 틀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햄릿' 같은 경우에도 몇 만 편의 각기 다른 '햄릿'이 있듯, 이제 두 번째로 표현되는 '모래시계'라고 생각한다"라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태수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민우혁은 "많은 분들이 향수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서 출연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관객 입장이 돼서 생각해보자 마음을 가졌고, 아마 24부작이라는 방대한 이 이야기를 무대에서 전부 다 보여주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작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며 "뮤지컬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나만 알고 있는 박태수의 서사를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나만의 박태수를 무대 위에서 보여드리는 것에 집중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모래시계'는 8월 14일까지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